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외화벌이 잘 되는 기업에 국가자금 대출

서울-김지은 xallsl@rfa.org
2019.04.25
nk_steel_factory_b 남포시 천리마구역에 있는 천리마제강연합기업소 노동자들이 철강을 생산하는 모습.
연합뉴스

앵커: 북한당국이 외화벌이가 잘 되는 일부 기업소에 대해 중앙은행 자금을 대출해주고 있다는 소식입니다. 대출심사기준이 까다로워 대부분의 업체들은 엄두를 못 내지만 외국인을 대상으로 하는 국제관광업체들이 주로 대출 자격을 얻고 있다고 현지소식통들은 밝혔습니다.

북한 내부소식 김지은 기자가 보도합니다.

함경북도의 한 소식통은 23일 “요즘 중앙은행에서 일부 우수업체들을 선정해 국가자금을 대출해 주기로 했다”면서 “선정된 업체들은 대략 5만 달러에서 많게는 10만 달러까지 대출이 가능한데 상환기한이 되면 대출이자를 포함한 원금을 갚아야 한다”고 자유아시아방송에 전했습니다.

소식통은 “중앙은행에서 우수 업소에 국가자금을 대출해 주는 것은 이번이 처음인 것으로 알고있다”면서 “기업소의 신용상태와 상환 가능성 여부를 심사해서 은행이 대출을 시행하는 것은 외국 자본주의 국가나 시장경제를 채택한 중국 등 다른 나라에서나 가능한 것으로 여겼는데 우리 나라에서도 은행대출제도가 시작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습니다.

소식통은 이어서 “요즘 청진시내 기업소들 중에서 중앙은행의 대출심사에 통과해 국가자금이 투입된 업체가 늘고 있다”면서 “하지만 인민(서민)경제와 직결된 기관 기업소들은 대부분 대출 대상에서 탈락하면서 중앙의 대출심사기준에 대한 의혹이 증폭되고 있다”고 언급했습니다.

소식통은 또 “지난 3월 6일 평양에서 열린 제2차 ‘전국 당, 초급선전일꾼대회’에서는 원수님(김정은)이 보낸 서한전문이 발표되었다”면서 “서한에는 경제발전과 인민생활향상보다 더 절박한 혁명임무는 없다고 명시하고 있지만 당국의 정책 현실은 영 딴판으로 흘러가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소식통은 그러면서 “이번에 국가자금을 대출받게 된 기업소는 주로 외국인 관광과 관련된 국제관광업체들”이라면서 “중앙에서는 외화벌이 과제수행 능력만 인정되면 국가자금을 투입해서라도 업체를 전폭적으로 지원한다는 계획”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소식통은 “중앙은행에서 국제관광업체에 국가자금까지 대출하는 것은 국제관광사업에 대한 중앙의 관심과 기대가 어느 정도인지를 보여주는 사례”라면서 “중앙에서는 국제관광업이 외화벌이의 일등공신임을 인정하고 국제관광사업에 모든 힘을 넣고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이와 관련 함경북도 라선시의 한 소식통은 24일 “요즘 중앙은행의 국가자금을 대출 받아 기업 운영을 활성화할 수 있는 좋은 제도가 생겼다”면서 “심사기준이 상당히 까다롭지만 자금을 상환할 수 있는 능력만 담보되면 대출이 가능해 기업소들이 초미의 관심을 보이고 있다”고 자유아시아방송에 전했습니다.

소식통은 “현재 중앙은행의 대출심사기준은 외국 회사로부터 외화 수입을 확실하게 보장받았는지 여부에 달려있다”면서 “이런 점에서 중국관광객을 대상으로 하는 국제관광회사나 외국인 전용 관광호텔과 상점, 카지노와 같은 업체들이 대출심사에서 가장 유리하다”고 지적했습니다.

소식통은 또 “이 같은 대출심사기준 때문에 대출에서 제외된 업체들의 반발도 적지 않다”면서 “말끝마다 인민경제발전과 주민생활 안정에 총력을 기울인다더니 정작 국가자금은 외화벌이가 확실한 관광산업에만 투자하냐며 불만을 토로하고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소식통은 그러면서 “실제로 인민생활과 관련된 생필품 생산공장과 기업소들은 대부분 자금난으로 가동을 멈춘 상태”라면서 “인민생활 향상은 구호만 요란하고 실천은 없는 ‘속 빈 강정’에 불과하다”고 비난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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