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내 달러 환율 이번 주 급등
2024.11.22
앵커: 최근 북한에서 달러 환율이 대폭 상승하면서 일부 주민들이 혼란에 빠진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북한 내부소식, 김지은 기자가 보도합니다.
북한에서 모든 물가의 기준은 달러 환율입니다. 달러 환율에 따라 전반적인 시장 물가가 달라지기 때문에 주민들도 달러 환율에 대해서는 예민하게 반응하고 있다고 현지 소식통들은 전했습니다.
함경북도의 한 주민 소식통(신변안전 위해 익명요청)은 20일 “17일부터 달러 환율이 대폭 올랐다”면서 “당에서 환율안정에 안간힘을 쓰는 지라 현 상황을 미처 예상하지 못한 무역 일꾼들은 당황하고 있는 실정”이라고 전했습니다.
소식통은 “요즘 달러 환율이 갑자기 100달러당 (북한돈) 240만원까지 뛰었다”면서 “올 초 조-중 관계가 완화되고 국가무역이 활성화 될 것으로 예상되면서 한때 100달러당 200만원까지 오른 적이 있으나 240만원 대로 치솟기는 처음”이라고 지적했습니다.
또 그는 “청진시내 많은 공장들이 자재부족으로 멈춰서고 극히 일부 공장만이 가동되고 있는 실정”이라면서 “특히 학생용 가방공장이나 신발공장이 가동 중인데 이 공장 노동자들의 한 달 로임총액(월급)은 20만원(시중환율 환산시 8.3달러, 국가환율 환산시 22.5 달러) 정도”라고 설명했습니다.
이어 “그런데 달러환율이 오르면서 생활에 필요한 식량과 의류 등 모든 물가가 동시에 오르는 추세”라면서 “가동하는 공장의 노동자들이 생산을 통해 1년에 겨우 100달러를 벌게 되는 데 그것으로 생활을 영위할 수 없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당국이 올해 초부터 환율안정을 조성한다며 주민들에게 엄포도 놓고 포고문도 발포했지만 결국 환율상승이 현실이 되었다”면서 “환율시장을 국가가 강제하려는 발상자체가 잘못이라는 것을 현재 상황이 잘 보여주고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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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와 관련 평안북도의 한 주민 소식통(신변안전을 위해 익명요청)은 같은 날 “며칠 전부터 오르기 시작한 환율이 드디어 (100달러 기준) 240만원(북한돈)대를 찍었다”면서 “이 상황이 계속된다면 12월 말에는 300만원대를 훌쩍 넘을 것으로 짐작한다”고 자유아시아방송에 전했습니다.
소식통은 “건설 노동자들이나 생산공장의 종업원들이 12개월을 하루의 결석도 없이 출근해야 겨우 1년에 100달러를 벌까말까한 황당한 상황이 조성되었다”면서 “당에서 올해 초부터 바로잡겠다던 환율(안정화 정책)은 물거품이 되고 말았다”고 덧붙였습니다.
또 “그동안 당에서 나라가 변하고 흥하는 시대를 보다 확실하고 변혁적인 성과들로 장식하기 위해 나서는 중요한 문제가 환율안정이라고 강조했다”면서 “환율이 오를 것이라는 유언비어를 절대 믿지 말라던 (당국의)선동이 현실이 된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북한 당국은 올해 초 환율안정을 저해하는 것은 명백히 공화국법에 대한 도전이며 국가의 존립과 경제발전을 가로막는 역적행위이며 어떻게 하나 우리(북한)를 질식시키기 위해 악랄하게 책동하고 있는 적들을 도와주는 용납 못할 이적 행위라고 선포했습니다.
그러면서 “당에서 ‘환률제정과 조정을 과학적으로 신축성있게 진행하여 민족화폐의 가치를 안정시켜야 한다’는 내용의 원수님(김정은)의 방침지시를 수차 포치했다”면서 “하지만 그 지시는 환율이 (100달러 기준) 240만원대까지 치솟는 지금 무용지물이 되고 말았다”고 이 소식통은 덧붙였습니다.
북한 당국은 올해 3월 환율안정사업에 대한 내각 행정명령 제1 호와 이것을 정확히 집행하기 위한 해당 기관들의 공동지시 제10호를 시달하고 4 월 5일에는 포고 《국가의 통제권밖에서 물자를 류통시키거나 외화를 암거매하는 행위를 절대로 하지 말데 대하여》 를 하달한 바 있습니다.
한편 2009년 화폐개혁 이후 북한 시장 환율은(코로나 봉쇄 기간 제외) 1달러에 8천원대를 유지했지만, 2023년 10월 공장 노동자의 기존 월급(1,800~2,300원,0.2 ~ 0.3달러)이 약 20배 인상된 후부터 시장 환율은 1달러에 9천원대로 올랐습니다.
앞서 평양 내 한 소식통(신변안전 위해 익명요청)에 따르면 이달 초 자유아시아방송에 “시범 도입했던 공장노동자의 로임인상이 전국에 도입된 (올해) 4월 이후부터 평양시장 달러 환율이 (9천원대에서) 1만 3천원(6~7월)-1만 7천원(8~10월)까지 급등했는데, 이달 초 2만원대 넘어섰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서울에서 RFA 자유아시아방송 김지은입니다.
에디터 양성원, 웹편집 김상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