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아시아서 인구대비 영양부족 최악”

워싱턴-김진국 kimj@rfa.org
2017.10.13
nk_malnutrition_b 영양실조에 걸린 북한 어린이들의 자료사진.
사진-연합뉴스 제공

앵커: 식량부족에 시달리는 북한 주민 비율이 고난의 행군 때보다도 높아서 아시아 최악 수준이라고 조사됐습니다. 경제 정책의 실패와 식량 분배의 불균형 때문으로 분석됩니다.

김진국 기자가 보도합니다.

미국 워싱턴의 세계식량정책연구소(IFPRI)가 13일 유엔이 정한 ‘세계식량의 날(10월16일)’을 맞아 발표한 ‘2017 세계 굶주림지수(2017 Global Hunger Index)’ 보고서에서 북한의 굶주림 상태를 심각한 수준으로 평가했습니다.

이 연구소와 아일랜드 비정부기구인 ‘컨선 월드와이드’와 독일의 민간 구호단체 ‘세계기아원조’ 등 3개 비정부단체가 공동으로 발표한 보고서는 북한 주민 열 명 중 4명 꼴로 영양부족 상태로 식량 문제가 심각하다고 지적했습니다.

북한 주민 열 명 중 두 명 꼴로 영양부족이었던 1990년 대 초반과 열 명 중 세 명 꼴이었던 1990년 대 후반인 소위 ‘고난의 행군’ 시절보다 북한 주민의 영양상태가 더 나빠진 셈입니다.

북한의 경제사정은 개선됐지만 유년기를 고난의 행군 시절에 겪어야 했던 북한 주민의 상당 수가 만성적인 영양 부진에 시달리고 있기 때문으로 보입니다.

세계식량정책연구소의 대변인은 이같은 이유로 북한이 아시아에서 굶주리는 인구 비율이 가장 높다고 지적했습니다.

IFPRI 대변인: 1990년대 북한 주민 10명 중 2명이 영양 부족이었지만, 가장 최신 자료를 보면 영양 부족의 비율이 10명 중 4명으로 전보다 늘었습니다.

이 연구소가 발표한 세계 굶주림 지수는 전체 인구 중 영양실조인 사람의 비율, 5살 미만 유아의 저체중률과 사망률 등 3가지 항목으로 산출됩니다.

북한의 올해 굶주림 지수는 28.2로 식량문제가 ‘심각한 수준’으로 평가됩니다.

전체 대상 119개국 중 93번째로 전세계 27번째로 식량부족 문제가 심각한 나라고 분류됐습니다.

굶주림 지수가 30 보다 높으면 식량 상황이 매우 위험한 수준이고, 20 이상 30미만은 위험한 수준, 10이상 20미만은 심각한 수준으로 분류됩니다.

0은 식량문제가 전혀 없는 상태이고 가장 나쁜 50으로 갈수록 최악의 식량부족 상황을 뜻합니다.

굶주림 지수 작성을 주도한 전문가들은 북한의 만성적인 식량 부족 문제는 농업 생산성을 높이기 위한 기반 시설이 열악하기 때문이라며 농업에 집중적인 투자를 해야 하며 식량분배의 불평등을 개선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울프강 야먼 세계빈곤구제 사무총장: 새로운 부자들이 등장하기 시작한 평양과 일반 농촌 지역의 경제적 격차가 매우 큽니다. 계절에 영향을 받지 않고 경작할 수 있는 온실 보급을 확대하는 등 농민 삶의 질을 높이기 위한 정책 도입을 북한 당국에 권고해왔습니다.

전문가들은 북한 정권의 농업정책 실패가 북한의 만성적인 식량 부족 문제의 근본 원인이라고 지적합니다.

1992년 북한의 굶주림 지수는 31.9였지만 25년이 지난 올해는 28.2로 조금 개선되는 수준에 그쳤습니다.

반면, 1992년 북한보다 굶주림 지수가 나빴던 아시아 12개국 중 8개국은 그동안 북한보다 굶주림 지수가 좋아졌습니다.

북한과 인접한 몽골의 굶주림 지수는1992년37.5로 북한보다 8점 가량 높았지만 2017년에는 13.4로 24년 사이 절반 이상 떨어지며 굶주림 문제가 심각하지 않는 나라 수준으로 다가가고 있습니다.

자본 시장경제를 도입한 베트남 즉 윁남의 굶주림 지수는1992년 40.2였지만 올해는 16점으로 대폭 줄었습니다.

이밖에 방글라데시, 캄보디아 즉 캄보쟈, 인도네시아, 라오 민주공화국,미얀마, 네팔 등의 나라가 1990년 대에는 북한보다 굶주림 위험도가 컸지만 현재는 식량 사정이 북한보다 나은 나라로 평가됐습니다.

한편 ‘2017세계 굶주림 지수’는 식량농업기구(FAO)의 설립일인 10월 16일을 기념해 유엔이 정한 ‘세계식량의 날(World Food Day)’을 맞아 발표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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