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경제, 4년 만에 성장세 “단기간 국면전환 이어갈 것”
2024.07.26
앵커: 북한 경제가 4년 만에 성장세로 돌아섰다는 통계가 나온 가운데 우크라이나 전쟁이 지속될 경우 북러협력 심화로 단기간 북한 경제의 성장세가 이어질 것이란 주장이 제기됐습니다. 김소영 기자가 보도합니다.
한국은행은 25일 내놓은 ‘2023년 북한 경제성장률 추정 결과’ 보고서에서 지난해 북한의 실질 국내총생산(GDP)이 32조 3천 201억 원, 미화 약 230억 달러로 전년 대비 3.1% 늘었다고 추정했습니다.
코로나로 인한 국경 봉쇄와 각종 대북제재 여파로 그 동안 마이너스 성장을 보이던 것에서 4년 만에 성장세로 돌아선 겁니다.
한국은행의 추정치는 공식 통계를 공개하지 않는 북한의 경제 활동에 대한 가장 신뢰할 수 있는 지표 중 하나로 간주됩니다.
북한 경제 성장률은 2022년 0.2%, 2021년 0.1%, 2020년 4.5% 하락했습니다.
북한의 무역량은 2023년 27억7천만 달러로 74.6% 증가했으며, 이후 북한이 국경 통제를 완화하기 시작한 2022년 123.9%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습니다.
하지만 이 수치는 코로나 이전인 2019년의 32억 5천만 달러보다 여전히 낮은 수준입니다.
북한은 지난해 수출 부문에서 금속제품, 가발 등을 중심으로 7년 만에 가장 빠른 증가세인 4.9%를 기록했고, 건설업 부문에서도 주택사업 증가로 2002년 이후 최대치인 8.2% 성장했습니다.
이러한 경제 성장세는 향후 중국과의 무역 추가 성장 가능성, 러시아와의 경제협력 확대 등의 긍정적인 요인으로 지속될 것이란 전망도 나오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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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와 관련해 미 연구기관 한미경제연구소(KEI)의 트로이 스탠가론 선임 국장은 26일 자유아시아방송(RFA)에 농업 생산 증가와 같은 국내 요인을 제외하더라도 러시아와의 무기 및 산업 무역, 중국과의 무역 증가 자체만으로 북한 경제가 3% 이상 성장했을 수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스탠가론 국장은 우크라이나 전쟁의 장기화와 중국의 느슨한 제재 이행으로 단기적으로 북한 경제의 지속적인 성장을 기대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또한 북한의 주요 수입품인 비료와 곡물에 대한 러시아의 지원은 북한 경제 성장을 돕는다고 덧붙였습니다.
그러나 지난 6월 북러정상회담에서 공표한 양국 경제협력이 실질적인 경제 효과를 가져오기 어려울 것이란 의견도 있습니다.
이달 초 한국개발연구원(KDI)이 발표한 ‘북러 경제협력 평가 및 전망 보고서’에서 양국이 고려하는 무역 확대, 나진-하산 프로젝트 재개, 두만강 하구 북러 우정의 다리 신규 건설, 러시아의 북한 관광, 북한 노동자의 러시아 파견 등 다양한 협력 사업 중 북러 경제협력 평가의 핵심인 상업성이 있는 사업은 소수에 불과하다고 지적했습니다.
그러면서 당장 북러 간 경협 사업이 추진된다고 하더라도 일회성 행사 즉, 1년에 2~3차례 이뤄지는 한시적 경제협력에 그칠 가능성이 높다는 설명입니다.
동 연구원의 또 다른 보고서는 북러 간 에너지 부문 협력과 관련해 양국 간 화력발전소 건설과 운영 지원, 원유 공급 재개 및 승리화학공장의 정상화 등을 예상할 수 있지만 이는 오랜 시간 방대한 규모의 예산이 지속적으로 투입돼야 하는 중장기 협력사업으로, 현재의 북러 관계에서는 기대하기 쉽지 않다고 내다봤습니다.
에디터 박정우, 웹편집 김상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