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농자재 확보 못해 올 작황에 악영향”

워싱턴-홍알벗 honga@rfa.org
2021.04.08
“북, 농자재 확보 못해 올 작황에 악영향” 지난해 5월 남포의 한 협동농장에서 농장원들이 모내기를 하고 있다.
/AP

앵커: 본격적인 모내기철을 맞았지만 북한의 농자재 확보는 쉽지 않은 모습입니다. 올해 작황에 악영향을 미칠 것이란 우려가 나오고 있습니다. 홍알벗 기자입니다.

올들어 중국과 러시아가 유엔 대북제재위원회에 공식적으로 보고한 대북 정제유 수출량은 지금까지 0배럴.

중국 해관이 공개한 1월과 2월 대북수출량 또한 거의 없습니다.

봄철을 맞아 본격적인 파종과 모심기를 앞두고 일찌감치 중국으로부터 비료와 농약, 비닐 박막, 그리고 농기구 등 필수 영농자재를 들여와야 하는데, 국경은 굳게 닫혀 언제 다시 열릴지 알 수 없습니다.

한국무역투자진흥공사(KOTRA)는 7일 '대중무역 제한 여파로 위기에 처한 북한 농가'란 제목의 보고서에서 “지난 3월 말 북한 북부 지역에서는 어린 모종용 비닐이 없어 볏짚으로 만든 덮개를 대신 사용 중이며, 폐비닐 재활용을 위해 농장 노동자들이 폐비닐 짜깁기 작업에 동원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또한, “그동안 농기계 보수 부품은 줄곧 중국에서 수입해 왔지만 지난 1년간 북한 당국이 방역대책의 일환으로 대중 무역을 제한한 결과, 북한 내부에서 부품을 조달하지 못해 농기계 10대 중 7대가 멈춰있는 상황”이라고 전했습니다.

게다가, 북한에서 자체 생산되는 화학비료마저 질이 떨어져 올 가을 수확량 확보에 차질이 예상됩니다.

북한경제 전문가인 미국 조지타운대학의 윌리엄 브라운 교수는 8일 자유아시아방송(RFA)에 전자우편을 통해 “비닐박막과 비료부족이 농사철에 큰 문제라는 건 명백한 사실”이라며 “북한의 경우 여기다가 날씨 문제가 더해지면 더 큰 문제”라고 지적했습니다.

브라운 교수는 또, “북한은 농사를 일종의 도박으로 여기면서, 농사를 망치더라도 외부로부터의 원조를 받으면 되겠지 하는 도덕적 해이(moral hazard)를 갖고 있다”며 “이러한 도덕적 해이는 자신들이 안전망 속에 있다는 생각을 갖게 하면서 개혁을 하지 못하게 만든다”고 강조했습니다.

이런 가운데, 유엔 식량농업기구(FAO)는 지난 달 초 발표한 올해 1분기 ‘작황 전망과 식량 상황’ 보고서에서 북한을 ‘전반적으로 식량에 접근하기 힘든 나라’로 분류하며 외부 식량지원이 필요한 45개 국가 가운데 하나로 꼽았습니다.

또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산하 대북제재위가 최근 공개한 전문가단 연례보고서는, 북한 당국의 국경봉쇄를 비롯한 코로나19 제한조치로 대북 인도주의 지원마저 멈춰 약 44만명의 북한 취약계층 주민들이 제때 필요한 영양을 공급받지 못할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한편, 북한이 추진하고 있는 경제발전계획 수행에 당장 필요한 식량과 건축자재, 그리고 영농물자를 실어나르기 위해 최근 중국 단둥에서 신의주로 이어지는 철길과 압록강 철교에 대한 점검 및 보수작업이 이뤄지고 있는 것으로도 알려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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