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당국, 평양시 건설 돌격대원에 ‘샴푸’ 이례적 공급
2023.04.26
앵커: 북한 당국이 이달 초 평양시 살림집 건설에 동원된 돌격대원들에게 위생용품인 ‘샴푸’를 처음 공급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그동안 불결한 조건에서 생활하던 돌격대원들에게 이례적인 혜택이 차려진 것이란 지적입니다. 북한 내부소식 김지은 기자가 보도합니다.
평안북도의 한 주민소식통은 20일 “이달 들어 당국의 특별배려로 평양시 건설에 나선 청년돌격대원들에게 ‘샴푸’가 지급되었다”면서 “비누, 치약, 등 위생용품을 자체로 해결해야 했던 돌격대원들에게 ‘샴푸’가 지급된 것은 처음”이라고 자유아시아방송에 전했습니다.
소식통은 “평양시 살림집 2단계 건설공사에 선발된 지인의 아들이 돌격대에서 처음으로 삼푸를 공급받았다고 전해왔다”면서 “이번에 지급된 샴푸는 250g짜리 플라스틱 병에 작은 글씨로 ‘보화’라는 상호명과 중심에 ‘샴푸’라고 크게 써져 있었다”고 설명했습니다.
또 “그동안 평양시 건설에 동원된 대부분의 돌격대원들은 불리한 숙식조건에 불만이 많았던 것으로 알려졌다”면서 “젊은 혈기의 청년들은 식사량 부족으로 배고픔에 허덕이는 한편 위생용품 부족이 더해져 비위생적인 환경에 처해 있었다”고 지적했습니다.
이어 “평양시 건설에 선발된 돌격대의 불편한 생활환경이 지방에까지 알려지자 일부에서는 어떻게든지 돌격대에 나가지 않으려고 애쓴다”면서 “만약 가족이 선발되면 남은 식구들이 그들의 위생용품과 필요한 생활자금을 보장해야 하기 때문”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지급된 ‘샴푸’는 장마당에서 파는 일반 물비누보다도 품질이 떨어진다”면서 “거품도 잘 나지 않거니와 양도 적어 2명이 나눠 쓰기엔 매우 부족하지만 그나마 돈이 없어 세수비누(세면비누)도 못 쓰던 돌격대원들에겐 고마운 일”이라고 덧붙였습니다.
이와 관련 함경북도의 한 간부 소식통은 21일 “4월 초 평양시 살림집건설에 나선 돌격대원들과 각지 건설자들에게 위생용품으로 ‘샴푸’가 공급되었다”면서 “비누도 없어 제대로 씻지 못하던 돌격대원들에게 처음으로 지급된 것”이라고 자유아시아방송에 전했습니다.
소식통은 “요즘 총비서의 수도건설 구상에 따라 평양시 살림집건설 2단계 공사가 본격적으로 진행되는 가운데 각지에서 돌격대가 조직되었다”면서 “하지만 현장에 도착한 청년 돌격대원들은 생활조건이 제대로 갖춰지지 않은 열악한 상황에 실망했다”고 설명했습니다.
소식통은 “평양시 건설에 나선 각 지방의 기업소 청년 돌격대원들의 생활조건은 말로 다 표현할 수 없는 정도로 열악하다”면서 “소대 숙소에는 찬물도 제대로 공급되지 않고 위생용품도 없이 대부분 부족한 물을 나눠서 고양이 세수를 해야 하는 실정”이라고 증언했습니다.
이어 “함경북도 (돌격대) 여단 뿐 아니라 다른 도의 여단들도 위생조건이 불결하기는 마찬가지”라면서 “청년 돌격대원들이 워낙 불결한 환경에서 생활하면서 병실마다 이와 바퀴, 빈대가 많고 고약한 냄새가 진동하고 있는 실정”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소식통은 또 “이런 평양시 살림집 건설에 나선 돌격대원들의 생활형편이 중앙에 반영되었는지 이달에 처음으로 ‘샴푸’가 제공되었다”면서 “비록 250g짜리 작은 비닐(플라스틱)병 1개를 2명이 나눠 쓰라고 공급했지만 그나마 과분한 혜택”이라고 언급했습니다.
한편 자유아시아방송은 지난 2월 23일 북한 내부 소식통을 통해 ‘평양 화성지구 2단계 1만 세대 살림집(주택) 건설을 위해 북한 각 지역에서 탄원 청년들이 평양으로 출발한다는 소식을 전했습니다.
그러나 북한 당국은 청년들의 동원 기간, 이들의 생활에 필요한 물품 지원을 각 지역 공장 기업소에 떠넘기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기자 김지은, 에디터 양성원, 웹팀 김상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