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경찰, 뇌물·갈취로 재정난 타개”

워싱턴-양희정 yangh@rfa.org
2019-1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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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란 제복을 입은 북한 평안남도 검문소의 교통보안원. 2011년 1월 촬영.
파란 제복을 입은 북한 평안남도 검문소의 교통보안원. 2011년 1월 촬영.
/아시아프레스 제공

앵커: 북한 보안기관들이 치안 유지는 등한시한 채 대북제재로 인한 재정난 타개를 위해 ‘조직적인’ 주민 착취에 나서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양희정 기자가 전해 드립니다.

국가안전보위부, 인민무력부와 함께 북한 김정은 정권의 3대 체제 보위기구인 인민보안성도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대북 경제제재로 심각한 외화 부족에 시달리고 있다고 일본 아시아프레스 오사카 사무소의 이시마루 지로 대표가 11일 자유아시아방송(RFA)에 밝혔습니다.

이시마루 대표: 보안성도 산하에 여러 기업체를 운영해 왔습니다. 그건 군대도 그렇고, 다른 보위기관도 마찬가지인데 특히 보안기관은 장거리 버스 운영 같은 기업소를 만들어서 돈벌이 자금을 만들기 위해 그런 회사를 운영해 왔습니다만, 아시다시피 북한이 제재로 인해 시장도 침체되고, 원자재 수입이 많이 줄어 들었고, 당연히 보안 기관에서도 말단에서는 자금난이 생길 수 밖에 없다… 이런 구조가 있습니다.

이시마루 대표는 한국의 경찰에 해당하는 보안기관은 김정은 정권 유지에 필수적인 기관임에도 불구하고 중앙의 보안성에서 운영에 필요한 자금이나 식량, 제복 등을 지방 하부조직까지 제공하지 못하고 있다는 함경북도 무산시 내부 취재협조자의 말을 전했습니다.

군 단위의 보안부에서 주민 단속 등에 나서는 현장 보안원들이 단속을 무마해 준 대가로 받은 현금이나 물품을 운영자금으로 사용하고 있다는 설명입니다.

따라서 최근 보안기관의 감찰과와 교통과 소속 보안원들이 조직의 운영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조직적이고 공공연하게’ 뇌물을 받아내거나 갈취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이시마루 대표: 그런데 사실상 지방에 내려가면 보안기관이 현금을 만들 수 있는 방법이 제한돼 있습니다. 뇌물을 요구하거나 아니면 공갈 같은 식으로 기업소 그리고 기관에 대해 돈을 요구하는 방법…

중앙으로부터 운영자금을 받지 못해 자금이 고갈된 량강도 혜산시 제지공장의 경우 원자재인 목재를 개인에게 불법으로 판매한 것이 감찰과에 발각되면서 보안기관에 연료 100킬로그램을 제공하고 무마시켰다고 이시마루 대표는 설명했습니다.

또 다른 기업소는 보안기관에서 사용하는 주민등록용 컴퓨터의 교체 비용을 지불하기도 했다고 량강도 현지 내부 취재 협조자를 인용해 이시마루 대표가 전했습니다.

교통과의 경우 버스나 트럭 등의 차량 면허증이나 이동 허가증 발행 과정에서 노골적으로 돈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혜산시 교통과의 경우 개인이 자동차를 소유하지 못하는 북한에서 사실상 개인 소유인데 무역회사 등에 등록한 차량의 ‘단속 대상 목록’을 작성하고 있다고 량강도 내부 취재 협조자는 전했습니다.

혜산의 한 주민이 건축설계회사 소유로 등록된 10톤 트럭을 이용해 혜산과 함흥 사이를 한 달에 6번 왕복하며 짐을 날라 개인 소득을 올리는 대가로 보안부 교통과에 매달 중국돈 1000위안, 미화 140여 달러를 뇌물로 바치고 있다는 증언도 나왔습니다.

개인 소유가 인정되는 오토바이의 경우는 북한돈 10만원에 불과한 면허 등록료를 규정의 50배까지 받기도 한다고 이시마루 대표는 덧붙였습니다.

한편, 평안북도의 주민 소식통은 이날 자유아시아방송(RFA)에 연말이 가까워오면서 상부에 자금을 바쳐야 하는 하부 보안기관의 주민 단속이 더 심해질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교통보안원은 운송장 보유나 과적재 여부는 물론 차량의 청결상태까지도 단속할 수 있다고 그는 지적했습니다.

교통보안원이 차량을 보내 주지 않고 초소에서 오래 지체시키면 영업 손실이 크기 때문에 택시·버스·짐차·트럭 운전사들은 울며 겨자먹기 식으로 차에서 기름을 빼서라도 뇌물을 주려 한다고 이 소식통은 설명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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