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신형 스마트폰∙짝퉁 에어팟 공개…중국산인듯
2024.01.10
앵커: 북한이 신형 스마트폰(지능형 손전화)을 공개했습니다. 삼태성9이라고 불리는 터치폰인데, 전문가들은 중국에서 수입한 기기로 추정했습니다. 자민 앤더슨 기자가 보도합니다.
조선중앙TV가 9일 공개한 영상 ‘손전화기 사용에서 알아야 할 점들’.
스마트폰 사용시 주의사항을 알려주는 영상인데, ‘삼태성9’이라는 로고가 찍힌 스마트폰이 눈에 띕니다.
전면 터치 스크린 형태에, 전면 카메라 1대와 후면 카메라 3대가 장착돼있고 후면 카메라 옆에는 ’64M pixel 3중 사진기’라는 문구가 새겨져 있습니다.
삼성의 갤럭시 시리즈나 중국에서 생산되는 화웨이, 아너 등과 유사한 디자인으로 지난 10월 28일 처음 조선중앙TV를 통해 소개됐습니다.
전문가들은 삼태성9를 북한이 중국에서 수입한 기기라고 추정했습니다.
북한 정보통신기술을 연구하는 마틴 윌리엄스 스팀슨센터 연구원은 10일 자유아시아방송(RFA)에 북한은 디스플레이 패널, 카메라 등 첨단 기술의 집합체인 스마트폰을 독자적으로 개발할 기술이 없다고 지적했습니다.
윌리엄스 연구원: 북한은 소프트웨어에 비해 하드웨어 개발 기술 수준이 아주 낮습니다. 중국의 스마트폰 제조 업체들이 완제품을 생산한 후 삼태성 상표를 새겨 북한으로 수출하고 있을 것으로 생각됩니다. 중국산 완제품에 약간의 수정을 해 북한 버전의 안드로이드 운영체제를 설치합니다.
윌리엄스 연구원은 이어 북한이 대외적으로는 스마트폰을 자체 생산한다고 주장하지만 북한 관영매체가 공개하는 스마트폰 공장 사진에는 노동자들이 완제품을 살펴보고 있는 모습 뿐, 스마트폰의 전기 회로판을 포함해 자체 생산·조립하는 공정은 공개한 적 없다고 덧붙였습니다.
지난 2019년 북한제 스마트폰 ‘아리랑 151’을 입수해 분석했던 일본 아사히 신문 마키노 요시히로 외교전문기자 역시 RFA에 “‘아리랑 151’를 분해했을 때 유럽과 중국산 부품이 많이 쓰였던 것을 확인했다”며 삼태성9 역시 중국 제품일 것이라고 추정했습니다.
한편 조선중앙TV의 영상에는 삼태성9과 함께 무선 이어폰과 그 보관함(케이스)도 포착됐습니다.
이 이어폰은 흰색 유선 이어폰에 선만 자른 듯한 콩나물 모양으로, 미국 애플사가 출시한 ‘에어팟’과 매우 유사합니다.
북한은 스마트폰 뿐 아니라 무선 이어폰도 한국과 미국 등 외부세계와 흡사한 모양의 기기를 수입해 판매하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이에 대해 김연호 조지워싱턴대 한국학연구소 부소장은 “이런 제품들에 대한 수요가 북한에도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며 특히 코로나19 봉쇄 기간 동안 뜸했던 신제품 출시가 재개되는 것으로 봐서 전자기기에 대한 수요가 늘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윌리엄스 연구원은 한국 드라마를 접하는 북한 주민들에게 한국인들이 사용하는 것과 비슷한 스마트폰이 북한 내에서도 사용 가능하다는 것을 드러내고, 북한 사회도 현대화되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길 원한다고 분석했습니다.
한편 2017년 12월에 채택된 유엔안보리 대북 결의 2397호는 전자기기 제품의 대북 수출입을 금지하고 있습니다.
에디터 박정우, 웹팀 이경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