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엔 43개국 “북, 정제유 반입 상한초과”…공급 중단 촉구

워싱턴-김소영 kimso@rfa.org
2020.07.24
nk_ship.jpg 사진은 2018년 6월 7일 파나마 선적 뉴리젠트(NEW REGENT)호와 북한 유조선 금운산(KUM UN SAN) 3호가 호스를 사용해 환적하고 있다.
/연합뉴스

앵커: 미국을 비롯한 유엔 회원국 43개국은 북한이 대북제재에 따른 연간 상한선을 초과해 정제유를 반입했다며 연말까지 대북 정제유 공급을 중단할 것으로 촉구했습니다. 이는 주 공급국인 중국과 러시아에 대한 압박이란 분석이 나오고 있습니다. 김소영 기자가 보도합니다.

미국, 프랑스, 영국을 주축으로 유엔 회원국 43개국이 북한이 올해 유엔 안전보장이사회가 제한하는 정제유 제품의 연간 수입 상한선을 초과했다며, 올해 말까지 추가 공급을 중단하라고 촉구했습니다.

이들은 올해 들어 지난 5월까지 56차례에 걸친 불법 밀수로 북한에 160만 배럴 이상의 정제유가 반입됐다고 주장했습니다.

북한이 그 동안 해상에서 선박 간 불법 환적을 통해 정제유를 주기적으로 밀수해 왔다는 설명입니다.

유엔 주재 영국 대표부 측은 24일 자유아시아방송(RFA)에 이러한 사실을 확인하면서 “밀수에 대한 정보는 주로 미국과 한국 정부에서 추적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영국 대표부 측은 다만 유엔 안보리에 제출된 관련 문건에 대해서는 공개할 수 없다고 밝혔습니다.

유엔 안보리는 북한의 연간 정제유 수입 한도를 50만 배럴로 제한하고 있고 모든 유엔 회원국은 안보리 산하 대북제재위원회에 매달 정제유와 같은 제재 품목의 대북 수출량을 보고해야 합니다.

대북제재 결의가 채택된 이후 대북제재위 웹사이트에 공개된 정제유 수출 통계는 상한선을 초과한 적이 없지만 그 동안 미국 등은 중국, 러시아로부터 밀수가 지속되고 있다고 지적해 왔습니다.

미국을 주축으로 한 이번 발표는 북한으로 주로 정제유를 공급하는 중국과 러시아를 겨냥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습니다.

유엔 주재 영국 대표부의 사무엘 히스 대변인 역시 “대부분의 밀수출은 중국과 러시아에서 이뤄지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북한 경제 전문가인 윌리엄 브라운 미국 조지타운대 교수는 24일 자유아시아방송(RFA)과의 통화에서 중국과 러시아가 유엔에 보고하는 양보다 더 많은 정제유가 밀반입되고 있다고 추정했습니다.

브라운 교수: 문제는 중국, 러시아의 발표보다 더 많은 정제유가 북한에 들어간다는 점입니다. 이에 대해 중국, 러시아는 ‘밀수까지 어떻게 알 수 있냐’며 자신들을 변호해 왔습니다. 유엔 상한선보다 더 많은 정제유가 북한에 반입되는게 분명합니다.

브라운 교수는 유엔 대북제재 자체가 법적 강제력이 없기 때문에 각 국가들의 양심에 따른 자발적인 준수에 맡길 수 밖에 없는 한계를 지적했습니다.

그는 그러나 소수 국가가 아닌 40여개 국가가 집단으로 중국, 러시아를 대상으로 대북제재 이행 촉구에 나선 것은 큰 의미가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브라운 교수: 중국, 러시아에 이런 식으로 압력을 주는 것은 매우 바람직하다고 봅니다.

한편, 미국은 앞서 정제유 공급량에 대한 연간 상한선을 정한 안보리 대북제재 결의 2397호가 채택된 다음해인 2018년 7월에도 중국과 러시아를 정제유 밀수 배후로 지목하고, 그해 말까지 북한에 대한 정제유 수출을 전면 중지할 것을 촉구한 바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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