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노동자들 러시아서 귀국…제재이행?

워싱턴-이경하 rheek@rfa.org
2018-07-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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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6월29일 러시아 현지시각 오후 3시 경 블라디보스톡 국제공항에서 북한 건설 노동자 50~60여명이 평양행 고려항공 TU-204기종을 타기 위해 수속하는 모습.
지난 6월29일 러시아 현지시각 오후 3시 경 블라디보스톡 국제공항에서 북한 건설 노동자 50~60여명이 평양행 고려항공 TU-204기종을 타기 위해 수속하는 모습.
사진-이신욱 교수 제공

앵커: 최근 북한 건설 노동자들 수십명이 러시아 국제공항에서 평양으로 귀국하는 모습이 포착됐습니다. 러시아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대북제재 결의를 철저히 이행하는 모습인지 눈길을 끌고 있습니다. 이경하 기자가 보도합니다.

지난 6월29일 러시아 현지시각 오후 3시 경 블라디보스톡 국제공항에서 북한 건설 노동자 5~60여명이 평양행 고려항공 TU-204기종을 타기 위해 수속하는 모습을 한국의 이신욱 동아대학교 교수가 목격했습니다. (사진 참고)

고려항공 출국 안내문.
고려항공 출국 안내문. 사진-이신욱 교수 제공

이신욱 교수: 지난 29일 블라디보스톡에서 부산으로 가는 항공편을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오후 3시30분께 북한 근로자 5~60명이 공항에 있었습니다. 짐을 1인당 2~30kg 이상씩 가지고 있었고요. 가슴에는 김일성, 김정은 뱃지를 달고 있었습니다. 감시를 하는 사람이 3~4명이 있었습니다.

그러면서 이 교수는 북한 노동자들에게 사진을 찍자고 제안하자 “앞으로 더 좋은 시절이 올 것인데 사진은 나중에 찍자”고 말했다면서, 감시조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북한 노동자들이 스스럼없이 자유로운 분위기에서 대화를 나눴다고 밝혔습니다.

평양행 고려항공 TU-204기종.
평양행 고려항공 TU-204기종. 사진-이신욱 교수 제공

이신욱 교수: 특히 북한 근로자들이나 감시자들의 특별한 제지 행위도 없었습니다. 남북 화해 분위기를 느낄 수 있었습니다. 남북 관계의 화해 분위기처럼 민간에서도 훈풍이 불고 있는 것 같습니다.

제재 여부와 관련해서 이 교수는 북한 노동자들이 평양으로 출국하는 장면만 목격했다면서, 단순히 노동자의 정기 순환 개념의 귀국일 수 있어 확실히 러시아의 제재 준수와 연관시키기는 어렵다고 밝혔습니다.

하지만 그는 기본적으로 이렇게 노동자들이 북한으로 대거 귀국하는 모습 등을 고려할 때 그래도 러시아가 ‘제재 위반’ 보다는 오히려 ‘제재 이행’에 무게를 싣는 입장에 가깝다고 분석했습니다.

이와 관련 란코프 교수도 2일 자유아시아방송(RFA)에 “이번 북한 노동자들의 귀국 모습은 강제 귀국은 아니다”라며 “계약 기간이 만료돼 연장을 받지 못해 귀국한 것으로 본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그는 “유엔 안보리 대북제재에 의해 러시아 내 북한 노동자들은 (작년 말 기준으로) 모두 다 24개월 이내 귀국해야 한다”며 “그렇기 때문에 기본적인 원칙은 러시아가 새로운 북한 노동자들의 입국을 허락하지 않고, 지금 러시아 내 북한 노동자들을 귀국시키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실제 러시아는 안보리 대북 제재 결의를 이행하는 차원에서 지난해 9월을 기점으로 추가로 북한 노동자들을 받아들이지 않고, 기존 계약에 따라 일하는 북한 노동자들은 2019년 말까지 모두 송환시킨다는 방침을 정했습니다.

특히 란코프 교수는 러시아는 현재 미국과 무역전쟁을 하고 있는 중국과 달리 대북제재를 위반할 가능성이 낮다고 분석했습니다.

이번 러시아 내 북한 노동자 귀국과 관련한 2일 자유아시아방송(RFA)의 문의에 러시아 외무부와 유엔 주재 러시아 대표부는 아무런 답변도 하지 않았습니다.

한편, 유엔 안보리는 지난해 12월 22일 북한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급 장거리 미사일 '화성-15형' 발사에 대한 대응으로 북한 해외 노동자들을 2019년 말까지 모두 송환하도록 규정한 새로운 대북 제재 결의 2397호를 채택한 바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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