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홍단군 제대군인들 식량난 도주 늘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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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당국이 감자왕국이라고 자랑하는 대홍단군에서 요새 빈집들이 많이 생겨나고 있다는데요. 극심한 식량난으로 무단이탈자가 늘어나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자세한 소식 문성휘 기자가 보도합니다.

북한 당국이 ‘선군시대 인민의 무릉도원’이라고 자랑하는 양강도 대홍단군에서 식량난에 허덕이던 제대군인들이 먹을 것을 찾아 대량으로 이탈하고 있다고 합니다. 제대군인들의 도주를 막기 위해 당국이 노동당에서 ‘출당’시키겠다는 협박까지 하고 있지만 별다른 효과가 없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양강도 대홍단군 주민 김모씨는 최근 ‘자유아시아방송’과의 통화에서 “요새 대홍단 사람들의 생활이 말할 정도가 못 된다”며 “제대군인들이 많이 도주하면서 빈집들이 많아졌다”고 전했습니다.

친척방문을 위해 함경북도 국경지역을 찾게 되었다는 김씨는 익명을 요구한 전화통화에서 “농사일에 적응하지 못한 제대군인들이 그동안 많은 어려움을 겪어왔다”면서 “특히 지난해 감자농사가 제대로 안되어 ‘쌀구입’을 구실로 농장을 떠난 제대군인들이 지금까지 돌아오지 않고 있어 분장마다 야단이 났다”고 말했습니다.

그는 “제대군인들의 이탈을 막기 위해 ‘외지에 나가서 3개월내로 돌아오지 않는 제대군인들은 모두 (노동당에서) 출당을 준다고 선포했지만 도망치는 사람은 계속 늘고 있다”며 “한번 집을 비우고 떠나면 그 사이 도둑들이 문짝까지 다 뜯어가기 때문에 다시 돌아와도 생활하기는 곤란하다”고 현지 실정을 이야기 했습니다.

대홍단군은 지난 1998년 10월 김정일이 현지시찰을 하면서 식량문제를 해결할 대안으로 ‘감자농사혁명’을 제안했던 곳입니다. 당시 대홍단군을 찾은 김정일은 ‘감자는 흰쌀과 같다’고 하면서 감자농사를 위해 이곳 농장에 1천명의 제대군인들을 강제 배치했습니다.

또한 지난 1999년에는 외국에서 300여대의 트랙터를 사서 대홍단군에 보내주었고 임신한 제대군인의 아내에게 ‘아들을 낳으면 대홍이, 딸을 낳으면 홍단이라고 지으라’며 남다른 애착을 보이던 곳이기도 합니다.

김씨는 대홍단군의 제대군인들이 도주하는 이유에 대해 “식량난이 큰데다 농촌생활에 적응하지 못한 도시 출신 제대군인 아내들이 떠나버리는 것이 주된 원인”이라며 “아내들이 먼저 떠나버리면서 대홍단군은 ‘홀아비 동네’라는 낙인이 찍혔다”고 언급했습니다.

이와 같은 사실은 대홍단군 실정을 잘 알고 있다는 양강도 출신 탈북자 김철호씨의 증언을 통해서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양강도 출신 탈북자 김철호씨의 말입니다.

김철호 : 달아나는 원인 이라는게 딴게 있니? 살기 힘드니깐 그런 거지, 농사일이 힘들고, 살기 힘들고… 10년 동안 군사복무하고 좋다고 해서 와보니깐 다 속았고 앞이 보이지 않고 하니깐 다 달아난 거지. 옛날에 평양에서랑 숱한 여성들이 시집을 갔는데 몇이나 남아있겠니? 남자들이라고 가만있겠어? 혼자서 살기 힘든데 남자들도 어디 제집을 가거나 했겠지.

양강도 출신 탈북자들에 의하면 대홍단군은 철길도 없는 외진 산골인데다 교통수단이라고는 한 주일에 두 번씩 뛰는 대홍단-혜산사이 버스가 전부라고 합니다. 그러나 한번 타는 버스 값이 노동자들의 두달 월급인 5000원이어서 돈이 없는 농민들은 이용할 꿈도 못 꾼다는 것입니다.

북한당국이 ‘인민의 이상촌’이라고 자랑하는 대홍단군이 이 정도라면 북한의 다른 농촌지역 주민생활은 어떠할지 짐작이 가는 일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