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OC “북 선수단, 삼성 스마트폰 수령”

워싱턴-조진우 choj@rfa.org
2024.08.07
IOC “북 선수단, 삼성 스마트폰 수령” 하계 올림픽 무대에 8년 만에 돌아온 북한 선수들.
/연합뉴스

앵커: 국제올림픽위원회(IOC)가 파리 올림픽 참가 선수 전원에 지급한 삼성 스마트폰을 북한 선수단도 받았다고 밝혔습니다. 진우 기자가 보도합니다.

 

국제올림픽위원회(IOC)7일 자유아시아방송(RFA)북한 국가올림픽위원회(NOC)가 자국 선수단을 위해 (삼성) 전화기를 수령해 갔다고 밝혔습니다.

 

파리 올림픽에 출전한 각국 선수들은 선수촌 내 삼성 올림픽 체험관을 방문해 삼성 스마트폰을 가져가는데, 북한 국가올림픽위원회 관계자가 선수들에 지급될 스마트폰을 모두 가져갔다는 설명입니다.  

 

북한 선수단 관계자가 가져간 삼성 스마트폰이 실제 선수들에게 지급되었는지는 아직 확인되지 않았습니다.

 

북한 선수들이 삼성 스마트폰을 들고 다니는 모습은 아직 보이지 않기 때문입니다.

 

IOC 공식후원사인 삼성전자는 특별제작한 갤럭시Z플릭6’와 케이스를 17천여 명의 파리 올림픽 참가 선수 전원에게 제공했습니다.

 

일반 갤럭시 Z플릭 6 512GB 모델은 미국에서 1219.99달러에 판매되고 있는데, 선수들이 받은 올림픽 에디션은 일반에 판매되지는 않습니다.

 

다만 7일 현재 중고거래 사이트 등에 매물로 등장해 1500달러에서 2500달러 사이에서 판매 중입니다.

 

황금빛 색상의 이 스마트폰의 뒷면에는 올림픽-패럴림픽 상징이 새겨져 있으며, 선수들을 위해 무제한 대중교통 이용, 음료수 자판기 사용 등 각종 혜택이 내장되어 있습니다

 

앞서 지난달 30일 파리 올림픽 탁구 혼합복식 3위 결정전과 결승전 이후 빅토리 셀피즉 입상자들이 갤럭시 스마트폰으로 셀카를 찍는 순서에서 한국 선수와 북한 선수 등이 함께 모여 사진을 찍는 장면이 화제가 되기도 했습니다.

 

전문가들은 북한 선수들이 삼성 스마트폰을 압수당해 사용하지 못할 것이라며, 김정은 일가에 전달될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습니다.

 

탈북민 출신 이현승 글로벌평화재단 연구원입니다.  

 

이현승 연구원: 이설주라든가 김주애라든가, 그 친구들은 분명 아이폰이나 삼성폰을 사용하고 싶은 욕구가 있을 겁니다. 김씨 일가에서는 그래서 아마 써볼 것 같습니다. (삼성 스마트폰이) 카메라 화질이나 이런 게 좋기 때문에 북한에서 생산하는 거랑은 아무래도 큰 기술적인 차이가 있겠죠.  

 

김정은 국무위원장을 비롯한 일가가 삼성이나 애플 제품 등을 사용한 정황은 과거에 여러 차례 나온 바 있습니다.

 

김 위원장이 지난해 7월 화성-18형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지도하는 발사 참관장 책상 위에 삼성전자 갤럭시Z 플릭으로 추정되는 폴더블 스마트폰이 놓여 있는 모습이 공개되기도 했습니다.

 

정은이 한국 통일연구원 연구위원은 RFA북한에서 가장 심하게 통제되는 제품이 한국 제품이라며 과거에도 북한 정권이 국제대회에 출전한 북한 선수들에 전달된 휴대전화를 압수한 경우가 있었다고 밝혔습니다.

 

정은이 연구위원: 지금 남북관계도 안 좋고, 메이드인 코리아는 이게 휴대전화가 됐든 뭐가 됐든 안 되는 거잖아요. 그리고 과거에도 통제 측면에서 휴대전화를 압수한 경우가 있었거든요. 그런 측면에서 봤을 때 북한 선수들이 스마트폰을 북한에 돌아가서 사용한다는 것은 좀 생각하기 어려운 거 아니겠어요?

 

앞서 지난 2016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에서도 IOC는 삼성전자가 후원한 스마트폰을 모든 참가선수에 제공했지만, 북한 선수들에 배포된 스마트폰은 동행한 북한 관계자가 압수했을 가능성이 제기된 바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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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가운데, 파리 올림픽에 출전한 북한 선수단에 제공된 삼성 스마트폰이 대북제재 위반일 가능성이 있어 논란이 예상됩니다.

 

실제 지난 2018년 평창 동계올림픽 당시 조직위원회는 유엔제재 위반을 우려해 북한과 이란 선수들에게 삼성 스마트폰을 지급하지 않기로 결정한 바 있습니다.

 

이후 IOC가 귀국 전 반납을 조건으로 북한 선수들에게도 삼성 스마트폰을 제공하겠다고 밝혔지만, 북한은 수령을 거부했습니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는 대북 제재 결의 2397호를 통해 전자기기 제품의 대북 수출입을 금지하고 있습니다. 전자기기가 군사용으로 전용될 수 있는 이중용도성격의 제품이기 때문입니다.

 

이에 대해 IOCRFA북한 국가올림픽위원회는 다른 국가올림픽위원회와 마찬가지로 (삼성) 전화기를 반환할 의무가 없다고 밝혔습니다.

 

선수단이 북한으로 삼성 스마트폰을 가져가도 된다는 설명인데, IOC는 유엔제재 위반 가능성에 대한 질의에 7일 오후 현재까지 답하지 않았습니다.

 

한편 올림픽 경기를 마친 일부 북한 선수들은 코치들과 이미 프랑스 파리를 떠나 중국 베이징에 도착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7일 사회연결망서비스 페이스북에는 탁구 혼합복식 은메달을 딴 리정식과 김금영 선수를 비롯해 체조 안창옥, 유도 문송희 선수 등이 비행기에 탑승한 사진이 올라왔습니다.

 

베이징 공항에 도착한 김금영은 몰려든 팬들에게 일일이 사인을 해주는 등 밝은 모습을 보였습니다.

 

에디터 박정우, 웹편집 김상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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