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AO “‘코로나19 없단 북 주장 의심 보도’는 해킹에 의한 오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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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 유엔 산하 식량농업기구(FAO)는 이 기구가 '북한 내 코로나19 확진자가 없다는 북한 당국의 주장에 불신을 드러냈다'는 언론 보도에 대해 오보라고 밝혔습니다. 이런 가운데, 미국의 한반도 전문가들은 북한 측이 해킹했을 가능성도 있다면서, 실제 식량농업기구가 해킹을 당했다면 그 과정을 구체적으로 밝혀야 한다고 지적했습니다. 이경하 기자가 보도합니다.

FAO의 알렌 도우(Allan Dow) 아시아태평양 대변인은 13일 자유아시아방송에 북한에서 해킹된 FAO이메일 계정으로 인해, 미국의소리(VOA) 한국어방송이 잘못된 뉴스를 전하게 됐다고 밝혔습니다.

이어 그는 "해킹 상황은 어제 거의 즉각적으로 파악됐으며, 해당 계정은 삭제됐다"고 밝혔습니다. (The hack was noticed almost immediately by FAO yesterday and the account was closed.)

앞서, 미국의소리 한국어방송은 13일 비르 만달 FAO 평양사무소 부대표와 주고받은 질의 응답의 결과라면서 그가 “북한 당국은 FAO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 사례가 없다고 밝혔지만, 우리는 그 같은 주장에 의심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고 보도했습니다.

이와 관련, 자유아시아방송은 13일 사실확인을 위해 비르 만달 FAO 평양사무소 부대표와 빈센트 마틴 FAO 중국-북한 대표에게 전자우편을 보냈습니다.

하지만 13일 현재 만달 부대표에게만 전자우편이 전송됐고, 마틴 대표의 전자우편 계정은 ‘수신자 주소 거부’(Recipient address rejected) 상태였습니다.

이런 가운데, 미국의 한반도 전문가들은 13일 자유아시아방송(RFA)에 FAO가 실제 해킹 당했는지 그 과정을 구체적으로 밝혀야 된다면서, 북한 해커들이 공격했을 가능성을 제기했습니다.

북한 사이버 문제를 연구하는 ‘미국 민주주의 수호재단(FDD)’의 매튜 하 연구원은 “사이버 공격은 증거가 남지 않아 주범을 찾기가 상당히 어렵다”면서 “하지만 이번 사건에 북한 해커가 연루될 수 있는 가능성을 배제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하 연구원은 북한의 해킹 능력은 수준급으로 이메일 계정을 탈취하는 것은 매우 쉽게 할 수 있지만, 이번 사건에 북한이 관여했는지 여부는 확인하기 매우 어렵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미국 애틀란틱카운슬의 로버트 매닝 선임연구원은 “북한이 FAO를 실제 해킹했는지 여부에 대한 정보가 많지 않다”면서 “북한이 고도화된 해킹능력을 가지고 있지만 현재 이번 사건에 대한 증거는 없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매닝 연구원은 북한 정권의 불투명성으로 인해, 북한 당국은 코로나19의 발병 사실에 대해서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영국 런던 주재 왕립합동군사연구소는 카일라 아이젠만(Kayla Izenman) 연구분석가도 현재 이번 해킹 사건에 주어진 정보가 너무 적기 때문에, 실제 북한이 해킹에 관여했는지는 확실치 않다고 분석했습니다.

한편, 고든 창 변호사는 13일 자유아시아방송에 북한에서 코로나19가 이미 발병했을 수 있다면서, 북한이 투명성 있게 관련 사실을 밝혀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고든 창 변호사 : 외부세계가 북한에서의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발병사실을 전혀 알지 못하지만, 중국의 국경을 넘나드는 교통 상황을 감안할 때, 북한에서 발병사례가 없을 것 같지는 않습니다. (The outside world knows next-to-nothing about coronavirus cases in North Korea, but given the cross-border traffic with China when the epidemic was crossing that country, it is unlikely there are no cases in the North.)

한편, 미국의소리 한국어방송은 13일 정정 보도문을 통해, “FAO, 신종 코로나 확진자 ‘무’ 북한 주장 의심”이란 제목으로 12일 보도한 기사가 오보라고 밝혔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