싱가포르 NGO, 코로나 속 북한과 화상세미나 개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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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싱가포르에 있는 한 민간단체가 최근 북한 측과 화상으로 경제 관련 세미나, 즉 토론회를 개최했습니다. 코로나19(코로나 비루스)로 외부세계와 접촉이 단절된 가운데 화상 회의가 새로운 소통 창구가 될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습니다. 김소영 기자가 보도합니다.

싱가포르에 기반을 둔 비영리 민간단체인 '조선익스체인지'(Choson Exchange)는 지난 4월 이후 두 차례 북한 기업인들을 대상으로 화상으로 경제 세미나를 개최했다고 13일 밝혔습니다.

조선익스체인지는 매년 두 차례 북한을 직접 방문해 젊은 북한 기업인들을 대상으로 경제 관련 설명회와 연수회를 개최해 왔습니다.

그러나 북한이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지난해 초부터 국경을 원천 봉쇄했고, 외국인의 입국을 전면 금지하면서 민간단체는 물론 유엔과 같은 국제기구 직원들조차 북한 입국이 어려운 실정입니다.

이러한 상황 속 지난해 현장 세미나를 취소했던 조선익스체인지는 올해 온라인 화상회의를 새롭게 시도했습니다.

조선익스체인지는 13일 인터넷 사회관계망 서비스 트위터에 최근 북한과의 화상 세미나 개최 소식과 함께 "코로나 19 상황은 우리와 동업자들이 혁신하도록 만들었다"면서 "대화와 교류를 위한 창구를 확보하게 돼 기쁘다"고 전했습니다. (Covid-19 forced us and our partners to innovate. Glad to ensuring a channel for dialogue and exchange remains!)

이 단체의 이언 베넷(Ian Bennett) 프로그램 담당자는 이날 북한 전문매체 'NK뉴스'와의 인터뷰에서도 북한 기업인들이 중국 업체가 개발한 인터넷 화상 프로그램 부브(VooV)를 이용해 평양 내 한 강의실에 모여 세미나에 참가했다고 밝혔습니다.

사진 속 참가자들은 모두 마스크를 착용하고, 일정 거리를 유지하고 있습니다.

기존에는 미리 녹화한 영상을 상영하는 방식이었지지만 이번에는 모두 실시간으로 진행됐습니다.

베넷 담당자는 화상 세미나 중 몇 차례 지연이나 끊김 현상이 있었지만 대체로 원활하게 진행됐다고 덧붙였습니다.

북한 측이 외국 민간단체와 새롭게 화상회의를 시도하면서 앞으로 온라인을 활용한 대북 소통 창구가 확대될 지 기대를 모으고 있습니다.

미국 민간단체 한미경제연구소(KEI)의 트로이 스탠가론(Troy Stangarone) 선임국장은 13일 자유아시아방송(RFA)과의 통화에서 북한은 이미 한 동안 스카이프와 같이 인터넷을 기반으로 한 화상통화 기술을 이용하고 있었다며, 이번 화상 세미나가 완전히 새로운 방식을 도입한 것은 아니라고 말했습니다.

스탠가론 국장은 그러나 코로나19로 장기간 외부세계와 교류가 단절돼 있던 상황 속에서 북한이 화상 세미나를 개최한 것이 외부와의 정치·경제적 교류 재개로 이어질 것인지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스탠가론 국장: 장기적 관점에선 북한이 앞으로 화상회의를 통한 새로운 관여(engagement)에 익숙해져 이를 더욱 빈번하게 이용할 것인지, 아니면 특수 경로로만 활용할 것인지가 의문입니다.

한편 조선익스체인지는 지난 10여년 간 북한에서 경영, 창업, 경제 정책 등 경제 관련 연수회를 개최해 왔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