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 맡겨 놓았나” 북 주민들, 계속되는 과제에 불만
2024.06.12
앵커: 최근 북한 당국이 ‘지방발전 20×10정책’ 이행을 강조하며 주민들에게 각종 과제를 부과하고 있습니다. 이에 대한 주민들 반응이 어떤지, 김지은 기자가 보도합니다.
양강도의 한 주민소식통(신변안전 위해 익명요청)은 10일 “요즘 매일 같이 떨어지는 과제 때문에 주민들의 원성이 높다”면서 “지방발전 20×10정책과 농촌살림집 건설 등 이행을 지역 주민들이 자체로 해결해야 하기 때문”이라고 자유아시아방송에 전했습니다.
소식통은 “이틀 전 열린 인민반 회의에서 농촌살림집 건설에 쓸 강모래를 바치라는 지시가 전달되었다”면서 “이 지시를 받은 주민들은 강이란 강은 국경이라며 다 막아놓고 이제와서 어디서 강모래를 채취하란 말이냐는 볼멘 소리를 했다”고 지적했습니다.
소식통은 “바로 눈앞에 압록강이 흘러도 일반 주민은 누구도 다가설 수 없다”면서 “그런데 인민반에서 당의 정책관철을 위해 농촌 살림집건설에 쓸 강모래를 세대당 0.5립방씩 (약 20kg) 바치라고 지시하니 주민들이 일제히 반발하고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또 “건축에 사용하는 모래는 흙성분이 섞이면 접착력이 떨어져 축조나 미장용으로 사용하지 못한다”면서 “흙성분이 씻겨나간 강모래만 세멘트(시멘트)와 배합해 쓸 수 있는데 강주변을 얼씬하지 못하게 막아 놓았으니 강모래를 채취할 장소가 없는 실정”이라고 말했습니다.
이어 “일부 주민들이 강모래 대신에 세대 당 내화 2만원(2.2달러)씩 바치기로 제안했다”면서 “차량운행용 기름(휘발유)비용과 상하차 노력비까지 고려해 건설사업소에 의뢰하여 인민반에 부과된 모래를 사서 바치려는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그러면서 “일부에서 ‘나라에서 우리(주민)에게 돈을 맡겨 놓았냐’는 불만까지 나오고 있다”면서 “당에서 정책을 내놓고는 정작 그 이행의 책임을 전부 주민들에게 떠넘기고 있으니 세대부담으로 이어지는 당정책에 대해 주민들이 비난하고 있는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이와 관련 함경북도의 한 주민 소식통(신변안전 위해 익명요청)은 11일 “도에서 진행하는 지방발전 20×10정책은 함경북도의 지역특성에 맞는 기초식품공장인 오미자가공공장을 꾸리는 것”이라며 “이에 필요한 모든 비용은 주민들에게 부과되고 있는 실정”이라고 자유아시아방송에 전했습니다.
소식통은 “도당위원회의 결정에 따라 올해 ‘지방발전 20×10정책’으로 선정된 사업 중 하나는 경성군에 오미자가공공장을 건설하는 것”이라면서 “이에 매 세대에서 5x10 각자(각목 5cm/10cm) 4미터짜리 1대, 아니면 현금 2만원을 바치라고 요구했다”고 지적했습니다.
또 “그러자 일부 주민들은 ‘당에서 무조건 내리 먹이면 하늘에서 뚝뚝 떨어지느냐’며 가능한 것을 요구하라며 반발했다”고 덧붙였습니다.
이어 “당에서 각 시, 군들에 자연지리적 특성에 맞는 지방공업공장들을 건설하라는 정책적 요구는 결국 주민들의 불만에 부딪치고 있다”면서 “일반 주민 세대에 있을 수 없는 각자나 세멘트(시멘트), 휘발유까지 요구하면서 현금으로 계산해 바쳐야 하기 때문”이라고 덧붙였습니다.
한편, ‘지방발전 20x10 정책’은 지난 1월 15일 최고인민회의 제14기 제10차 회의에서 김정은 총비서가 매년 20개 군에 현대적 공장을 건설해 10년 안에 ‘인민의 물질문화 수준’을 발전시키겠다며 제시한 지침입니다.
에디터 양성원, 웹팀 김상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