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AO “북, 올 겨울 농사 순조롭게 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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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 이번 겨울 북한의 작황 조건이 양호하다는 평가가 나왔습니다. 그러나 북한 농업 전문가는 이번 해 곡물 생산량이 작년과 큰 변화가 없을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자민 앤더슨 기자가 보도합니다.

유엔 산하 식량농업기구(FAO)는 2일 ‘세계정보∙조기경보 북한 국가보고서(GIEWS Country Briefs DPRK)’를 공개했습니다.

보고서는 이번 겨울의 기후 조건이 양호했다며, 2023-2024년 북한의 겨울 농사가 순조롭게 시작됐다고 평가했습니다.

지난해 11월 밀가루와 보리 파종이 완료됐으며, 재배는 6월부터 시작될 것으로 예상했습니다.

보고서는 또한 위성사진 분석을 바탕으로 지난 1월 중순에 중부 및 북동부 농사 지역에 충분한 눈이 내렸는데, 이는 영하의 날씨에 작물을 보호하는 역할을 한다고 설명했습니다.

이어 북한의 겨울과 봄 작물은 전체 연간 생산량의 10%에 불과하지만 여름의 가뭄 기간 동안 주요한 식량원이 된다며, 겨울 파종 작물의 중요성을 강조했습니다.

지난해 12월 한국 농촌 진흥청은 북한의 쌀과 옥수수 등 식량작물 생산량이 전년보다 6.9% 증가한 약 482만 톤으로 추정했습니다.

북한은 지난해 ‘알곡’을 경제 분야에서 반드시 달성해야 할 12개 고지 중 첫번째로 꼽을 만큼 식량 증산에 힘을 기울였습니다.

실제로 조선중앙통신과 노동신문 등 북한 관영매체들은 지난 가을, 전국의 추수 상황을 전하며 연일 ‘전례 없이 좋은 작황’이라고 보도하면서, 높게 쌓아 올린 쌀 포대 더미 사진을 공개하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식량농업기구가 추정한 북한의 연간 필요량인 576만 톤에는 도달하지 못했습니다.

북한 농업 전문가인 제리 넬슨 미주리대 명예교수는 올해 북한의 곡물 생산량 증대에 회의적인 시각을 보였습니다.

그는 7일 자유아시아방송(RFA)에 보낸 전자우편에서 “트랙터와 기계의 공급 상황을 개선하기 위한 당국의 정치적 활동이 있었지만, 연료와 유지보수의 지속적인 한계로 인해 단기적으로는 큰 차이가 없을 것”이라고 내다봤습니다.

그러면서 북한이 작년 생산량을 늘릴 수 있었던 이유는 좋은 기후 덕분이었고, 저조한 기계 보급률, 낮은 비료 가용성, 연료 부족이라는 주요 한계점은 여전히 남아있다고 지적했습니다.

그는 점진적인 지구 기온의 변화에 따라 이모작을 더 늘릴 수는 있겠지만, 이는 결국 심각한 폭풍과 국지적인 홍수, 농작물 피해 및 토양 침식 등의 문제를 야기할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한편 식량농업기구는 지난해 11월 북한을 17년 연속 외부 식량 지원이 필요한 국가로 꼽았습니다.

당시 기구는 북한 내 대다수 인구가 적은 수준의 식량 섭취로 고통 받고 있으며 다양한 식품군을 섭취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또한 지속적인 경제 성장의 약세 속에 식량 안보 상황이 여전히 취약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관측했습니다.

에디터 박정우, 웹팀 이경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