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주민들, 방독 덧옷을 비옷으로 사용

서울-문성휘 xallsl@rfa.org
2024.11.27
북 주민들, 방독 덧옷을 비옷으로 사용 북한 당국이 19일 함경북도에 보급한 핵무기 및 생화학무기 오염지역 극복용 방독덧옷과 사용설명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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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북한 당국이 지난 5도시의 가정들에 보급한 반 핵반 생화학 방독 덧옷이 올 여름 비옷 대용으로 사용되다 대부분 소실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북한 내부소식문성휘 기자가 보도합니다.

 

북한 당중앙군사위원회, 노동당 민방위부가 11월 초부터 시작한 양강도의 민방위 검열이 23일에 마무리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검열총화에서 양강도는 유사시 핵무기 방어를 위한 준비가 전혀 되어있지 않은 것으로 평가되었다고 복수의 양강도 현지 소식통들이 전했습니다.

 

양강도 민방위 부문의 한 소식통(신변안전 위해 익명요청) 24 “지난 4일부터 시작된 양강도 민방위 부문에 대한 당중앙 군사위원회중앙당 민방위부 합동검열이 23총화회의로 끝을 맺었다”며 “총화회의에는 양강도당 책임비서와 조직비서양강도당 비서급 비준 간부들양강도당 민방위부 간부들과 양강도의 시군 당 책임비서민방위부장들이 참가했다”고 밝혔습니다.  

 

“총화회의에서 양강도는 전쟁준비가 매우 부실한데다 양강도의 소재지인 혜산시는 핵공격에 대비한 주민방어체계가 전혀 갖추어지지 않은 것으로 평가되었다”며 “양강도 간부들은 혜산시가 중국 장백현과 마주하고 있는 국경도시여서 유사시 적들이 핵공격을 못 할 것이라는 안일한 생각에 사로잡혀 있었다는 점을 검열성원들이 강하게 비판했다”고 소식통은 설명했습니다.

 

소식통은 “양강도의 소재지인 혜산시는 유사시 적들의 핵생화학 무기 공격에 대비한 주민대피용 방공호 공사가 30년째 단 한걸음도 진전을 못 보고 있다는 비판이 있었다”면서 “특히 적들의 핵생화학 무기 공격을 극복하기 위해 국가가 주민 가정들에 보급한 방독 덧옷이 절반 넘게 소실된 문제를 검열성원들은 강하게 질타했다”고 덧붙였습니다.  

 

북한 당국은 올해 5유사시 적들의 핵과 생화학 무기 공격에 대비한다면서 도시의 매 가정 세대들에 방독 덧옷을 한 벌씩 공급했습니다방독 덧옷은 너비 1m, 길이 1.5m로 만든 비닐 박막 형태의 덧옷인데 양쪽 끝에 끈이 달려있어 신속하게 몸을 감쌀 수 있게 제작되었습니다.

 

방독 덧옷은 아직 지방엔 보급되지 않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도시에도 매 가정에 한벌씩만 공급돼 가족들 모두가 착용하지 못하는 실정으로 도시에 먼저 보급이 끝나야 농촌에도 보급될 수 있을 전망입니다. 

 

 소식통은 5월 달에 도시의 매 가정들에 팔아 준(돈을 받고 나눠준방독 덧옷이 6개월만에 절반 넘게 사라졌다”며 “당시 중앙에서 도시의 매 가정들을 상대로 방독 덧옷을 의무적으로 나누어 주고 강제로 돈을 거두어들여 주민들로부터 매우 큰 비난을 받았다”고 강조했습니다.

 

“방독 덧옷 한 벌의 가격은 1 7천원인데 올해 5월의 (북한환율로 따지면 미화 2달라로 턱없이 비쌌다”는 것이 소식통의 설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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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역요원들이 방호복을 입고 소독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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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와 관련 양강도의 한 간부 소식통(신변안전 위해 익명요청) 26 “이번 당중앙군사위원회중앙당 민방위부 합동검열은 전국이 아닌 양강도만을 표적으로 삼은 집중 검열이었다”며 “지난 10월에 제기된 방독 덧옷 문제가 양강도의 민방위 검열을 야기했다”고 밝혔습니다.

 

소식통은 “지난 10 12일에 중앙당 민방위부에서 내려와 기습적으로 혜산시 가정들을 상대로 민방위 비상용품 검열을 실시했다”며 “당시 혜산시의 많은 가정에서 방독 덧옷이 훼손되거나 분실돼 중앙당 민방위부가 당중앙군사위원회에 공식 검열을 의뢰했다”고 설명했습니다.

 

“검열결과 혜산시의 많은 가정들은 방독 덧옷을 여름철 비옷 대용으로 사용했다”며 “뙈기 밭 농사를 짓는 주민들은 방독 덧옷을 여름철 햇빛 가림막으로 사용했는데 이를 단속하고 통제해야 할 간부들이 모르쇠로 일관해 방독 덧옷의 사용을 부추겼다”고 소식통은 덧붙였습니다.

 

소식통은 “혜산시 중심부에 사는 부유한 가정들은 우산이나 비옷을 충분히 갖추었으나 혜산시 변두리에 사는 가난한 가정들은 집안에 우산이나 비옷이 하나도 없는 경우가 상당히 많다”며 “가난한 가정들에서 방독 덧옷은 비옷을 대신하기에 충분했다”고 말했습니다.

 

“여름철 공장, 기업소에서 도로 공사나 철길보수에 동원되는 일도 잦았는데 이런 때에도 방독 덧옷은 비와 햇빛을 차단하기에 안성맞춤이었다”며 “그러다 보니 여기저기 찢기어 파손되거나 못쓰게 되어 버려지는 방독 덧옷들이 많았다”고 소식통은 강조했습니다.

 

소식통은 “공장기업소의 책임자들 역시 노동자들이 방독 덧옷을 마구 사용하는 것을 제지하지 않았다”면서 “그동안 도당과 시당 민방위부는 비상용품 검열을 제대로 실시하지 않아 방독 덧옷이 사라지고 있는 사실조차 전혀 파악을 못하고 있어 충격을 주었다”고 설명했습니다.  

 

그러면서 소식통은 “양강도당 민방위부가 책임을 지고 올해 중으로 방독 덧옷 문제를 해결하라는 것이 합동검열대의 요구”라며 “아직 양강도에서만 방독 덧옷의 실태가 드러났지만 다른 지역을 검열해 보아도 사정은 마찬가지 일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서울에서 RFA 자유아시아방송 문성휘입니다.

 

에디터 양성원, 웹편집 김상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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