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년인터뷰 류현우 전 대리대사②] “대북제재로 ‘걸프은행’ 북 계좌 폐쇄”

서울-목용재 moky@rfa.org
2022.01.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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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년인터뷰 류현우 전 대리대사②] “대북제재로 ‘걸프은행’ 북 계좌 폐쇄” 류현우 전 쿠웨이트 주재 북한 대사대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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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국제사회의 고강도 대북제재로 북한은 경제적인 어려움에 직면해있습니다. 해외 대사관, 공관에 나가 있는 북한 외교관들도 이에 자유로울 수 없는데요. 류현우 전 쿠웨이트 주재 북한 대리대사는 국제사회의 대북제재는 여전히 유효하다면서 북한의 자금이 말라가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류 전 대리대사와의 신년 인터뷰, 오늘은 두번째, 마지막 순서로 대북제재 상황 속 해외 북한 대사관의 상황과 류 전 대리대사의 한국 정착 이야기를 보내드립니다.

서울에서 목용재 기자가 보도합니다.

류현우 전 쿠웨이트 주재 북한 대리대사는 자유아시아방송과의 신년 인터뷰를 통해 국제사회의 대북제재가 여전히 유효하며 북한을 협상장으로 견인하기 위해 대북제재가 지속적돼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류 전 대리대사에 따르면 쿠웨이트 주재 북한 대사관은 북한이 스위프트(SWIFT), 국제 은행 간 통신 협정에서 퇴출된 지난 2017년부터 자금 운용에 큰 어려움을 겪었습니다. 대사관 운영에 필요한 자금을 8개월여 간 받지 못하는 상황도 발생했다는 겁니다.

이런 상황에서 쿠웨이트에 파견된 북한 외교관 및 무역 담당자들은 체류비를 줄이고자 대사관 임대 건물에 모여 업무와 숙식을 동시에 해결했다는 게 류 전 대리대사의 말입니다.

특히 대북제재 이후 현지 은행들이 북한과의 거래를 꺼리는 경향이 심화되고 자금 운용이 막혀 현지 은행의 북한 계좌가 바닥을 드러내는 상황 등이 겹치면서 지난 2018년 쿠웨이트의 걸프은행내 북한 계좌도 폐쇄됐습니다.

류 전 대리대사는 현지 은행들이 북한과 거래하면 1년에 한 번씩 주기적으로 감사를 받게 된다현지 은행들로서는 북한과 거래를 하지 않는 게 나은 상황이었다고 말했습니다.

류현우 전 쿠웨이트 주재 북한 대리대사: 쿠웨이트 걸프은행에 북한 대사관 계좌가 있어요. 그런데 이 계좌에 돈이 들어오지 않게 되니까 계좌를 운용하지 못하는 상황이 된 겁니다. 동결 상태에 들어가지 않으면 폐쇄하게끔 돼 있는데 결국은 폐쇄하게 됐죠. 그러니까 중국 베이징까지 가서 현금을 들고 쿠웨이트까지 오는 상황이 벌어졌습니다.

류 전 대리대사는 해외에 파견된 외교관들이 생존을 위해 불법을 저질러야 하는 환경에 처해진다고 밝혔습니다.

류 전 대리대사에 따르면 북한 외무성에서 파견된 외교관들은 낮은 수준의 월급으로 현지 생활을 합니다. 다만 대사관과 숙소의 임대료, 통신비, 자동차 운용비 등 대사관 운용비와 체류비는 본국으로부터 지원받습니다.  

반면 외교관 신분으로 파견됐으나 영리를 목적으로 하는 경제·무역 담당자들의 경우 북한 당국에 대한 상납금, 체류비, 자녀 교육비 등을 자체적으로 마련해야 하기 때문에 부담이 크다고 합니다.

류현우 전 쿠웨이트 주재 북한 대리대사: (외교관들의 경우) 자동차, 통신료, 아파트 임대비 이런 것은 국가에서 부담해줍니다. 그런데 이 정도로 현지에서 아이들 공부를 시키는데는 조금 어려움이 있습니다. 그래서 조금씩 불법 장사도 합니다.

한국 정착 후 북한 정치·외교 주제 석사논문 준비…“북 주민 위한 의미있는 일 고민 중

류 전 대리대사는 지난 2019년 한국에 정착한 뒤 학업에 전념하고 있습니다. 현재는 서울 내 한 대학원에서 북한의 정치 및 외교를 주제로 한 석사논문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한국 정착 뒤 자유와 인권, 민주주의를 만끽하고 있다는 소감도 밝혔습니다.

류 전 대리대사는 현재 가장 큰 고민은 북한 주민들을 위해 내가 어떤 의미있는 일을 할 수 있는지를 찾는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류 전 대리대사는 문재인 정부에 대한 아쉬움도 토로했습니다. 대북정책이나 북한 정세 분석 등의 분야에서 자신이 기여할 수 있는 부분이 있음에도 한국 정부가 기회를 주지 않고 있다는 겁니다.

류 전 대리대사는 저와 조성길 전 대리대사 같이 북한에서 특정 업무를 담당했던 일부 사람들이 현재 직업이 없어 생계를 유지할 방법이 마땅치 않은 상황이라고 토로했습니다.

류현우 전 쿠웨이트 주재 북한 대리대사: 문재인 정부 들어오기 전 저와 같은 탈북민들은 대체로 국가안보전략연구원 등에서 자신이 할 수 있는 영역에서 일을 했다고 하더라고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저와 같은 사람들은 들어가지 못하는 상황 아닙니까. 그러니까 이게 참

이어 류 전 대리대사는 문재인 정부가 특정 탈북민들을 홀대하는 것 같다북한을 의식하고 있기 때문에 걸림돌로 보는 것은 아닐까라는 생각이 든다고 덧붙였습니다.

기자 목용재, 에디터 오중석, 웹팀 김상일


다음은 인터뷰 일문일답.

기자: 북한 외무성의 경우 미국의 기조를 파악하는 방식이 궁금한데, 어떤 것들이 있습니까.

류현우 전 대리대사: 우선 미국 내 정치, 정세와 그 대외적 환경에 대한 정세를 북한이 항상 관심을 갖고 읽고 있어요. 예를 들면 북한 외무성에 CNN, 이걸 항상 보고 있습니다. 폭스뉴스도 보고 있고요. 미 정계의 좌와 우를 아우르는 TV를 봅니다. 거기에다 북한의 대미 전문가들이 있지 않습니까. 최선희 제1부상을 비롯해서 대미 라인 그 자체가 다 미국에 정통한 사람들입니다.

기자: 국제사회가 고강도 대북 제재를 유지하고 있는데 전직 외교관으로서 국제사회의 대북 제재가 여전히 유효하다고 보시는지요.

류현우 전 대리대사: 일부 사람들이 제재 만능론이 아니라는 말을 하는데 저는 생각이 다릅니다. 포괄적 대북제재가 2016년부터 진행됐는데 김정은 당 총비서가 남북미 정상회담에 나오게 된 기본 동기와 배경은 사실 대북제재 때문입니다. 지난해 1월 진행된 제8차 당대회에서 김정은 총비서가 이런 말을 합니다. “지금 우리가 직면한 환경은 건국이래 유례를 찾아볼 수 없을 만큼 매우 엄혹하다라고요. 이는 제재가 그만큼 초고강도라는 걸 말해주고 있습니다. 그리고 현실적으로 북한의 수출품 90% 이상이 차단 품목입니다. 수출을 못하는 상황이에요. 이러면 외화 수입 원천이 없어지게 됩니다. 따라서 대북제재는 유효하다고 생각합니다. 북한이 처한 환경이 어느 정도냐면 제가 2019 9월 말 탈북했는데 이 당시 벌써 해외 공관들에 대한 자금 조달이 힘들었습니다. 그래서 해외 공관들의 필요 없는 공간을 축소, 폐쇄하기 위한 그런 조치들이 취해지기 시작했습니다. 그러다가 2020년과 지난해 코로나19 상황 때문에 다 닫힌 상황입니다. 지금 북한은 재정 위기에 직면한 최악의 상황입니다.

기자: 대북제재로 인해서 쿠웨이트 주재 북한 대사관이 겪었던 어려움이랄까요. 뭐가 있었습니까.

류현우 전 대리대사: 대사관 유지를 위한 운영비가 있습니다. 대사관 임대비, 자동차 운용비, 통신비 등 대사관을 운용하는데 필요한 모든 자금들을 국가로부터 예산에 따라 받게끔 돼 있어요. 그런데 제가 있을 때 이 자금을 8개월정도 못 받았습니다. , 밖에 나가 있던 외교관들이 다 대사관 안으로 들어와요. 임대 건물 안에서 어떻게든 긴축하기 위해서 살림을 같이 합니다. 사무도 봐요. 그리고 스위프트(SWIFT)라는 게 있지 않습니까. 2017년부터 북한의 모든 은행들이 퇴출되기 시작합니다. 이런 상태에서 자금 유통이 차단됐습니다. 베이징 주재 북한 대사관으로부터 받아야 될 유지비, 운용비를 받아야 되는데 이게 은행 간 상호 송금이 되지 않는 상황입니다. 그렇다고 해서 북한에 대한 인도주의적 물자가 들어가는 부분과 관련된 은행 관계는 차단되지 않았습니다. 그럼에도 은행들이 북한과 거래를 꺼리는데요. 이유는 노스 코리아(North Korea)’라는 단어만 들어가도 감사를 받기 때문입니다. 1년에 한 번씩 그러기 때문에 몇 푼 안 되는 북한 계좌 때문에 현지 은행들이 말려들어가는 겁니다. 북한과 거래하지 않는 게 더 나은 겁니다. 쿠웨이트에 걸프은행이 있는데 여기에 북한 대사관 계좌가 있어요. 이 계좌에 들어오지 않는 돈이 많아지니까 이를 계좌로 운용을 못 하는 상황이 된 겁니다. 이런 상황이면 동결 상태에 들어가거나 폐쇄하게끔 돼 있었어요. 결국 이걸 폐쇄했습니다. 그러니까 베이징에 가서 현금으로 들고 쿠웨이트로 날아오는 상황이 벌어집니다. 점점 더 어려운 상태로 나가는 겁니다.

기자: 대리대사님께서도 본국에 상납해야 하는 자금을 확보하는데 어려움을 겪으셨습니까.

류현우 전 대리대사: 제가 많은 분들한테서 듣는 질문인데요. 북한 외교관은 두 가지 부류가 있습니다. 한 부류는 외무성에서 파견된 외교관들, 다른 부류는 경제 및 무역기관에서 파견된 경제 및 무역 담당 외교관들입니다. 외무성에서 파견된 외교관들은 대사관 운영과 관련된 통신비, 임대비, 자동차비 등을 국가 예산으로부터 보장을 받습니다. 그런데 경제 및 무역 담당 외교관들은 외교관 신분증 하나만 주어집니다. 이들은 외교관으로서의 특혜를 보장받기 때문에 불법을 할 수 있는 공간을 많이 조성해 놓습니다. 경제무역참사부에서 나온 사람, 그러니까 대외경제성에서 나온 경제 참사, 경제 1등 서기관 이런 사람들입니다. 이들은 집세, 국가납부금, 자녀 교육비, 체류비 등을 마련해야 합니다. 이런 자금을 국가에서 대주는 게 전혀 없습니다. 이런 자금을 모두 자체적으로 충당해야 해서 불법을 저지르는 수밖에 없어요. 그런데 저는 국가에 상납하기 위한 영리 활동을 해본 적이 한 번도 없습니다. (외무성 파견 외교관들에게는) 과제도 없습니다. 대신 월급 자체가 상당히 낮아요. 제가 참사관인데, 유엔 결의에 따라서 쿠웨이트 주재 북한대사가 추방되니 차석으로 제가 대리대사를 했거든요. 하지만 월급은 참사관급으로 받았습니다. 설사 대사급 월급을 받는다고 해도 월급이 많지 않습니다. 이 정도로 자녀 교육을 시킨다는 것은 조금 어려움이 있습니다. 그래서 조금씩 불법 장사도 합니다.

기자: 한국 정착하신 지 이제 2년이 넘었습니다. 근황은 어떠신가요.

류현우 전 대리대사: 한국에서 생활한 지 23개월 정도 됐습니다. 현재 대학원에 다니고 있고 석사학위를 올해 중에 받으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졸업하는 해라서요. 그 이외에는 다른 것은 없습니다. 논문 주제는 북한의 외교, 정치 쪽으로 준비하고 있습니다.

기자: 한국 내에 정착한 북한 외교관 분들이 좀 계시잖아요. 교류가 좀 있습니까.

류현우 전 대리대사: 제가 외무성에 있었기 때문에 외무성 출신 탈북 외교관들과는 만난 적이 있습니다. 고영환 전 국가안보전략연구원 부원장을 비롯해서 현성일 박사, 조성길 전 대리대사 등을 몇번 만났습니다. 다른 분들하고는 코로나 상황이라서 사회적 거리두기도 하고 있고 서로 교류가 잘 되지 않는 상황입니다. 외무성에 있었던 사람들과 만나면 한국에 정착하면서 꼭 필요한 점, 유의점, 또 받아들여야 하는 점 등에 대해 조언을 받습니다.

기자: 한국에 정착하신 이후 생긴 고민이 있을까요.

류현우 전 대리대사: 가장 큰 고민은, 제가 탈북민으로서 한국에 정착한 이후 모든 사람들이 누리는 자유, 인권, 민주주의를 만끽하고 있습니다. 그러면서도 북한 동포들에게는 왜 이런 조그만 자유도 허용되지 않고 인간으로서의 기본적인 권리인 인권이 왜 보장되지 않는가라는 생각이 계속 듭니다. 북한 주민들을 위해서 제가 의미 있는 일을 해야겠다는 생각을 계속 하고 있습니다. 이것이 제일 큰 고민거리라고 말 할 수 있어요.

기자: 문재인 정부 들어 입국한 외교관급 탈북민분들이 생활고를 겪고 있다고 들었습니다. 사실입니까.

류현우 전 대리대사: 외교관 신분이었던 조성길 대리대사를 비롯해서 저는 아직까지도 직업이 없습니다. 생계를 유지할 수 있는 방법이 없어요. 제가 할 수 있는 영역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에 참여하지 못하는 상황인데 안타깝습니다. 문재인 정부가 북한을 의식해서 우리와 같은 사람들을 걸림돌로 보지 않는가라는 생각도 들고 왜 우리를 홀대하냐는 생각도 듭니다. 한국에 와서 생계가 이뤄지지 않으니까 살아가기 정말 팍팍한 상황입니다. 문재인 정부 들어서 정부 차원에서 일을 같이하자고 제안 받은 것도 한 건도 없습니다. 문재인 정부 이전, 저와 같은 탈북민들은 대체로 그 국가안보전략연구원 같은 곳에 들어가 할 수 있는 분야와 관련해 일을 했다고 하더라고요. 그런데 현재 저와 같은 사람들은 그런 기관에 들어가지도 못하는 상황 아닙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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