국제사회, 북 홍수 피해에 등 돌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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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C: 올해 북한에 내린 집중호우와 태풍으로 심각한 홍수 피해가 발생했지만, 복구를 위한 국제사회의 지원과 관심은 2007년 홍수 때와 비교해 매우 저조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노정민 기자가 보도합니다.

북한 신의주를 중심으로 심각한 홍수 피해를 입은 북한에 대한 국제사회의 지원은 2007년 홍수 때와 비교해 현격한 차이를 보이고 있습니다.

16일 유엔 인도주의업무조정국(OCHA)에 따르면 지금까지 홍수 피해의 복구에 써달라며 유엔을 통해 북한을 지원한 국가는 하나도 없습니다.

평양에 있는 유엔 회원국 대표팀이 북한의 요청에 따라 미리 준비한 구호품을 전달했으며 유엔아동기금이 별도로 식수 정화제와 구강 제수화 약품 등을 북한 주민에게 지원했을 뿐입니다. 국제적십자사가 37만 달러의 예산을 책정해 앞으로 6개월에 걸쳐 지원을 펼쳐나가기로 했지만 2007년 유엔이 중앙긴급구호기금을 통해 약 300만 달러 이상을 긴급 지원한 것과 비교하면 금액에서 큰 차이를 보이고 있습니다.

또 2007년 홍수 피해 당시 유엔을 통해 대북 지원에 동참한 국가는 한국을 포함해 10여 개 국가가 넘습니다. 캐나다와 호주, 영국, 노르웨이, 폴란드, 스웨덴은 물론 유럽연합 인도지원국에서만 여러 차례에 걸쳐 모두 1천만 달러 이상의 긴급 구호 물품을 지원했습니다. 하지만, 올해는 미국 정부가 최근 75만 달러, 중국이 적십자사를 통해 5만 달러를 직접 지원했을 뿐 주요 대북 지원국인 유럽 내 어떤 국가도 현재까지 홍수 피해에 대한 대북 지원에 나서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미국 민간단체인 '머시코'의 조이 포텔라 공보 담당관은 이달 초 북한의 홍수 피해 지역을 둘러보고 돌아온 단체 관계자의 말을 인용해 북한 신의주 지방의 피해 상황이 2007년 홍수 때보다 훨씬 심각하다고 15일 자유아시아방송(RFA)에 전했습니다. 가옥과 공공건물이 침수되고 다리가 파괴됐으며 작물 피해도 매우 크다는 설명입니다.

또 다른 미국의 비정부기구인 '사마리탄스 퍼스' 측이 찍은 북한 내 홍수 피해 지역의 사진에서도 농작물이 모두 쓰러지거나 집이 무너지고 집을 잃은 북한 주민의 임시 천막이 길게 늘어져 있는 등 피해 상황이 심각한 것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좀처럼 국제사회가 대북 지원에 나서지 않고 있는데 반해 비슷한 시기인 지난 7월 홍수 피해를 당한 파키스탄에는 미국을 중심으로 캐나다와 호주, 중국, 유럽연합 등 전 세계에서 총 7억 5천만 달러 이상을 지원함으로써 대북지원에 상대적으로 냉랭한 국제사회의 분위기를 반영했습니다.

유엔 인도주의업무조정국의 관계자는 국제적으로 자연재해가 늘어난 것도 이유가 되겠지만 피해 규모와 지원 활동에 관한 투명성을 확보하지 않는 북한의 태도 등도 국제사회가 점점 대북지원에 등을 돌리게 하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이런 가운데 한국 정부는 최근 수해 지원에 대한 북한의 요청에 따라 쌀 5천 톤과 시멘트 1만 톤 등을 지원하기로 했으며 한국의 시·도와 민간단체는 물론 종교계, 노동계 등도 쌀과 밀가루 등 수해 물자의 지원에 나서고 있습니다.

하지만, 한국 청와대의 관계자는 "북한이 천안함 사건에 대해 사과해야 대규모 대북 지원이 가능하다"며 "지난 5월 24일 발표한 대북 정책의 원칙은 여전히 유효하다"고 강조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