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지난해 11월 러시아서 의료용품만 수입

워싱턴-이경하 rheek@rfa.org
2021.01.14
북, 지난해 11월 러시아서 의료용품만 수입 여성종합병원인 평양산원 내 유선종양연구소 내부 모습.
/연합뉴스

앵커: 북한이 지난해 11월 러시아로부터 수입한 물품이 의료용품 뿐이었던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경하 기자가 보도합니다.

14일 러시아 연방 관세청(Federal Customs Service)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북한이 러시아로부터 수입한 물품은 미화 약 23만($229,075) 달러 어치로, 전년인 2019년 동기 대비 90% 가까이 감소했습니다.

눈에 띄는 점은 지난해 11월 북한이 러시아로부터 수입한 약 23만 달러 상당의 물품 중 모두가 항혈청, 의약품, 심박 조율기와 보철 등 모두 의료용품이였습니다.

북한이 러시아로부터 수입한 품목 중 항혈철이 약 8만4천($84,427) 달러 어치로 가장 많았으며, 이어 계량된 일반 의약품($74,713), 항생제 의약품($36,878), 인슐린 의약품($25,167) 등의 순으로 나타났습니다.

항혈청은 면역혈청으로도 불리며, 오래 전부터 감염에 의해 병이 생긴 환자들을 치료하기 위해 치료용이나 진단용으로 쓰이고 있습니다.

아울러 지난 2017년 1월 이래로 북한이 수입하지 않았던 심박 조율기가 지난해 11월 약 3천($2,761)달러 어치 수입됐습니다.

이런 가운데, 북한이 지난해 11월 러시아로 수출한 물품은 약 6천($5,695)달러 상당으로, 전년 2019년 동기 대비 92% 감소했습니다.

북한의 대북 수출 품목은 액체 및 가스 측정용 기기가 약 3천($2,812)달러 어치로 가장 많았으며, 이어 가구 부품이 약 1천($1,121)달러 어치를 차지했습니다.

이와 관련, 미국 워싱턴의 민간연구단체 한미경제연구소(KEI)의 트로이 스탠가론 선임국장은 14일 자유아시아방송(RFA)에 코로나19, 즉 코로나비루스의 세계적 유행으로 인해 북한의 상품 수출입 능력이 매우 약화됐다고 지적했습니다.

특히 그는 북한의 대러 수입액이 높지 않으면서도 의료용품 수입에 집중됐다는 사실은 북한 당국이 의료용품을 북한 특권층용으로 즉시 사용하기 위해 수입했다는 점을 보여준다고 추정했습니다.

이어 그는 북한이 의료용품을 집중적으로 수입한 점을 감안할때, 현재 북한에 식량과 의약품 지원이 필요한 시기라는 점을 보여준다고 지적했습니다.

그러면서 그는 북한이 이러한 상황에도 불구하고 인도적 지원을 받아들이기를 꺼려하는 데 대한 의문이 제기될 수 밖에 없다고 지적했습니다.

스탠가론 선임국장: 이러한 의료용품들은 북한의 특권층 인사들에게 도움이 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북한 정권은 여전히 권력층 인사들을 보호하기 위해 기꺼이 자금을 쓰려하지만, 더 많은 주민들을 돕기 위한 지원은 받아들이지 않고 있음을 보여줍니다.

아울러 미국 중앙정보국(CIA) 분석관을 지낸 수 김(Soo Kim) 랜드연구소 정책분석관도 이날 자유아시아방송(RFA)에 북한의 경제적 어려움과 일반 주민들의 의료상황을 고려할때, 심박 조율기는 일반적으로 북한에서 주민들이 사용하는 의료용품이 아니라고 지적했습니다.

그러면서 그는 심박 조율기 등 이러한 의료용품은 북한의 관리나 지도층 인사들을 치료하는데 사용될 것으로 추측할 수 있다면서, 김정은 총비서의 근본적인 건강 상태도 고려해야 된다고 말했습니다.

한편, 러시아 출신 한반도 전문가인 안드레이 란코프 한국 국민대 교수는 14일 미국의 북한 전문매체 ‘NK뉴스’에 심박 조율기는 당장이라도 사용할 수 있는 의료용품이라면서, 김정은 총비서나 주변인 등 북한의 특권층을 위해서 수입한 것 같다고 추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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