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 요즘 북한의 편의 봉사시설에서도 요금을 외화로 받는다고 합니다. 북한 내부에서 도는 외화 량을 정확히 가늠하긴 어렵지만, 상당한 것으로 파악됩니다.
정영기자가 보도합니다.
국제사회가 북한의 돈줄을 죄기 위해 밖으로부터 막고 있지만, 정작 북한 내부에서는 웬만한 지방의 목욕탕에서도 외화를 받는다고 최근 중국에 나온 북한 소식통이 8일 자유아시아방송에 밝혔습니다.
이 소식통은 “현재 신의주와 함흥 평성을 비롯한 시내 창광원(북한 편의시설)에서도 달러와 위안화 북한 돈 이렇게 3종 화폐를 받는다”면서 “사람들은 목욕탕에 들어갈 때 북한돈의 부피가 커서 달러를 가지고 가는 수준”이라고 말했습니다.
소식통에 따르면 한 사람이 창광원에서 이발과 목욕 등을 하려면 약 5달러 가량 드는데, 북한 돈으로 가져가면 부피가 크기 때문에 시장이나 주변 상인들에게서 외화로 바꿔간다는 겁니다.
그는 “골목 시장에서 물건 파는 웬만한 상인도 잔 달러, 즉 1달러나 5달러 정도는 가지고 있다”면서 “웬만한 상인들은 미화 1천 달러 정도는 예비 돈으로 보관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유엔대북제재가 실시되던 3월 중순에 북한에서는 일부 식량과 생필품의 가격이 상승했을 뿐, 현재 물가는 크게 변동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와 관련해 소식통은 “무역회사들이 물자를 계속 중국에서 들여오고 있고, 그보다도 내부에 적지 않은 외화가 유통되면서 돈이 돌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소식통은 “현재 북한정부는 중국이 대북 제재에 동참한 사실을 극력 숨기고 있다”면서 “이는 시장에 불안심리를 조성하지 않으려는 측면이 있다”고 말했습니다.
북한 내부에 도는 외화 출처에 대해 그는 “과거 나라에서 외화를 쓰지 못하게 할 때는 사람들이 깊숙이 감춰두고 있었지만, 지금은 꺼내 쓰기 시작하면서 시중에 많이 풀린 것 같다”고 풀이했습니다.
과거 달러를 장롱 속에 감추고 있던 주민들이 부동산이나 제작업에 투자하면서 고용도 생기고 돈이 돌고 있다는 겁니다.
얼마 전 북한 나선시를 여행했던 한 중국인은 “일단 북한은 한번 들어온 외화는 밖으로 빠져나가지 않는 구조”라면서 “지난 5년동안 외화가 상당히 늘어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습니다.
이외 탈북자들이 송금하는 외화도 무시할 수 없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익명을 요구한 50대의 탈북자는 “현재 한국에 나와 있는 3만명에 달하는 탈북자 중 절반만 북한에 있는 가족에게 돈을 보낸다고 해도 그 양이 적지 않다”고 말했습니다.
그는 “탈북자들이 보내는 돈은 시장에 흘러 들어가기 때문에 정권을 직접 돕는다고 보긴 어렵지만, 북한당국이 이렇게 도는 달러를 정권차원에서 끌어들이기 위해 여러 가지 고육책을 쓰는 것으로 보인다”고 진단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