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지방 당국, 능력 있는 간부 채용해 경제 살리려 안간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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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 요즘 북한이 지방경제를 살리기 위해 안간힘을 다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함경북도 당국이 지방 산업 공장에서 실적을 못 내는 간부를 해임하고 돈주나 능력 있는 장사꾼을 간부로 임용하고 있다고 현지 소식통들이 밝혔습니다.

북한 내부 소식 안창규 기자가 보도합니다.

함경북도 청진시의 한 기업소 간부 소식통은 2일 “최근 도와 시에서 운영을 잘 못하거나 실적을 못 내는 지방산업 공장과 책임 간부들에 대한 실태조사를 하고 있다”며 “지방공업을 추켜세워 지방을 변화시키고 자체로 발전할 데 대한 김정은의 방침을 집행하기 위한 조치의 일환이다”라고 자유아시아방송에 전했습니다.

소식통은 “도와 시 당국이 공장 기업소 간부회의 때마다 능력과 실력이 없는 간부들은 스스로 자리를 내놓고 물러나야 한다는 주장을 펴고 있다”며 “중앙에서도 간부학습회와 간부강연회 등을 통해 간부의 수준과 능력이 학력이나 경력에 의해 좌우되는 것이 아니라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소식통은 “실태조사가 끝나면 사업실적을 못 내는 공장 책임 간부들이 다수 물갈이 될 것 같다”면서 “일부 지방산업공장과 기업소는 벌써 지배인 등 책임 간부들이 바뀌고 있다”고 언급했습니다.

소식통은 “청진직물공장의 경우 군대에서 대대장을 하던 여성 제대 군관이 지배인으로 임명(임용)되었다”며 “지배인이 직물에 대해 전혀 모르지만 군대식으로 강력히 내밀어 실적을 내라는 의미인 것 같다”고 주장했습니다.

소식통은 계속해서 “이 사실이 알려지면서 나이가 많거나 운영이 신통치 않은 공장, 기업소 간부들이 긴장하고 있다”며 “일각에서는 이번 실태조사가 당간부들이 뇌물과 뒷돈 등 제 주머니를 채우는 기회로 활용하는 것은 아닌지 우려하고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함경북도 길주군의 한 주민 소식통은 2일 “길주군에서도 제대로 운영되지 않거나 실적을 내지 못하는 공장, 기업소의 지배인들이 한 명씩 새로 임명되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소식통은 “지난주에 대학 졸업증도 없는 40대 남성이 원림시설사업소 지배인으로 임명되었다”며 “새 지배인은 다른 기업소에서 자재조달원을 하던 사람으로 10년 가까이 장사를 크게 한 수완가로 알려져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원림시설사업소는 자기 지역 내 도로와 도로표지판, 분리대 등 도로 관련 시설과 공원, 녹지, 화단, 가로수 등을 관리하는 기업소로 각 지방의 도시미화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는 기업소입니다.

소식통은 “간부 표징(자격)을 갖추지 못한 사람이 지배인으로 임명된 데 대해 원림시설사업소 종업원들도 놀라지만 다른 공장 기업소 간부들 속에서도 뒷말이 많다”며 “간부들은 일단 수완가로 알려진 새 지배인이 과연 군의 도시미화에 어떻게 기여할지 지켜보겠다는 심산이다”라고 강조했습니다.

함경북도 경성군 출신의 한 탈북민은 같은 날 “경성군에서도 2015년경에 못을 생산하는 작은 공장 지배인으로 돈이 많은 교화소(교도소) 출소자를 임명한 적이 있었다”며 “그 사람이 지배인을 오래 하진 못했지만 자기 돈으로 설비를 갱신하고 생산을 늘여 종업원들이 좋아했다”고 말했습니다.

이 탈북민은 그러면서 “북한 함경북도 당국이 지방산업공장을 살리려 안간힘을 다하고 있지만 김정은의 경제정책이 변화하지 않는 한 결코 지방 경제를 이전 수준으로 회복할 수는 없을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기자 안창규, 에디터 오중석, 웹팀 김상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