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식량증산, 비료∙농기계 부족 등 걸림돌”

워싱턴-이수경 lees@rfa.org
2010.01.29
jerry_nelson_303 미주리 대학의 넬슨 교수는 28일 KEI가 주최한 토론회에서 북한이 식량 증대에 있어서 당면한 최대 과제는 비료와 종자, 에너지 등이라고 강조했다.
RFA PHOTO/ 이수경
MC: 지난해 11월 북한을 방문해 농업협력 방안을 논의하고 돌아온 미국 미주리 주립 대학의 제리 넬슨(C. Jerry Nelson) 교수는 북한의 식량난 해결의 과제로 농업 기반 확보와 환경 개발 등을 꼽았습니다.

이수경 기자가 전합니다.

2000년부터 북한의 농업과학연구원과 기술협력을 해온 미주리 대학의 넬슨 교수는 28일 미국의 한미경제연구소(KEI)가 주최한 토론회에서 북한이 식량 증대에 있어서 당면한 최대 과제는 비료와 종자, 에너지 등 농업 기반의 확보와 토질 개선을 비롯한 농업 환경의 개발이라고 강조했습니다.

넬슨 교수는 지난해 11월 27일부터 일주일 동안 북한의 5개 농장을 방문한 결과, 몇해 전 북한을 방문했을 때에 비해 각 가정마다 뙈기밭이 활성화 돼 있고 농장에서 기르던 가축들이 가정에 분배되어 길러지는 등 가축 사육에 진전이 있었다고 말했습니다. 특히 북한에서 만난 농업 관계자들은 식량 증대에 열성적이었다며 그 가운데서도 식품 안전과 친 환경적인 농업 기술에 높은 관심을 보였다고 넬슨 교수는 설명했습니다.

넬슨 교수는 그러나 이 같은 북한 농업 관계자들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잦은 자연 재해와 국제적 기후 변화 그리고 비료와 농기계, 에너지 등의 부족으로 농업 생산의 증대에 큰 효과를 보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넬슨 교수는 특히 화학비료의 경우 북한의 식량 증대에 있어서 필수적이지만 현재 전체 필요한 비료의30%밖에 충당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넬슨 교수는 또 북한이 쌀 생산을 늘리기 위해 쌀의 숙성 기간을 더 연장하고 있지만 최근 기후 변화로 겨울이 빨리 찾아와 추수 시기에 쌀이 제대로 숙성되지 않아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북한은 이와 함께 홍수를 대비하고 동시에 식량 생산을 증대하기 위해 산비탈을 깎아 계단식 농경지를 만들어 사과와 배, 체리 등 유실수를 심었지만 나무와 나무의 간격이 넓어 비가 많이 올 경우 침식하는 문제가 일어나기도 했다고 덧붙였습니다.

따라서 넬슨 교수는 북한의 농업 생산 증대를 위해서는 토질을 개선하고 이모작이 가능한 콩을 더 심을 것을 제안하고, 현재 재래식으로 생산하고 있는 유기 비료의 제조 방법도 개선할 것을 조언했습니다. 그는 또 농업분야에 있어서 국제사회와 북한과의 기술협력교류가 필요하며 특히 북한에 식량을 직접 지원하는 것 보다 비료를 제공해 북한의 식량 증대를 돕는 일이 더 중요하다고 말했습니다. 그는 이어 북한에 지원할 때는 현실적이고 신뢰가 바탕이 되어야 하며 반드시 인도적인 목적이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한편, 미국 미주리 대학은 2000년, 대북지원사업을 하던 민간단체 ‘미국인 친구들의 봉사 위원회(The American Friends Service Committee)’의 소속이었던 테리 웨이드너(Terry Weidner) 대학 산하 아시아 문제 연구소 소장의 주도로 북한과 농업협력을 처음 시작했습니다. 미주리 대학은 당시 북한의 농업과학연구원과 활발한 교류가 있었지만 2001년 이후부터 중단된 상태입니다.

넬슨 교수는 이번 방북에 앞서 2006년과 2007년에도 평양을 방문해 협력 방안을 논의했지만 아직 실질적인 진전은 없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나 넬슨 교수는 일부 미국 대학들이 북한과의 기술협력사업에 관심을 갖고 있기 때문에 앞으로 북한과 미국의 대학들 간의 교류가 활발해질 것으로 기대한다고 덧붙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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