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 파견 북한 근로자 폐쇄환경에 불만
2016.03.04
앵커: 중국 동북지방에 파견된 일부 북한 근로자들이 열악한 노동 환경에 불만을 느끼고 간부들에게 항의하는 사례도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정영기자가 보도합니다.
외출금지, 임금체불, 충성자금 압박 등은 중국에 파견된 북한 근로자들이 겪고 있는 대표적인 비인권적인 처우로 알려졌습니다.
이와 관련해 중국 길림성 도문 지방의 한 조선족 상인은 4일 자유아시아방송과의 전화통화에서 “최근 북한에서 들어온 20대 여성근로자는 외출을 금지시키고 있는 북한 관리들과 한판 다투고 짐을 싸가지고 돌아가 버린 사건이 있었다”고 밝혔습니다.
조선족 소식통: 28살난 처녀애가 중국에 일하러 왔는데, 오직 먹고 자고 통제 속에서 살아가고 밖을 내다보지도 못하게 하니까, 여기서 살기 힘들다고 하면서 집에 가겠다고 항의하고 다시 들어갔대요.
소식통은 “이 여성 근로자가 일하던 의류 공장에는 현재도 100여명의 북한 노동자들이 일하고 있는데, 이들을 통제하는 북한 행정직원은 5명이나 된다”고 말했습니다.
이 노동자들은 하루 작업을 마치면 공장 안에 있는 합숙소로 이동하여 식사하고 휴식을 취하는 등 외부와 완전 격리된 생활을 하고 있으며, 이러한 생활에 염증을 느낀 북한 근로자들이 적지 않다고 소식통은 전했습니다.
소식통은 “과거 북한 여성 노동자들은 시키는 대로 고분고분했지만, 이 여성이 간부들에게 대드는 것을 보고 같이 일하던 중국 직원들도 크게 놀라는 눈치였다”면서 “그 여성에게 든든한 ‘빽’이 없으면 하기 어려운 행동이었을 것이다”고 말했습니다.
이 소식통은 이외에도 “현재 북한 근로자들은 장시간 연장 작업에 시달리고, 갖가지 명목으로 떼이는 월급에 대해서도 불만이 많다”고 전했습니다.
조선족 소식통: 예를 들어 월급이 중국 돈 100원이라고 하면 보통 60원을 국가에 들어간다고 해요. 40%로 가지고 거기서 생활하고 있지만, 돈이 있어도 쓸 데가 없지요.
북한 근로자들은 매달 2,000위안($300) 정도 지급받는 것으로 알려졌지만, 북한 당국은 월급 외에도 보험과 적금 명목으로 추가로 공제한다는 것입니다.
얼마 전 해외 북한 근로자 실태를 조사하기 위해 동북지방을 방문했던 남한의 한 대학교 교수도 “중국에 나와 있는 북한 여성 근로자들은 감옥과 같은 생활을 하고 있다”면서 “수입의 약 70%를 국가에 상납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중국 료녕성 동강 지방에 나온 북한 여성들 사정에 대해 잘 아는 또 다른 중국소식통도 “이곳에서도 북한 근로자들이 뻔질나게 야간작업을 시키는 당국의 처사에 항의하는 사례가 여러 건 발생했던 것으로 안다”고 말했습니다.
소식통은 “북한 당국이 노동자들의 대우를 개선해준다고 노래도 부르고 춤도 추게 하는 등 과외생활도 시키고 있지만, 노동자들이 자발적으로 하는 행동은 아니었다”고 말했습니다.
남한의 북한인권정보센터에 따르면 북한은 중국 러시아 중동 아프리카 등 전 세계 40여 개 나라에 근로자 5만여 명을 파견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