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 대북 정제유 수출량 ‘배럴’로 첫 표기

워싱턴-홍알벗 honga@rfa.org
2021.05.13
중, 대북 정제유 수출량 ‘배럴’로 첫 표기 중국 랴오닝성 단둥(丹東)시 마스(馬市)에 있는 대북송유관 가압시설.
/연합뉴스

앵커: 중국이 오랫만에 대북 정제유 수출량을 유엔에 보고했습니다. 그동안 톤 단위로 표기되던 정제유 수출량은 유엔이 오랫동안 권장했던 배럴 단위로 바뀌었습니다. 홍알벗 기자입니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산하 대북제재위원회는 13일, 자체 홈페이지에 중국의 대북 정제유 3월 수출량을 게재했습니다.

지난해 9월 보고를 마지막으로, 6개월 만입니다.

중국이 이번에 제출한 3월 수출량은 4천893배럴(587톤), 지난해 마지막으로 보고한 수출량과 대동소이합니다.

그동안 유엔은 지난 2017년 대북제재 결의 2397호 5항을 제정하면서 대북 정제유 수출량을 ‘배럴’ 단위로 제출해 줄 것을 요구했습니다.

하지만 중국을 비롯해 러시아는 지금까지 줄곧 유엔의 요구를 무시하고 ‘톤’ 단위를 사용해 왔습니다.

그러다가 이번에 중국이 4년 만에 유엔의 요구대로 ‘배럴’ 단위를 사용한 겁니다.

북한문제 전문가인 미국의 마크 배리 국제세계평화학술지 편집장은 13일 자유아시아방송(RFA)에 전자우편으로 “중국으로서는 유엔 안보리와 협력할 의향이 있다는 것을 조 바이든 미 행정부에 보여주는 것이 이익이라고 판단한 것 같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중국은 미국과의 긴장을 완화하고자 하며, 그러한 모습은 한반도에도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유엔 대북제재 결의는 유엔 회원국의 대북 정제유 수출량을 50만 배럴로 제한하고 있지만, 공개된 자료에 따르면 중국과 러시아가 제한량을 초과한 적은 한번도 없습니다.

하지만, 중국은 그동안 해상에서의 밀거래를 통해 북한에 정제유를 팔아 온것으로 속속 드러나면서 대북제재위원회 정제유 수출량 보고가 의미없다는 지적도 제기되고 있습니다.

이와 관련해, 지난 3월 미국 워싱턴의 안보연구기관인 선진국방센터와 영국 왕립합동군사연구소(RUSI)는 ‘검은 금: 북한의 기름확보연결망’이라는 제목의 보고서를 통해, 북한이 지난해에도 유엔의 연간 50만 배럴이라는 정제유 수입 상한선을 어기고 그 이상의 정제유를 불법 환적을 통한 밀수로 들여왔다고 지적했습니다.

한편, 러시아는 지난해 10월부터 올해 3월까지 대북 정제유 수출량이 전혀 없다고 유엔 대북제재위원회에 보고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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