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 경비정, 불법조업 북 어선에 관대
2025.01.13

앵커: 최근 러시아 영해를 침범해 고기잡이를 하는 북한 어선이 증가하고 있습니다. 러시아 당국의 단속이 과거에 비해 느슨해 졌기 때문이라는 소식입니다. 북한 내부소식, 안창규 기자가 보도합니다.
함경북도의 한 주민 소식통(신변안전 위해 익명요청)은 11일 “요즘 러시아 영해에 들어가 고기잡이하는 배가 적지 않다”며 “러시아 해안 경비대의 단속이 과거처럼 엄격하지 않기 때문”이라고 전했습니다.
소식통은 “도내 적지 않은 어선들이 먼 바다 쪽으로 우회해 러시아 영해에 들어가 고기를 잡는 경우가 많다”며 “수산자원이 다 말라버린 우리(북한) 영해와 달리 러시아 쪽은 각종 수산자원이 풍부해 어획량이 높기 때문”이라고 설명했습니다.
“특히 러시아와 가까운 지역 어부들은 고기가 많이 잡히는 러시아 영해에 대한 미련이 많다”며 “이전에 비해 러시아 해안경비대의 순찰과 단속이 약하다는 소문이 돌면서 러시아 영해에 들어가는 배가 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낮에는 러시아와 가까운 우리 영해에서 고기잡이를 하다가 밤이 되면 몰래 러시아 영해에 들어가 몇시간 작업을 하고 날이 밝기 전에 빠진다”며 “작년 10월부터 관해(청진시 청암구역 관해동) 지역에서 러시아 영해에 들어갔다 온 배는 10척이 넘는다”고 덧붙였습니다.
그는 “최근 몇 년간 러시아 경비정의 순찰과 단속이 대폭 강화돼 그쪽으로 갈 엄두를 내지 못하는 상황이었는데 요즘 러시아 당국의 단속이 느슨해진 것 같다”고 언급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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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와 관련 함경북도의 다른 주민 소식통(신변안전 위해 익명요청)은 12일 “요즘 러시아가 자국 영해를 침범해 고기잡이를 하는 우리 어선에 대한 단속을 이전처럼 엄격하게 하지 않는다”고 전했습니다.
소식통은 “수산사업소 큰 배든, 수산협동조합 작은 배든 바다 날씨가 나쁜 겨울에 출항하기 쉽지 않다 보니 어쩌다 한번 출항하면 어떻게 하나 빈 탕을 하지 않으려 한다”며 “이런 이유로 자원이 많은 러시아 영해에 들어가려 한다”고 설명했습니다.
“러시아 영해에 몰래 들어가는 어선은 대부분 나무로 만든 작은 목선들”이라며 “개인 배도 일부 있긴 하지만 대부분 각 지역 수산협동조합 배들”이라고 말했습니다.
“지난 12월 초 부거에 사는 친구가 탄 배가 기관(엔진) 고장으로 러시아 영해 깊숙이 떠밀려갔는데 이전 같으면 야단을 치며 단속했을 러시아 경비정이 돌아가라고 손짓을 했다”며 “우연인지는 모르겠지만 어쨌든 과거에 비해 달라진 건 분명하다”고 덧붙였습니다.
그는 “이에 대해 일부 어민들이 최근 우리나라와 러시아의 관계가 무척 좋아지면서 러시아가 (북한) 작은 어선이 자국 영해에 들어와 고기잡이를 하는 걸 못본 체 하는 것 같다고 말한다”고 밝혔습니다.
소식통은 “이런 상황은 작은 배에 목숨을 걸고 바다에 나가는 도내 어민들에게 굉장한 도움이 된다”며 “러시아가 언제까지 이런 태도를 취할지 모르지만 어민들은 이런 상태가 계속되기를 간절히 바란다”고 언급했습니다.
서울에서 RFA 자유아시아방송 안창규입니다.
에디터 양성원, 웹편집 김상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