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불경기 블라디보스토크에 새 식당 개업

서울-김지은 xallsl@rfa.org
2024.07.26
북, 불경기 블라디보스토크에 새 식당 개업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에서 새로 개업을 준비 중인 북한 식당 ‘아리랑’.
/ RFA PHOTO-김지은

앵커 북한이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에 새로운 식당 ‘아리랑’을 개업할 것으로 알려졌습니다북한 식당이 주요 고객이었던 한국 손님을 받지 않고 전쟁으로 러시아 경제도 어려운 가운데 왜 식당을 여는지 현지인들도 의아해한다는 지적입니다관련 소식 김지은 기자가 보도합니다.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하면서 발발한 전쟁으로 러시아 국내 경제는 어려움을 겪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특히 음식점들도 경영난을 겪는 가운데 북한이 새로운 식당 개업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의 한 현지인 소식통(신변 안전을 위해 익명 요청) 22일 “요즘 블라디보스토크의 도심에 북한 식당이 새로 개업 준비를 하고 있다”면서 “경기가 좋지 않아 현지인도 식당상점 운영을 포기하는 시점에 왜 북한이 식당을 개업하는지 모르겠다”고 자유아시아방송에 전했습니다.

 

소식통은 “개업 준비 중인 식당에는 ‘아리랑’이라는 간판이 이미 설치됐고 출입문 앞에는 ‘수리 중(ремонт)’이라는 안내문을 붙여 놓은 상태로 공사가 진행 중”이라고 설명했습니다

 

현재 수리중인 건물은 원래 식당이 아니었던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또 “새롭게 준비하는 식당에서 200미터 정도 떨어진 곳에 북한 외화벌이 기관이 운영하던 ‘모란각’이 있었다”면서 “모란각은 평양냉면이 맛있는 것으로 소문나면서 한국 사람뿐 아니라 현지인들도 찾는 맛집 중 하나였으나 올해 초 영업을 중단했다”고 설명했습니다.

 

소식통은 “새 식당이 모란봉 식당과 멀리 떨어지지 않은 위치인 것으로 보아 모란각의 명칭을 아리랑으로 바꾸고 확장해 다시 개업하는 것으로도 보인다”고 덧붙였습니다.

 

모란각은 2층짜리 건물이었고 새로 준비중인 아리랑은 3층으로 층수도 더 높고 총 부지면적도 모란각보다 3배이상 넓은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블라디보스토크에는 ‘모란각’뿐 아니라 ‘고려관’‘평양관’‘금강산 식당’‘두만강 레스토랑’ 등 다섯 개의 북한 식당이 영업 중이었으나 코로나 유행과 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문을 닫고 현재는 ‘평양관’만 영업 중인 것으로 확인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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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와 관련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의 한 고려인 소식통(신변안전을 위해 익명 요청) 23일 “새로운 북한 식당 ‘아리랑’은 3층짜리 작은 건물을 임대한 것으로 보인다”며 “이 건물 세 개 층을 모두 북한 식당이 이용할 것으로 알려졌다”고 밝혔습니다.

 

소식통은 “북한 기업들은 북러 관계가 가까워지는 상황에서 식당 운영이 잘될 것이라는 기대감을 갖고 식당을 개업하는 것으로 보이지만 성업은 어려울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러시아의 북한 식당의 주요 고객은 현지인보다는 러시아에 거주하거나 관광을 온 한국 사람들이었는데 최근 북한 식당에서 한국 손님을 거절하기 때문”이라는 설명입니다.

 

소식통은 “최근 ‘평양관’도 종업원이 식당 문 앞을 지키고 서서 일일이 여권을 확인하며 한국 사람을 받지 않는다고 거절하고 있다”며 “그래서인지 요즘 평양관이 눈에 띄게 한산하다”고 덧붙였습니다.

 

또 “예약제로 진행하는 북한 식당 종업원들의 공연도 최근에는 거의 예약자가 없는 실정”이라고 전했습니다러시아 북한 식당에서는 20대 여성 종업원들이 식사 고객을 대상으로 북한 노래와 춤을 보여주며 1시간 당 1만 루블(120달러)의 공연비를 받아왔으며 공연을 보는 주요 고객 역시 한국 관광객들이었습니다.

 

소식통은 그러나 “가장 이해되지 않는 부분은 한국 사람을 거절한다면서도 러시아 국적을 취득한 한국 사람은 식당을 이용할 수 있어 현지인들의 비웃음을 사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에디터 이현주, 웹편집 김상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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