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국제사회 감시 강화에도 여전히 불법 환적∙수출 시도”

워싱턴-김소영 kimso@rfa.org
2019.10.16
sanction_nampo_port_b 대북제재위가 지난 3월 공개한 연례보고서에 실린 불법 해상환적 유류 수입의 '허브' 남포항 사진.
/연합뉴스

앵커: 미국을 포함한 국제사회가 북한의 유엔 대북제재 위반 감시를 강화하고 있는데도 북한은 여전히 불법 수출과 환적을 시도하는 정황이 포착되고 있습니다. 이와 관련해 중국이 북한의 대북제재 위반을 눈감아 주고 있기 때문이란 지적도 나오고 있습니다. 김소영 기자가 보도합니다.

북한 최대 무역항인 남포항에서 유엔이 금지하고 있는 석탄 수출을 시도한 정황이 위성에 포착됐습니다. 미국의 북한전문매체 NK뉴스는 16일 상업위성사진 업체 ‘플래닛랩’의 위성사진을 근거로 남포항에 석탄을 운반하는 선박들의 움직임이 활발하다고 전했습니다.

보도에 따르면 이달 들어 남포항의 석탄 터미널에 크고 작은 선박들이 매일 드나드는 모습이 확인됐습니다. 사진만으로는 석탄을 실어나른 배가 어디로 향하는지 확인하기 어렵지만 남포항이 북중 무역의 거점인 만큼 중국에 석탄을 수출했을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유엔 대북제재위원회 전문가단은 최근 보고서에서 남포항이 대북제재 시행 이후 불법 수입 및 수출의 온상이라고 평가한 바 있습니다.

최근 중국 해역에서는 대북제재 명단에 오른 선박이 불법 환적에 나섰을 것으로 의심되는 정황이 포착되기도 했습니다. NK뉴스는 선박 경로 추적 시스템을 관찰한 결과 11개월만에 처음으로 중국 해역에서 지난 8월 유엔 안보리가 대북제재 대상으로 지정한 유조선인 ‘뉴리전트’호를 발견했다고 15일 전했습니다.

이 배는 원래 파나마 선박으로 등록돼 있지만 실제 이들 선박을 소유한 회사는 대만 회사입니다. 사진 속 뉴리전트호는 석유탱크를 실어 나르는 것으로 추정됩니다.

최근 유엔 대북제재위원회 전문가단 보고서는 외국 깃발을 단 뉴전트리호가 환적을 통해 석유를 다른 배로 옮기는 역할을 했을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했습니다. 특히 최근에는 이 배가 중국 영해상 환적 뿐 아니라 북한에 직접 석유를 운송해주고 있다고 보고서는 전했습니다.

이에 앞서 중국 상하이 인근 해역에서도 기리바티 국적의 깃발을 단 선박이 석탄을 중국에 옮기기 위해 이동한 경로가 확인됐습니다.

미국 정부 관리와 전문가들은 중국이 자국 영해에서 벌어지는 북한의 불법 수출과 환적 사실을 인지하고 있음에도 이에 대한 조사에 나서지 않고 있다고 지적하고 있습니다.

랜들 슈라이버 미국 국방부 인도·태평양 안보 담당 차관보는 15일 미국 워싱턴 DC에서 열린 한 행사에서 모든 나라가 대북제재 이행을 통해 북한에 압박을 줄 수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그는 그러면서 중국이 대북 제재 이행을 소홀히 하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슈라이버 차관보: 우리가 지금 중국에서 보고 있는 것은 유감스럽게도 대북제재의 불이행입니다. 특히 중국 영해에서 벌어지고 있는 선박 간 환적이 그렇습니다.

조셉 윤 전 미국 국무부 대북정책특별대표 역시 14일 워싱턴 DC에서 열린 간담회에서 미북 정상회담 이후 한미연합 군사훈련 중단과 함께 중국, 러시아의 대북제재 이행이 약화된 점을 문제점으로 꼽았습니다.

한편 미국과 국제사회는 주기적으로 감시단과 정찰기를 파견해 불법 환적 단속에 나서고 있습니다.

칼 슐츠 미국 해안경비대 사령관은 15일 워싱턴 DC에서 열린 행사에서 미국 해군을 도와 북한의 해상 불법환적 단속 임무를 계속해나갈 것이라며 올 1월과 5월, 두 차례에 걸쳐 해안경비대 소속 경비함을 파견했다고 밝혔습니다.

뉴질랜드 정부는 유엔 대북제재 이행 지원을 위해 이달 중순부터 11월까지 아시아 공해 상공에서 환적을 감시할 P-3해상정찰기를 주일 미군 기지에 다시 파견할 계획입니다. 캐나다 역시 지난 6월부터 해상정찰기 파견을 재개했다고 밝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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