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식수절 나무심기에 주민 총동원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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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 북한이 3월 2일 식수절을 앞두고 봄철나무심기에 주민 총동원령을 내렸다는 소식입니다. 주민들은 산림을 조성한다며 수십년간 주민을 괴롭혔지만 산림은 여전히 벌거숭이로 남았다며 당국을 비난하고 있다고 현지소식통들은 밝혔습니다.

북한 내부소식 김지은 기자가 보도합니다.

27일 함경북도의 한 소식통은 “최근 중앙에서 3월 2일 식수절을 맞아 산림조성사업에서 일대 혁명을 일으킬 데 대한 당의 지시를 전달했다”면서 “하지만 수십년간 산림조성 사업을 벌였지만 벌거숭이 산림이 달라진 게 뭐냐며 주민들은 반발하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소식통은 “봄철나무심기에 총동원하라는 중앙의 지시가 각 도당과 시, 구역의 기관 기업소, 인민반에 하달되었다”면서 “맡겨진 구간에 나무를 심고 해당기관별로 1년간 묘목의 사름률(생육)을 관리하도록 지시했다”고 자유아시아방송에 언급했습니다.

소식통은 “지난주부터 식수를 위한 묘목과 도구 구입비로 세대당 3천원(북한돈)씩 바치고 있다”면서 “장사나 개인사정으로 동원에 빠져야 할 경우, 노력동원비로 따로 1만 원 이상 바쳐야 한다”고 지적했습니다.

소식통은 또 “요즘 장마당 물가가 오르고 생계가 빠듯해 일반주민들이 식수자금을 낸다는 것은 마른나무에서 물을 짜내는 격”이라면서 “하지만 돈 많은 주민들은 상당한 자금을 바치고 나무심기 노력동원에서 제외되고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소식통은 이어 “청진시의 경우 올해 지정한 묘목은 해풍과 추운 날씨에 사름률(생육)이 높은 이깔나무”라며 “각 기관과 기업소들에서 묘목 구입에 경쟁적으로 나서면서 묘목 200대 묶음 1단 가격도 5만원(북한돈)까지 올랐다”고 덧붙였습니다.

이와 관련 28일 함경북도의 또 다른 소식통은 “최근 산림부문에 나무묘목을 확보할 데 대한 중앙의 지시가 하달됐다”며 “도내 산림경영소들에 전선에 총포탄을 보내는 심정으로 묘목을 보장하라는 내용이 전달됐다”고 자유아시아방송에 전했습니다.

소식통은 “수십 년째 식수절 동원에 나가는데도 우리(북한)나라의 산은 온통 벌거숭이 뿐”이라며 “지난해 국토환경보호국과 산림경영위원회가 중국에서 수입해 심은 비싼 나무묘목도 차가운 해풍에 거의다 고사해 결국 헛수고가 되고 말았다”고 말했습니다.

소식통들은 산림조성을 명목으로 총동원령을 내린 것은 당국이 식수절을 핑게로 자금을 걷으려는 것이라며 비난하고 있다면서 지난 수 십년간 매년 나무를 심었는데 그 나무들은 다 어디로 갔느냐며 불만스러워 한다고 강조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