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농민들, 8.15 명절에도 거름용 풀베기 내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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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만성적인 비료난에 시달리고 있는 북한에서 8.15 해방기념일 명절에도 협동농장 농민들이 거름용 풀베기에 내몰리고 있습니다. 북한 내부 소식, 손혜민 기자가 보도합니다.

해마다 7~8월 북한 당국은 협동농장 농민들에 풀베기 과제를 할당합니다. 풀이 많은 여름철에 많은 풀을 베어 쌓아놓고 다음해 영농기까지 썩히면 대용비료 풀 거름이 생산된다는 것입니다.

평안북도의 한 소식통(신변안전 위해 익명요청)은 14일 자유아시아방송에 “올 여름에도 염주군 중하리 협동농장에서는 농민 1인당 1톤의 풀베기가 부과되었다”고 전했습니다.

“풀베기 과제는 이달 20일까지 끝내야 한다”며 “이에 농민들은 8.15 명절에도 쉬지 못하고 멀리 이동해 풀을 베고 나서, 그것을 지개로 날라 농장에 바쳐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소식통은 “풀 원천이 많으면 새벽시간에 풀베기를 하겠지만, 중하리는 논밭이 많다 보니 풀이 있는 산이 멀리 있다”며“오늘도 농민들은 새벽에 이동해 아침과 낮에 풀을 베어 놓고 저녁에는 손수레나 등지개로 풀을 나르느라 내일이 8.15명절인지 모를 정도”라고 지적했습니다.

같은 날 평안남도의 한 소식통(신변안전 위해 익명요청)은 “신양군 농장에서도 지난 7월 말부터 풀베기전투가 시작됐다”며 “농민 1인당 1톤의 풀을 이달 20일까지 바쳐야 한다”고 전했습니다.

소식통은 “당국은 알곡 증산 토대는 더 많은 풀 거름을 생산하는 것이라고 선전하면서 매일 농민들의 풀베기 실적을 경쟁 도표로 공개하고 있어 8.15명절에도 쉬지 못하고 농민들은 풀베기에 내몰리는 처지”라고 언급했습니다.

그는 이어 “저녁 늦게 농민들은 농장에 바친 풀을 높이 쌓아놓고 다시 풀 더미가 잘 썩도록 흙으로 매질하고서야(흙을 묽게 물과 반죽해서 풀더미에 바른 후에야) 집으로 가면서 언제면 농민들이 풀베기 고생에서 벗어나겠냐며 한탄하고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에디터 양성원, 웹팀 김상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