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러, 1~3분기 대북 정제유 수출 작년 대비 75% 감소

워싱턴-홍알벗 honga@rfa.org
2020-1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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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il_tankers_train_b 북한과 가까운 러시아 연해주의 한 역에 정차해 있는 석유탱커를 실은 기차.
/AP

앵커: 중국과 러시아가 올해 3분기까지 북한에 수출한 정제유 규모가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크게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홍알벗 기자입니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산하 대북제재위원회가 지난 9월 중국의 대북 정제유 수출량을 뒤늦게 공개했습니다.

중국은 9월 한달동안 583톤을 수출했다고 보고했는데, 이는 지난 해 같은 기간의 20% 밖에 안 되는 수치입니다.

러시아의 9월 대북 정제유 수출량은 아직 보고되지 않았지만, 올해 1월부터 9월까지 공개된 중국과 러시아의 수출량(1만7천9백톤)을 다 합쳐도 지난 해의 4분 1밖에 안 됩니다.

이때, 대북 수출 정제유가 모두 휘발유라고 가정한 뒤 배럴로 환산하면 15만1천 배럴이 됩니다.

이대로 가면 유엔 대북제재위원회가 정한 한 해 대북 정제유 수출 상한선인 50만 배럴에는 크게 못 미칠 것으로 예상됩니다.

문제는 북한이 공식 무역통로가 아닌 불법으로 정제유를 사들이고 있다는 것과 중국과 러시아가 국제사회가 정한 석유량 표기단위를 사용하지 않아 정확한 정제유 거래량 측정이 쉽지 않다는 겁니다.

앞서, 유엔 안보리 산하 대북제재위원회 전문가단은 지난 8월에 발표한 보고서에서 북한은 ‘선박 대 선박’ 불법 환적 등의 방식으로 이미 연간 50만 배럴 수입 상한선을 초과했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이와 함께, 중국과 러시아는 ‘톤’을 ‘배럴’로 환산하는 정확한 비율(a ton/barrel conversion rate)을 명시하지 않아 혼란을 초래한다는 지적입니다.

미국 조지타운대학의 윌리엄 브라운 교수는 19일 전자우편으로 자유아시아방송(RFA)에 “중국과 러시아 그리고 구 소련 국가들은 ‘배럴’을 사용하는 서구 국가들과 달리 석유량을 나타내기 위해 오랫동안 ‘톤’ 단위를 사용해왔다”고 말했습니다.

하지만, 오펙(OPEC), 즉 석유수출국기구는 석유량 표기 단위를 국제시장에서의 통용 기준인 ‘배럴’로 사용하고 있으며, 미국산 원유가 거래되는 뉴욕상업거래소(NYMEX)와 북해산 원유를 거래하는 인터컨티넨털 거래소(ICE), 그리고 중동 두바이에 개설된 두바이 거래소(DME)도 역시 톤이 아닌 배럴을 사용하고 있습니다.

이 때문에 중국과 러시아의 석유 거래량 역시 국제시장에서는 ‘배럴’로 표기하면서도 유엔 대북제재위원회에 보고할 때는 ‘톤’을 사용하는 실정입니다.

이런 가운데, 무게를 나타내는 단위인 ‘톤’을 부피 측정값인 ‘배럴’로 환산할 때 비중이 서로 다른 휘발유(1톤=8.45배럴)나 경유(1톤=7.50배럴) 등 정제유 종류에 따라 그 환산비율을 달리 적용할 수 있기 때문에, 정제유 거래량 조작이 가능합니다.

중국과 러시아가 배럴 단위를 계속해서 사용하지 않는 건, 유엔 대북제재위원회가 정한 대북 정제유 수출 상한선보다 적게 보이려는 숨은 의도가 있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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