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업전문가 “공급부족 시달리는 북, 풍년은 과장”
2024.11.04
앵커: 북한이 올가을 풍년 소식을 전하며 최고수확년도 수준을 넘어서는 성과를 기록했다고 밝혔습니다. 하지만 북한 농업 전문가는 이는 과장이라고 평가했습니다. 김지수 기자입니다.
북한 조선중앙통신은 4일 함경북도에서 ‘다수확’의 소식이 매일 전해지고 있다고 보도했습니다.
매체는 함경북도의 올해 농사가 최고수확년도수준을 돌파했다며 쌀가마를 쌓아올린 사진과 함께 결산분배 모임 현장을 공개했습니다.
또 노동신문을 통해 지난 2일, 사회주의농촌 어디를 가나 다수확의 열의가 거세차게 분출되고 있다고 보도했고, 지난달 29일에는 작년에 이어 올해 농사가 또다시 최고수확년도 수준을 넘어서는 성과를 이룩했다고 자랑했습니다.
앞서 미국 농무부(USDA)는 ‘2024/2025 북한의 계절별 수확량 전망 및 강우·홍수 관련 분석 보고서(North Korea MY 2024/25 Seasonal Crop Outlook and Excess Rainfall and Flood-Related Analysis)를 발간하고 올해 북한의 작황은 지난해와 비슷한 수준이라고 예상했습니다.
농무부는 그러나, 현장검증이 부족해 작물 생산 및 상태를 정확하게 평가하고 예측하는 것이 어렵고 중국으로부터의 각종 농사 관련 수입량에 영향을 받기 때문에 북한의 식량 생산과 식량 안보 전망에는 불확실성이 있다고 밝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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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풍년 작황’ 선전과는 달리 주민들은 여전히 만성 식량난에 시달리고 있습니다.
유엔식량농업기구(FAO)는 지난 7월 발표한 ‘작황 전망과 식량 상황 보고서’를 통해 북한을 식량 부족 국가로 분류하고 외부 식량 지원이 필요한 45개국에 포함시킨 바 있습니다.
이런 가운데 최근 아일랜드 인도주의 단체 '컨선월드와이드'와 독일 '세계기아원조'가 공개한 '2024 세계 기아 지수' 보고서에 따르면 북한은 세계에서 기아 상태가 가장 심각한 10개국 중 한 곳으로 꼽혔습니다.
보고서는 또 북한이 심각한 기아에 직면해 있다고 우려하면서 북한의 기아 상태가 크게 악화된 현재, 인구의 절반 이상이 영양부족 상태라고 지적했습니다.
탈북민 출신 북한 농업 전문가로 RFA와 주간 프로그램에 참여하고 있는 조현 굿파머스 연구소장은 “예년에 없는 풍년”이라는 북한의 말은 과장이라고 평가했습니다.
[조현 굿파머스 연구소장] 식량 가격도 예년에 없이 최고 가격으로 뛰어올랐어요. 시장에 쌀이나 옥수수 가격이 상승하는 것으로 봐서는 실제 식량 사정이 그렇게 좋지 못한 것 같습니다. 물론 식량 가격이 뛰어오른 것은 환율의 문제도 있지만, 실질적으로 공급의 부족도 있거든요. 그만큼 북한의 식량이 부족하다… 예년에 없는 풍년이 아니라는 거죠.
한편 지난 7월 북한을 방문한 취둥위 유엔식량농업기구(FAO) 사무총장은 북한에 농식품 체계와 관련한 많은 기술 전문성을 지원할 준비가 돼 있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그리고 지난달,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대북제재위원회는 북한에 농기구와 전자기기를 지원하게 해달라는 유엔식량농업기구(FAO)의 요청을 승인했습니다.
여기에는 1만8천500달러 어치의 55톤 비료도 포함됐는데, 단일 품목 중 가장 높은 금액입니다.
에디터 이상민, 웹편집 이경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