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약초 수출 감소로 외화난 가중
2019.04.26
앵커: 북한의 외화벌이 효자 품목 중 하나인 약초 수출이 크게 위축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중국의 전통 의술인 중의원을 찾는 환자들이 줄어들면서 중국에서의 약초 수요가 감소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현지 소식통들은 밝혔습니다.
김준호 기자가 보도합니다.
중국 변경도시의 한 대북 소식통은 24일 “중국인들 속에서 전통 중의원(한의원) 보다는 양의원을 선호하는 현상이 눈에 띠게 나타나고 있다”면서 “이런 현상 때문에 중국에서의 조선 약초 수요가 크게 줄어들고 있다”고 자유아시아방송(RFA)에 전했습니다.
소식통은 그러면서 “중국에서 활동하는 북조선 무역 주재원들은 약초를 조금이라도 더 팔기 위해 동분서주하고 있지만 중의원(한의원) 환자수가 줄어들어 약재 수요가 감소한 탓에 수입상들이 약초 수입에 난색을 표하고 있어 무역주재원들의 애를 태우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소식통은 또 “2000년대 중반 까지만 해도 인삼을 비롯한 북조선 약재에 대한 중국인들의 인기가 대단했었으나 지금은 중국 동북지방(랴오닝성, 지린성)에서 인삼을 대대적으로 재배하는 바람에 북조선 인삼과 홍삼은 가격 경쟁에서 크게 밀리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소식통은 이어서 “인삼판매량이 급감한데다 중국에서 중의원을 찾던 환자들이 양의원에 몰리기 시작하면서 약재 수요마저 떨어져 북조선의 대표적인 외화벌이 품목이던 약재 수출에 경고등이 켜진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이와 관련 중국 옌지의 한 약재상은 “북조선 약초를 수입해 보면 품질관리가 제대로 되어있지 않아 선별과 재처리 과정을 다시 거쳐야 한다”면서 “이물질이 많이 섞여 있는데다 여러가지 약초와 잡초 말린 것들이 함께 섞여 있기 때문에 선별 작업은 필수적이고 건조도 제대로 되어있지 않아 다시 말려야 약재로 쓸 수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소식통은 “중의원 의사들은 북조선에서 여러 차례 핵실험을 했기 때문에 약초가 방사능에 오염되었을 가능성도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면서 “가뜩이나 중의원에서 약처방을 받는 환자들이 줄어들었는데 의사들 속에서 조선 약초 기피현상까지 나타나면서 북조선 약초 수출에 비상이 걸린 것”이라고 언급했습니다.
소식통은 이어서 “2000년 대 초반 한때 중국에서 북조선 약초는 없어서 못 팔 정도로 인기가 있었다”면서 “그 당시 약초 수출로 막대한 외화수입을 올린 무역회사들이 약초와 잡초를 마구잡이식으로 수집해 경쟁적으로 수출에 나선 것이 북조선 약초에 대한 신뢰를 떨어뜨리는 원인이 되었다”고 주장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