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중학생까지 동원해 가을걷이에 총력

서울-문성휘 xallsl@rfa.org
2017.09.18
barley_harvest_b 평양시에 있는 한 농장에서 조선인민군들이 밀보리를 수확하고 있다 .
사진-연합뉴스 제공

앵커: 북한이 가을걷이를 앞당기기 위해 고등중학교 학생들까지 농촌지원에 내몰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농작물 도둑과 가을걷이용 연료를 빼돌리는 것을 막기 위해 인민군 경무국과 주변 군부대 병사들이 동원했다고 소식통들은 전했습니다.

문성휘 기자가 보도합니다.

8월말 갑작스런 서리피해로 북부 산간지역에서 농작물 피해를 본 북한이 가을걷이를 앞당기기 위해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현지 소식통들이 밝혔습니다. 협동농장들에는 가을걷이용 디젤유를 충분히 보장해주고 있다고 그들은 언급했습니다.

16일 함경북도의 한 소식통은 “감자와 강냉이 가을이 한창인 가운데 오는 20일부터 벼 가을도 시작하라는 농업성의 지시가 내려왔다”며 “밥숟가락 들 힘이 있는 사람들은 모두 농촌을 지원하라는 것이 중앙의 방침(구두지시)이다”라고 말했습니다.

“함경북도의 경우 8월말부터 9월 초 사이에 있은 서리로 연사군 대부분의 협동농장들과 무산군의 일부 협동농장들이 피해를 입었다”며 “옅은 땅속에 묻혀있던 감자도 얼어버릴 정도로 서리피해가 컸다”고 소식통은 덧붙였습니다.

소식통은 “그러나 서리피해가 연사군과 무산군에만 국한돼 함경북도의 알곡 수확량에 크게 영향을 줄 정도는 아니다”라면서 “주로 강냉이를 심는 청진시 이북지역과 벼를 심는 청진시 이남지역의 농사작황은 좋은 편”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이어 소식통은 “혹시나 있을지 모를 서리피해를 막기 위해 청진시 각 대학과 고급중학교 학생들이 모두 농촌지원에 나갔다”며 “늦어도 당 창건일인 10 10일 이전에 벼 가을까지 끝내라는 것이 중앙의 지시”라고 지적했습니다.

이와 관련 17일 자강도의 한 소식통도 “올해 초 가뭄이 심했지만 비료가 넉넉히 공급돼 농사는 아주 잘 되었다”며 “중앙에서 가을걷이를 앞당기기 위해 ‘4호 창고’에 전시예비물자로 비축하고 있던 디젤유를 가을걷이용으로 우선 쓰도록 조치했다”고 말했습니다.

소식통은 “디젤유의 낭비나 빼돌리기를 막기 위해 시 경무국(헌병)에서 직접 유조차를 가지고 협동농장들을 찾아 다니며 공급을 하고 있다”며 “현장의 디젤유 보관과 사용기록은 협동농장 초급당 비서와 노농적위군 대장이 작성한다”고 덧붙였습니다.

그러면서 소식통은 “농작물 도둑을 막기 위해 각 협동농장마다 ‘자위대’가 조직되고 실탄 세발씩 든 38식 보총(소총)까지 지급했다”며 “협동농장 입구에는 현역 군인들이 파견돼 농작물이 빠져나가지 못하도록 감시하고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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