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최근 북한 일부 지방도시 장마당에서 개인이 직접 콩산유(콩 요구르트)를 제조해 가정으로 배달해주는 서비스가 새롭게 등장했습니다. 북한 내부소식, 손혜민 기자가 보도합니다.
북한 주민들은 단백질이 많은 콩을 갈아 젖산균을 넣고 발효한 콩산유를 건강식품으로 선호합니다. 특히 콩산유는 어린이들의 키를 잘 자라게 해주는 식품으로 인기 있는데, 콩산유 가정배달 서비스를 도입해 매상고를 올리는 개인 상인이 등장했습니다.
함경남도의 한 소식통은(신변안전 위해 익명요청) 3일 자유아시아방송에 “지난달부터 신포시에서는 개인 장사꾼이 집집마다 콩산유를 배달해준다”고 전했습니다.
북한 장마당에서 개인이 콩산유 식품을 개발해 장마당이나 길거리 매대에서 판매하기 시작한 건 2010년대 중반 경, 이후 콩산유는 영양가 있고 시원한 대중 음료로 자리잡은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소식통은 “지금까지 콩산유는 장마당에서 사 먹었는데, 이제는 5일분 이상 주문하면 장사꾼이 매일 아침마다 주문자의 집 앞까지 배달해준다”며 “배달비용은 없다”고 말했습니다.
그는 이어 “빽빽이통(보온통)에 콩산유를 넣고 손수레로 배달되는 콩산유는 비닐병이나 비닐봉지에 2~4리터씩 포장해 내화 2,500(미화 0.3달러)~4,500(미화 0.54달러)원에 판매된다”고 설명했습니다.
같은 날 평안남도의 한 소식통도(신변안전 위해 익명요청) “덕천시에도 콩산유를 집집마다 배달해주는 장사꾼이 나왔다”고 전했습니다.
소식통은 “건강식품으로 알려진 콩산유 가격은 그리 비싸지 않아 장사하는 사람들은 장마당이나 길거리 매대를 지나가면 콩산유를 한고뿌(컵) 사 마시거나 몇 병 구입해 식구들과 마시곤 했다”고 말했습니다.
그는 이어 “하지만 이제는 개인(콩산유 장사꾼)이 직접 콩산유 구매자를 찾아다니며 5일부터 한달 단위로 콩산유 구입 주문을 받고, 매일 아침마다 배달 서비스를 하고 있어 콩산유를 사먹는 주민이 늘어나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특히 콩산유는 어린이들의 키크기 식품으로 알려져 자녀의 성장에 신경 쓰는 북한 주민들은 돈을 쪼개어 자녀들에게 먹일 콩산유를 구입한다는 겁니다.
소식통은 “콩산유 수요가 늘어나자 덕천에서는 콩산유를 만드는 개인이 늘고 있다”며 “내가 사는 인민반에도 콩산유를 만드는 집이 다섯 세대가 늘어나 모두 9세대”이라고 언급했습니다.
집에서 콩산유를 제조하고 판매하는 공정은 대부분 며느리와 시어머니, 자녀가 동원되며 각자 역할이 분담되어 있다는 게 소식통의 전언입니다.
그는 “콩을 사들이고 (소규모 가내 설비를 통해) 콩산유를 만드는 공정은 며느리가 맡고, 콩을 갈아오는 건 시어머니, 매일 아침마다 콩산유 배달은 고등학교 학생인 딸(15세)이 자전거를 타고 동네를 빠르게 돌고 있다”고 소개했습니다.
한편, 북한은 식료공장마다 염소를 많이 길러 젖가루(분유)와 젖산유 생산을 독려하면서 어린이들에게 이를 활용한 유제품을 충분히 공급할 것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염소를 방목할 풀판(목초지)조성이 원활하지 않은데다 염소목장 노동자의 식량마저 공급되지 않아 유제품 생산 정상화는 불가능하다고 소식통들은 전했습니다.
에디터 양성원, 웹팀 김상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