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로열 패밀리룩] ① 김주애의 왕조 패션

워싱턴-박재우 parkja@rfa.org
2024.02.07
[북한 로열 패밀리룩] ① 김주애의 왕조 패션 2023년 11월 30일 항공절을 맞아 공군 사령부를 방문해 시위 비행을 참관한 북한 김정은과 딸 주애.
/연합뉴스·조선중앙통신

앵커: 정치인들에게 패션은 정체성과 권력을 나타내는 중요한 수단입니다. 북한에서도 예외는 아닌데요. 자유아시아방송은 두 편에 걸쳐 평양 최고위층 여성들의 패션을 분석하려고 합니다. 첫 번째 보도에서는 김정은 노동당 총비서의 딸 김주애의 패션에 담긴 의미를 알아볼 예정입니다. 박재우 기자가 보도합니다.

 

로렌 로트먼(Lauren A. Rothman) 스타일리스트(한국에서는 맵시 가꿈이라고도 불리는)는 미국 워싱턴에서 연예인, 기업인, 정치인들에게 조언을 전하는 전문가입니다.

 

특히 출마를 고려하고 있는 정치인들에 어떤 옷을 입어야 좋을지, 특정 의미를 전달하기 위해선 어떤 장신구를 해야할지 등 개개인에 맞는 조언을 전문적으로 전하는 일을 하고 있습니다.

 

로트먼 씨가 관리한 대표적 정치인에 대해서는 고객보호를 위한 기밀이라며 공개하진 않았습니다.

 

북한 최고위층 여성들의 패션에 어떤 의미가 있을지 분석해달라는 자유아시아방송(RFA)의 요청에 로트먼 씨는 지난달 25일 흔쾌히 인터뷰에 응했습니다.

 

먼저 로트먼 씨는 RFA가 제공한 10장의 사진을 보고 김정은 북한 노동당 총비서의 딸 김주애의 패션에 대해 분석했습니다.

 

그는 김주애의 스타일 선택과 변화는 정치적인 의사소통의 일부로 활용되고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지난달 25일 진행된 로렌 로트먼 씨의 인터뷰. /RFA Video by 유형준

 

김주애 패션은 조용한 힘의 상징

 

로트먼 씨는 김주애 의상에서 권위를 물려받았다는 인상을 받았다고 분석했습니다.

 

최근 한국 국가정보원은 김 총비서의 후계자로 딸 김주애가 유력하다고 판단한 바 있는데 의상에서도 나타난 겁니다.

 

로트먼 씨: 저는 이 사진들을 통해 그녀가 발산하는 조용한 힘을 느꼈습니다. 특히 흰색 패딩(동복)을 입은 소녀가 어두운색의 재킷이나 코트를 입은 모습으로 변화하는 과정에서, 이를 레거시 패션으로 부를 수 있는 면모를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그녀가 패션을 통해 자신의 권력을 어떻게 드러내고 있는지도 볼 수 있습니다.

 

레거시는 영어로 유산을 뜻하는데, 권력승계라고 해석할 수 있습니다.

 

북한 관영매체가 공개한 사진에서 김주애는 선글라스를 착용하고, 가죽 재킷을 입으며, 모피를 걸친 모습이 담겼습니다. 로트먼 씨는 이 사진들은 엄청난 힘을 내포하고 있다고 설명합니다.

 

또 사진 속에서 김주애를 더 성숙하게 보이게 하는 연출은 시대를 초월한 듯한 느낌을 줘, 상당히 정치적인 연출이라고 할 수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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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 11월 18일 화성-17형 발사장에서 김주애의 처음 등장 당시 모습. /연합뉴스·조선중앙통신

 

의상에서 나타난 백두혈통’?

 

김주애는 2022년 11월 18일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화성-17형 발사장에서 처음 등장했는데, 당시 흰색 패딩을 입고 수수한 모습으로 등장했습니다.

 

이에 대해서 로트먼 씨는 첫 등장은 강렬한 흰색의 사용으로 순수함과 젊음을 강조했다라며 이후 사진에서는 검은색과 어두운 색상의 변화가 관찰되는 것은 정치적으로 보이고, 권력의 상징으로 풀이된다고 말했습니다.

 

정치인들이나 대중 앞에 서는 이들에게 흰색 의상은 관리가 까다롭기 때문에 젊음, 부드러움, 순수함을 강조할 때만 쓰인다고 설명했습니다.

 

북한은 백두산 '삼지연'을 김일성의 항일 투쟁과 김정일의 출생지로 주장하며 백두혈통의 순수성과 이를 통한 세습 권력의 정당성을 강조합니다.

 

이는 3대에 걸친 권력 세습을 정당화하는 데 핵심적인 역할을 하는데 여기서 가장 중요한 요소는 '순수혈통'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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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딸 주애와 함께 2023년 8월 27일 북한 해군절(8.28)을 맞아 해군사령부를 방문해 장병들을 축하 격려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보도했다. /연합뉴스·조선중앙통신

 

로트먼 씨는 김주애의 해군 사령부 방문 당시 금색 단추가 달린 하얀색 재킷을 착용한 사진을 언급하며, 이는 군과의 연결을 강조하고 패션을 통해 정치적 의미를 전달하고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아울러 가끔 김주애가 김 총비서와 비슷한 옷과 모자, 장신구를 하고 있는 것과 관련해선 이같이 말했습니다.

 

로트먼 씨: 이는 두 사람의 연결고리를 만드는 것이고 이 두 사람이 '하나'라는 메시지를 비언어적으로 전달하고 있는 것입니다. 이것은 레거시 패션의 일부라고 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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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 총비서가 딸 김주애와 함께 관천닭공장을 현지지도하고 있는 모습. 김주애가 입고 있는 옷이 프랑스 명품 ‘크리스찬 디올 후드 다운 다켓’. /연합뉴스·조선중앙통신

 

·내외에 전달하려는 메시지

 

김주애의 의상은 북한 대·내외에서 관심을 끌고 있습니다.

 

김주애가 몇차례 공개 행사에서 프랑스 명품 브랜드 ‘크리스찬 디올’의 ‘키즈 후드 다운 재킷’을 착용한 모습이 포착되자 해외 언론에선 식량난에 시달리는 북한 주민들의 경제사정과 대비된다는 비판이 나오기도 했습니다.

 

김주애의 의상이 전세계적인 관심을 받음에 따라, 이를 통해 북한이 대내외적인 의도를 드러내고 있다는 분석도 제기됩니다.

 

로트먼 씨는 김주애에게 의상 조력자가 있을 것으로 보느냐는 질문에 숨은 의미가 있는 의상을 봤을 때 도움이 필요할 것이라며 그것이 내가 이들의 패션을 레거시 패션 또는 왕조 패션이라고 부르는 이유라고 설명했습니다.

 

의상 선택과 관련해, 사용된 옷이 기존의 의상일 수도 있고 새로운 의상일 수도 있지만, 의도적인 선택이 아니었다 하더라도, 무의식적으로 내재된 ''을 표현할 수 있는 옷을 선택했을 것이라고 설명합니다.

 

로트먼 씨는 대외적으론 부드러운 가족적인 모습을 연출하려는 모습이고 대내적으로는 강력한 힘으로서 주민들에 국가 운영의 존재감을 상징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습니다.

 

로트먼 씨: 미국과 다른 국가들에서 그런 것처럼 가족을 공개적으로 보여준다면 외교적으로 부드러운 이미지를 만들 수 있습니다. 또 북한 내부에 비춰지는 의미는 무한한 힘이라고 생각합니다. 이 사진들이 보여주는 것은 그들의 힘은 영원하다는 것입니다. 제가 보는 많은 사진들은 겉옷 또는 재킷에서 국가를 운영하는 이의 존재감을 나타내고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김 총비서의 패션에 대한 질문에는, 그가 매번 입는 더블 코트, 재킷, 마오 재킷 등 맞춤형 의상이 '왕조'를 연상시키는 의도적인 선택으로 보인다고 지적했습니다. 이러한 의상 선택은 보는 이들로 하여금 그 자체가 '강한 힘'을 상징한다고 덧붙였습니다.

 

에디터 박정우, 웹팀 이경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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