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 국제사회의 대북제재가 진행 중인 가운데 북한은 최근 평양 도시개발에 집중하고 있습니다. 정권수립 70주년인 9.9절에 맞춰 주민들에게 가시적인 경제성과를 보여주기 위한 것이란 분석이 나오고 있습니다.
남북 통일농구대회 참석차 11년 만에 평양을 방문한 조명균 통일부 장관은 지난 5일 김영철 북한 노동당 부위원장을 만난 자리에서 “평양이 완전히 달라졌다”며 평양 방문의 소감을 밝혔습니다.
당시 조 장관과 함께 평양을 방문했던 방열 대한농구협회 회장도 19일 자유아시아방송에 평양 전체가 세련된 느낌을 줬다고 말했습니다.
방 회장은 신축 건물이 많이 들어선 것도 눈에 띄었지만 고층 건물마다 외벽을 통유리로 꾸며 외관이 고급스러웠다고 설명했습니다.
방열 대한농구협회 회장 : 평양 시내가 깨끗하고 정돈된 느낌을 받았습니다. 거리에는 사람들이 별로 보이지 않았고 조용했습니다.
북한 매체에 따르면 김정은 위원장이 미북 정상회담을 위해 싱가포르를 다녀온 뒤 북한 당국은 평양 야경에 신경쓰는 모습을 보이고 있습니다. 새로 지은 건물이나 기존에 지은 대형 건물에도 조명 시설을 새로 확충하고 있습니다.
중국의 북한전문여행사 관계자는 20일 자유아시아방송에 북중 정상회담 이후 평양의 전력 사정이 좋아졌다는 얘기를 들었다며 북한이 평양 야경을 빛내기 위해 최근 류경호텔 외관에 수많은 조명 장치를 설치했다고 설명했습니다.
이 관계자는 대형 상점과 음식점마다 냉방기가 설치된 것도 최근 달라진 평양의 모습이라고 말했습니다.
또 외국인 관광객들이 늘면서 택시도 많아졌고 도로에도 신호등이 설치돼 있어 야간 운전이 더 편해졌다고 이 관계자는 설명했습니다.
국제사회의 대북제재가 강화돼 국가 경제가 어려운데도 북한이 평양에 집중 투자하는 이유는 올해 4월 당 전원회의를 통해 제시한 경제건설 총력노선의 성과를 주민들에게 보여주기 위한 것이라고 한국 내 전문가들은 분석했습니다.
임을출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 : 북한이 비핵화 의지를 밝힌 상황에서 경제건설에 집중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고 봅니다. 그래서 대북제재가 유지되고 있지만 북한 주민들이 체감할 수 있는 것을 보여주기 위해 평양 건설에 집중하는 것 같습니다.
미북 정상회담 이후 평양을 찾는 외국인들이 늘자 북한은 반미 선전화나 구호도 없앴습니다.
이에 대해 중국의 북한전문여행사 관계자는 미북관계 개선을 위한 조치로 본다며 반미 구호가 사라지면서 북한 주민들의 반미 감정도 크게 줄었다고 말했습니다.
또 과거에는 북한 안내원들이 외국 관광객의 개인행동을 허용하지 않았지만 최근에는 어느 정도 허용하는 분위기라고 전했습니다.
지난달 평양에 다녀온 한 중국 관광객은 호텔과 시내 거리에서 혼자서 주변을 산책해도 북한 안내원들이 특별히 제지하지 않았다고 말했습니다.
버스를 타고 이동할 때도 손전화로 창밖 풍경을 찍어도 북한 안내원들이 제지하지 않았다는 게 그의 설명입니다.
방북 인사에 따르면 외국인들의 손전화 반입을 허용한 북한은 사용자의 개인정보가 들어간 카드, 즉 유심칩을 사서 바꿔 끼면 외국인들도 자신의 손전화를 사용할 수 있게 해주고 있습니다.
이에 대해 한국 내 북한 전문가들은 북한이 폐쇄적인 이미지를 벗기 위해 외국인들에게 자유로운 활동을 보장하는 것으로 분석했습니다.
한 대북소식통은 미북 정상회담이 열린 뒤 북한이 앞으로 잘 살 거라는 기대감을 밝힌 평양 시민들이 많았다고 전했습니다.
이 소식통은 북한 당국이 집단체조가 열리는 9월에 많은 외국인 관광객들이 평양을 찾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