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일부 화교 단둥세관 통해 출국 허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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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 북한 당국이 일부 북한 내 화교들의 중국 출국을 허용했습니다. 생계가 어려워 굶주리는 화교들 중에서 관련 비용을 지불한 일부 화교들만 중국으로 돌아간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북한 내부 소식 김지은 기자가 보도합니다.

중국 료녕성 단둥시의 한 현지인 소식통(신변안전 위해 익명요청)은 12일 “오늘 오후 2시에 단동 세관을 통해 화교 30여명이 입국했다”면서 “중국 단동세관에서 출발한 버스가 북한 신의주 세관에 가서 화교들을 실어온 것”이라고 자유아시아방송에 전했습니다.

소식통은 “이번에 입국한 화교들은 대부분 기본적인 생계조차 안 되는 가난한 사람들로 알려졌다”면서 “그나마 일해서 갚아주겠다며 돈을 빌려서 떠난 화교들은 단동 세관에 들어서자 안도의 숨을 내쉬며 마중나온 친척들과 눈물로 상봉했다”고 증언했습니다.

또 소식통은 “하지만 그 보다 생계가 힘든 화교들은 집을 팔고 길에서 방랑하며 하루하루를 살아가느라 (중국) 입국신청을 할 수 없었다”면서 “중국에 친척이 없거나 나이가 많아 운신이 어려운 화교들은 입국(수속)비용을 마련하지 못해 오지 못한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소식통은 이어 “북조선 전국 각 지의 화교위원회는 지난 6월 초부터 중국에 갈 대상자를 접수한다고 화교들에게 알렸다”면서 “그러자 코로나 전에 중국을 다니며 장사로 먹고 살던 화교들도 살던 집과 가산을 정리하면서 서둘러 (중국으로) 입국수속에 나섰다”고 덧붙였습니다.

그러면서 “화교들은 출발하기 전 살던 지역에서 신체검사를 마치고 평양에 있는 중국대사관에 집합한 것으로 안다”면서 “그리고 단체로 신의주까지 이동하여 하루전 여관에 들어 코로나 검사를 하고 단동에 입국한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소식통은 “그러나 강계에서 떠난 화교 2명은 코로나 검사에서 불합격 판정이 나와 입국을 거부당했다”면서 “그들은 수속비 (미화) 200달러 외에 교통비와 숙박비, 숙식비 전부를 주변에서 빌렸는데 일주일을 경과하느라 돈이 떨어지면 (중국으로 들어)오지 못할 수 있다”고 언급했습니다.

이와 관련 중국 단동시의 한 조선족 소식통(신변안전 위해 익명요청)은 같은날 “오늘 오후 2시, 단동세관을 통해 화교 30여명이 중국으로 입국했다”면서 “북조선 당국이 어쩌다 화교의 세관출입을 허락하면서 버스(단동세관버스)로 입국하게 된 것”이라고 자유아시아방송에 전했습니다.

소식통은 “하지만 이번에 입국한 화교들 대부분이 입국수속비용으로 200달러를 빌려서 떠난 것으로 안다”면서 “코로나사태로 중-조 국경이 막히고 화교들이 장사를 못하게 되면서 대부분이 생계가 어려운 처지에 빠지게 되면서 나타난 현상”이라고 지적했습니다.

화교들은 북한 내 지인들로부터 돈을 빌린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화교들은 세관이 열리면 중국을 오가며 장사를 할 수 있기 때문에 외국으로 갈 기회가 없는 북한 주민들보다 북한에서 돈을 빌리기가 비교적 수월한 상태로 알려졌습니다.

소식통은 또 “그나마 오늘 들어온 화교들은 중국에서 돈을 벌어 보내기로 하고 입국했지만 북조선에 남아있는 화교들은 당장 굶어죽을 처지에 빠져 있다”면서 “북조선에서 화교는 감시와 통제가 더 심해 일반 주민들보다 심각한 생활난을 겪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이어 “북조선에 남은 일부 화교들은 중국에 갈 수 없는 자신들의 처지를 비관하면서 자기 조국에 가는 것도 북조선의 눈치를 봐야 하느냐며 분통을 터뜨리고 있다”면서 “당장 생계가 어려워 떠나는데 관계당국은 1인당 수속비 200달러와 그 외 교통운임과 숙박비 등 관련 비용 전부를 개인에 부담시키니 웬만한 화교들은 떠나지 못한 것”이라고 지적했습니다.

그러면서 “이번에 돈을 빌려서 떠난 것으로 알려진 강계화교 2명은 신의주에서 2차로 실시한 코로나검사에서 불합격되어 입국하지 못했다”면서 “일주일 후 코로나확진 검사에서 통과되면 다시 입국할 수 있는데 그때까지 견딜 돈이 없다는 게 문제”라고 주장했습니다.

소식통은 “일부에서는 코로나를 구실로 세관을 닫은 북한 당국이 가끔 선심을 쓰듯 세관을 열었다, 닫았다 한다”면서 “그나마 중국에 파견된 북조선 노동자들은 조국에 가고 싶어도 몇 년째 못 가는데 화교들의 출국을 허락한 것은 대단한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한편 북한은 2019년 코로나 사태가 발생한 이후 수차례에 걸쳐 (북중 간) 세관을 열어 중국으로 가기를 원하는 북한 내 화교 수백 명에게 국경 통과를 허락한 바 있습니다. 코로나로 북중국경이 봉쇄된 지난 2020년에도 10월-12월까지 네 차례에 걸쳐 화교 수백 명이 압록강 세관을 넘어 중국으로 돌아가기도 했습니다. ( 관련기사)

에디터 양성원, 웹팀 김상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