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올해도 어김없이 농촌지원 총동원령

서울-안창규 xallsl@rfa.org
2023.05.04
북, 올해도 어김없이 농촌지원 총동원령 북한 농민들이 평안남도 삼봉협동농장에서 모내기를 하고 있다.
/AP

앵커: 북한이 올해도 전국에 ‘모내기 전투’를 위한 농촌지원 총동원령을 하달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북한 내부소식 안창규 기자가 보도합니다.

 

북한 당국이 농사문제와 농업발전 문제가 핵심 사안으로 논의된 노동당 제8 7차 전원회의 확대회의(2.26-3.1)를 계기로 알곡 증산을 최중대 임무, 최우선 과업으로 규정하고 봄철을 맞아 밥술을 뜨는 사람이라면 모두가 농촌지원에 총동원에 나설 것을 독려하고 있습니다.

 

함경북도 부령군의 한 주민 소식통은 3일 “오늘 기업소 아침 조회에서 모내기 전투에 전민이 총동원될 데 대한 노동당의 지시문이 포치(전달)되었다”며 매년 반복되는 농촌지원이 지겹다고 자유아시아방송에 전했습니다.

 

소식통은 “황해도와 개성 등 남쪽 지역은 이미 강냉이(옥수수) 영양단지모 옮겨심기가 한창 진행되고 있다”며 “황해도보다 기온이 낮고 냉해의 영향도 심한 함경북도는 20일경부터 모내기 전투가 시작될 것으로 예견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소식통은 “매년 당국은 봄과 가을에 밥술을 뜨는 사람은 누구든 농촌지원에 떨쳐 나설 데 대해 독려하고 있다”며 “올해는 특별히 주민들이 봄부터 가을까지 농사 전 과정을 농장원들과 함께 책임진다는 각오로 농촌을 진심으로 책임적으로 도울 데 대해 강조하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소식통은 “군 당국이 각 공장 기업소 별로 지원 나갈 농장과 모내기 전투에 동원시켜야 할 인원도 할당했다” “생산을 하지 않는 공장 기업소의 경우 모내기 전투에 종업원 전체가 동원되어야 하는데 그럭저럭 생산을 하는 우리 기업소는 40명을 동원시켜야 한다”고 밝혔습니다.

 

총 종업원은 70명이지만 평양시 살림집 건설장과 황주-긴등 물길공사장 등 각종 공사장에 동원나가 있거나 행방을 모르는 무단결근자, 장기 환자 등을 제외하면 실제 출근하는 인원이 60명도 채 안되는데 40명이 농촌지원을 나가면 20명이 60명의 일을 해야 하는 상황이라는 겁니다. 특히 30명이 모내기 전투에 동원된 작년에 비해 올해는 동원 인원이 10명 더 늘어난 것으로 됩니다.

 

같은 날 평안북도의 한 주민 소식통은 “최근 기회가 있을 때마다 농촌을 도와 알곡을 증산하는 것이 당과 국가가 내세우고 있는 최중대 임무이고 최우선적인 과업이라는 당부(독려)와 선전이 이어지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소식통은 “어제(5.2) 모내기 전투에 총동원될 데 대한 내용의 여맹 학습회가 있었다”며 ”핵심내용은 농업부문에 종사하든 안 하든, 농업부문과 관련이 있든 없든 밥술을 뜨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농촌지원에 떨쳐 나서라는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소식통은 “학습회에서는 올해 알곡 증산은 어떤 댓가를 치르더라도 반드시 달성해야 할 국가적인 중대사임이 강조되었다”며 “작년 모내기 전투 때도 읍내 가두 여성들이 ‘여맹돌격대’ 깃발을 들고 줄을 지어 농촌에 나가 농사일을 도왔다”고 말했습니다.

 

소식통은 계속해서 “당국은 올해 농사에 전민이 총동원, 총집중할 것을 강조하며 인해전술을 펴고 있다”며 하지만 “해마다 주민들이 농촌에 나가 힘들게 농사일을 해도 차려지는 것이 없는 상황에서 농사가 잘 되어 생활이 펴일거라(나아질 것이라) 생각하는 사람은 없다”고 지적했습니다.

 

북한은 오래전부터 남녀노소 가리지 않고 주민들을 농촌동원에 내몰고 있습니다. 농촌동원은 겨울철 거름생산부터 시작해, 봄에는 모내기, 여름에는 김매기, 가을에는 가을걷이까지 일년내껏(일년내내) 이어집니다.

 

특히 봄과 가을에는 주민들이 농촌에서 숙식을 하면서 농사일을 돕는데 봄 농촌동원은 보통 30일 정도입니다. 하지만 각 지방 별로 모내기가 다 끝날 때까지 농촌지원은 계속되며 김매기 시기까지 60일간 진행된 적도 있습니다.

 

기자 안창규, 에디터 양성원, 웹팀 김상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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