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산 밀어낸 ‘북한산 월병’ 추석맞이 인기

서울-손혜민 xallsl@rfa.org
2024.09.16
중국산 밀어낸 ‘북한산 월병’ 추석맞이 인기 추석을 맞으며 '송도원종합식료공장'에서 생산한 월병.
/ RFA PHOTO-손혜민

앵커: 추석을 맞으며 북한 장마당에 국산 월병이 처음 등장했습니다. 중국산에 비해 품질이 나쁘지 않고 가격은 절반 이상 싸서 인기가 좋다고 합니다. 북한 내부 소식, 손혜민 기자가 보도합니다.

 

해마다 추석이면 북한 주민들은 조상에게 제사상을 정성껏 차리며 가족의 길운을 빕니다. 최근 제사상 음식으로 유행하는 중국산 월병은 가격이 비싸, 소득이 높은 일부 가정에서만 구매할 수 있었는데 올 추석에는 국산 월병이 싼 가격에 판매돼 주민들이 반깁니다.

 

평안남도의 한 소식통(신변안전 위해 익명요청) 13일 자유아시아방송에 “그제부터 평성에는 국산 월병이 차판(화물트럭으로)으로 들어와 상점과 장마당에 넘겨주고 있다”며 “국산 월병은 처음 봤다고 전했습니다.

 

2010년대부터 북한에서는 한 공장에서 다양한 식품을 생산하는 식품 종합 가공 공장이 평양을 비롯한 지방에도 수많이 건설, 가동됐습니다. 종합 공장에서 라면과 과자 등을 경쟁적으로 생산하면서 중국산 식품과 경쟁했는데 대표적으로 평양의 ‘금컵체육인종합식료공장’과 강원도 원산의 ‘송도원종합식료공장’을 꼽을 수 있습니다.

 

소식통은 “추석을 맞으며 월병을 생산해 유통하는 공장은 (북한) 내에서 규모가 가장 큰 금컵체육인종합식료공장과 송도원종합식료공장”이라고 말했습니다.

 

“국산 월병은 중국산 월병과 모양도 같고, 맛도 비슷하지만 가격이 절반 눅어() 일반 주민들도 추석 제사상에 올릴 음식으로 한 두 개씩 사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소식통은 월병 안의 재료는 중국산이 다양하지만 국내산도 호두, , 락화생(땅콩) 등을 넣어 구색을 다 갖췄다고 덧붙였습니다.   

 

평성 장마당에서 낱개로 판매되는 중국산 월병 1개 가격은 3,000(0.18달러), 국산 월병 1개 가격은 1,300(0.08달러)으로 알려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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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산 월병  /A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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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와 관련 평안북도의 한 소식통(신변안전위해 익명요청)도 “해마다 추석이면 중국산 월병이 정주시 장마당에 들어왔는데, 올 추석에는 국산 월병도 들어오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정주시 장마당에서 팔리는 중국산 월병은 신의주 무역회사에서 단둥-신의주 세관을 통해 수입하는 것이고, 국산 월병은 평양과 원산 등의 국영식료공장에서 생산해 화물차량으로 유통한다고 소식통은 설명했습니다.

 

중국과 무역 거래가 활발했던 2010년대 중반, 일부 가정에서 추석날 산소에 제사상을 차릴 때 송편 대신 월병을 올리면서 북한 장마당에도 추석마다 중국 월병이 팔리기 시작했습니다.

 

하지만 중국산 월병은 품질에 따라 한 개 2,000(0.12달러)~4,000(0.25달러)원으로 가격이 비싸, 소득이 높은 계층에서 주로 구매하면서 소비 규모가 제한되었습니다.

 

소식통은 “그런데 올 추석에 등장한 국산 월병은 포장도 곱고 중국산 월병보다 가격이 눅어 추석날 산에 가는 사람들은 누구나 구매하고 있다”며 장마당에서 중국산 월병을 밀어내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소식통은 그러면서 “지금까지 월병은 중국 식품으로 인식돼 국내 식료공장에서 생산하지 않았다”며 “올해부터 국내 공장에서 원자재를 중국에서 수입해 생산하는 것은 수요가 많은 월병을 추석 대목 상품으로 판매함으로써 수익을 올리려는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습니다.

 

한편 평양에서는 시신을 화장하고 납골당에 유골함을 안치하므로 추석날 산에서 제사상을 차리는 문화가 드물지만, 지방에서는 땅에 묻고 봉분을 만든 후 비석을 세우므로 추석날이면 20km 안팎에 거주한 친척들이 자전거로 이동해 함께 산소에 올라가 성묘하고 제사상을 차리는 전통이 유지되고 있다고 소식통들은 전했습니다.

 

서울에서 RFA 자유아시아방송 손혜민입니다.

 

에디터 이현주, 웹편집 김상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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