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양 순안비행장서 항공유 빼돌린 노무자 체포

서울-손혜민 xallsl@rfa.org
2023.09.25
평양 순안비행장서 항공유 빼돌린 노무자 체포 평양 순안국제공항 청사.
/연합

앵커: 최근 평양 순안비행장에서 근무하던 노무자가 항공석유(항공유)를 몰래 유출해 암시장에 넘기려다 사법당국에 체포되는 사건이 발생했습니다북한 내부 소식손혜민 기자가 보도합니다.

 

평양 순안비행장은 북한에서 유일한 국제 비행장입니다. 2020년 코로나 사태로 여객기 운항을 중단했다가 3 7개월 만에 다시 문을 연 순안비행장에 비행기 연료가 공급되면서 항공석유(항공유)의 유출 단속도 강화되고 있습니다.

 

익명을 요구한 평양시의 한 소식통은 24일 자유아시아방송에 “지난 주말 순안비행장에서 일하는 30대 남성 노무자가 퇴근하는 길에 비행장 마을을 순찰하던 안전원에게 단속되어 붙잡혀 갔다”고 전했습니다.

 

북한 공항에서 비행사와 승무원 외 비행기 수리와 정비 등을 담당하는 인력을 노무자라고 합니다.

 

소식통은 “이날 노무자는 항공석유 1킬로를 비닐 주머니에 담아 몸속에 숨기고 집으로 가는 길에 안전원에게 몸수색을 당하고나라의 재산을 훔친 현행범으로 끌려간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같은 날 평양시의 또 다른 소식통(신변안전을 위해 익명요청)도 “지난 8월부터 순안비행장의 비행기 운항이 재개되면서 항공석유를 유출하는 현상에 대한 단속과 통제가 강화되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지난 주말순안비행장에서 일하는 노무자가 퇴근길에 1킬로의 석유를 몸에 감추고 집으로 가다가 안전원에 단속된 것도 어느 때보다 순찰이 강화된 결과라고 이 소식통은 말했습니다.

 

그는 특히 “순안비행장의 노무자들은 국가식량공급을 제대로 받지 못하고 로임도 콩기름 한 병 살 수 없을 정도로 받으니 하는 수 없이 항공석유를 조금씩 훔쳐암시장에 팔아 가족을 부양한다고 설명했습니다.

 

북한 암시장에서 항공석유는 옥탄가가 높은 고급 휘발유로 인식돼 일반 석유보다 2배 비싼 가격에 팔려 수요도 높은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소식통은 이런 상황인데도 당국은 큰 범죄자라도 잡은 것처럼 항공석유를 훔친 현행범으로 체포한 노무자를 안전부 대기실에 구류하고비행장 마을에서 살고 있는 그의 자택을 수색해 20킬로 정도의 항공석유를 회수했다”고 밝혔습니다.

 

그는 또 “이 사건 다음날당국은 순안비행장에서 근무하는 노무자들을 집합시키고 항공석유를 몰래 가져가다가 적발된 현상을 폭로하면서 앞으로 항공석유를 1그램이라도 훔쳐 가는 자는 나라의 항공을 방해하는 역적으로 처벌할 것이라며 엄중 경고했다”고 말했습니다.

 

소식통은 “이 같은 사실이 비행장마을에 퍼져나가자 주민들은 식량도 안 나오는 미사일 발사에는 연료를 낭비하면서 배급과 로임은 제대로 주지 않는다며 누가 도둑질을 하고 싶어했겠냐며 당국의 행태를 비난했다고 전했습니다.

 

서울에서 RFA 자유아시아방송 손혜민입니다.

 

에디터 이현주웹팀 이경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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