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우크라 참전 러시아 군복 임가공 대량 주문받아

서울-손혜민 xallsl@rfa.org
2022.11.07
북, 우크라 참전 러시아 군복 임가공 대량 주문받아 사진은 나선경제특구 내 한 피복공장에서 노동자들이 일을 하고 있다.
/AP

앵커: 북한이 러시아 군인들의 군복제작을 주문 받아 생산하고 있다는 주장이 제기되었습니다. 임가공 형식으로 제작된 군복은 지난 2일 부터 운행을 재개한 북·러 화물열차로 러시아에 수송하게 된다고 현지 소식통들이 밝혔습니다.

 

평양의 한 소식통은 6일 자유아시아방송에 “요즘 평양 모란봉구역에 있는 수출피복공장(은하피복공장) 등에서 러시아 군복을 임가공 형태로 생산하고 있다”면서 “러시아 군복을 만들기 시작한지 1개월 되었다”라고 밝혔습니다.(관련기사)

 

소식통은 “군복은 우크라이나 전쟁에 참전중인 러시아 군인들의 겨울 동복과 속옷 등이다”라면서 “러시아로부터 원단을 공급받아 군복으로 제작하는 임가공 형식이며 러시아 측이 대량으로 주문을 해왔다는 얘기를 수출피복공장의 고위 간부에게 들었다”고 강조했습니다. 

 

소식통은 이어서 “현재 평양에서 러시아 군복을 임가공하고 있는 수출피복공장은 세 곳 정도로 알고 있다”면서 “이곳에서 생산된 러시아 군인들의 겨울용 동복은 지난 2일 재개된 조·러 간 두만강-하산 화물열차로 운송될 것이다”라고 말했습니다.

 

소식통은 “수출피복공장을 관리하는 상부기관은 중앙당 산하 은하지도국과 대성지도국 등이다”라며 “해당 공장들에는 500명~1,000명의 종업원(봉제공)들이 일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평양에는 내각 경공업성 산하 피복총국이 관리 운영하는 수출피복공장도 있지만 중앙당 산하 은하지도국, 대성지도국, 봉화지도국, 알론지도국 등이 운영하는 수출피복공장이 압도적으로 많은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평양 모란봉구역, 중구역 등 11개의 중심구역에만 중앙당 산하 수출피복공장이 최소 500여 곳에 달합니다.

 

코로나 이전까지 평양에 있는 수출피복공장들은 중국을 비롯한 동유럽나라에서 주문 받은 임가공 의류를 수출해 외화를 벌어들였습니다. 외화수입은 당 39호실을 통해 당 자금으로 활용되었으나 코로나 사태로 국경이 봉쇄되면서 중단되었다는 게 소식통의 전언입니다.

 

소식통은 “하지만 우크라이나와 러시아 간 전쟁이 지속되는 가운데 조·러 친선에 관한 선전이 강화되면서 우크라이나 전쟁에 참가하는 러시아 군인들의 군복 임가공이 들어와 평양의 일부 수출피복공장의 외화벌이가 시작됐다”고 덧붙였습니다. 

 

이와 관련 평안남도의 한 소식통은 7일 “요즘 평성에서 가동하는 수출피복공장은 중앙당 산하 알론지도국이 운영하는 공장이다”라면서 “지난달부터 이 공장에서는 러시아 군인들의 겨울용 동복을 임가공으로 주문 받아 생산하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소식통은 “러시아가 공급하는 임가공 군복 원자재는 러시아 주재 (북한)무역대표부가 러시아항구를 통해 (북한)나선항으로 보낸다”면서 “나선항구에 도착한 원자재는 두만강역에서 화물열차를 통해 평양과 평성 등지로 보내지고 있다”고 언급했습니다.

소식통은 이어서 “하지만 지난 2일 조·러 간 두만강-하산 화물열차 운행이 재개되면서 러시아 군복 원자재와 임가공이 완료된 군복은 하산-두만강 화물열차편으로 운송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습니다.

 

두만강-하산 사이를 오가는 북·러화물열차 운행은 2020년 코로나 사태로 중단되었다가 2년 8개월 만인 지난 2일 재개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소식통은 “러시아 하산과 인접해 있는 라진에도 중앙당 산하 은하지도국이 운영하고 있는 수출피복공장이 많다”면서 “이곳에는 우크라이나 전쟁에 참여한 러시아 군인들의 군복뿐 아니라 군화도 임가공으로 제작할 것으로 알려져 앞으로 코로나로 중단됐던 (북한)의 임가공 수출에 의한 외화벌이가 힘을 받을 전망이다”라고 지적했습니다.

 

지난 2017년 9월에 채택된 유엔 안보리 대북제재 결의 2375호는 북한의 섬유 수출 등을 전면 금지했습니다. 이런 가운데 저희 RFA 자유아시아방송은 지난 4일, 주북 러시아

대사관이 러시아 연방정부가 북한 의류와 신발의 수입 가능성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힌 사실을 러시아 리아노보스티 통신(RIA Novosti)을 인용해 보도해드린 바 있습니다.

 

기자 손혜민, 에디터 오중석, 웹팀 김상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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