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중국서 비닐박막 대량 수입 “농장들 반겨”

서울-손혜민 xallsl@rfa.org
2023.03.31
북, 중국서 비닐박막 대량 수입 “농장들 반겨” 청단군 청단협동농장에서 벼냉상모판씨뿌리기를 하는 모습.
/연합뉴스

앵커: 북한이 벼 못자리용 비닐박막을 중국에서 수입해 각 협동농장에 공급했습니다. 코로나 봉쇄 후 처음으로 수입산 비닐박막을 농장에 충분히 공급해주어 농민들이 모처럼 반기고 있습니다.

 

북한 내부 소식, 손혜민 기자의 보돕니다.

 

이달 (3월)말부터 북한 협동농장마다 벼 모판 씨뿌리기가 시작됐습니다. 벼 모판에 없어서는 안 되는 비닐박막이 중국에서 다량 수입되어 각 협동농장에 충분한 양이 공급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평안남도의 한 소식통은 31일 “그제(29일)부터 평원군 협동농장마다 벼 모판을 만들어 볍씨 뿌리기에 들어갔다”면서 “벼 모판에 씌울 비닐박막 자재는 국가에서 공급해주었다”고 자유아시아방송에 전했습니다.

 

소식통은 “위에서 벼 못자리용 비닐박막을 부족하지 않게 공급한 것은 드문 일이다”라면서 “비닐박막은 중국을 통해 수입된 것이다”라고 말했습니다.

 

소식통은 이어서 “이달 중순(3월)부터 서해바다 봉쇄가 해제되더니 코로나로 막혔던 해상무역이 늘어나고 있다”면서 “요즘 남포항으로 들어오는 무역 선박 화물 중에는 농장 공급용 비닐박막이 가장 많다”고 강조했습니다.

 

2020년 북한은 코로나 방역을 강화한다며 해상은 물론 국경무역을 완전 봉쇄했습니다. 하지만 물가폭등과 수입 원자재 부족으로 하여 국가경제가 타격을 받게 되자 2021년 하반기부터 해상무역을 부분 재개하였으나 의약품을 비롯한 기초식품 등 국가비상물자를 수입하는 데 그쳤습니다.

 

하지만 지난해 12월 북한과 국경을 마주한 중국의 주요 도시에서 코로나 봉쇄를 해제하라는 백지 시위가 확산되고, 이에 중국정부가 올해 들어 코로나 관련 봉쇄정책을 철회하자 북한도 해상무역 봉쇄를 완화하고 봄철 농사에 필요한 비닐박막 등 농업자재부터 수입하도록 조치했다는 게 소식통의 전언입니다.

 

같은 날 평안북도의 한 소식통도 “내가 일하는 용천군 협동농장에도 벼 못자리용 비닐박막이 지난 주 말(24일) 공급됐다”면서 “비닐박막은 신의주-단둥 화물열차를 통해 중국에서 수입된 것이다”라고 전했습니다.

 

3월에 들어서 북한이 농업용 자재인 비닐박막 수입에 주력하는 것은 김정은 총비서가 주최한 제8기7차 전원회의(2.26-3.1)에서 올해 농업발전과 알곡증산에 모를(못을) 박으라는 정책방향을 제시하면서 이를 실행하려는 대책의 일환으로 풀이됩니다.

 

소식통은 “비닐박막은 한해 농사에서 가장 중요한 벼 모판 씨뿌리기를 실행할 수 있는 필수자재이다”면서 “해마다 봄철이면 농장에서는 국가에서 비닐박막을 제대로 공급해주지 않아 장마당에서 자체로 구입해 사용했다”고 언급했습니다.

 

소식통은 이어서 “코로나 사태로 국경이 막히면서 비닐박막을 구입할 수 없어 협동농장에서는 해진 비닐박막을 기워 사용하느라 애를 먹었다”면서 “그런데 올 봄에는 중국에서 수입된 비닐박막이 농장마다 충분히 공급되어 농장간부들이 한 시름을 덜었다”고 말했습니다.

 

소식통은 “조선과 마주한 중국에서 코로나 봉쇄를 해제하면서 우리도 해상봉쇄를 완화하고 해상무역을 늘리고 있다”면서 “지금 무역기관들은 비료와 영농설비 등 농업용 자재를 들여오기 위해 중국 대방과 수입 상담을 활발히 진행하고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극동문제연구소 임을출 교수는 31일 자유아시아방송(RFA)에 올해 김정은 총비서의 정책 방향이 농업부문 성과를 극대화하려는 것인데, 이를 위해서는 국내에서의 영농자재 조달이 한계가 있어 비닐박막 등 영농자재 수입이 불가피하다고 평가했습니다.

 

임을출 교수: 김정은이 농촌분야를 강조하는데, 그러려면 국내에서는 영농자재 조달이 한계가 있습니다. 결국 비닐박막과 화학비료 등을 수입해야 되고, 무엇보다도 농기계가 있어야 합니다.

 

임을출 교수는 북한이 알곡생산성을 높이려면 농업부문의 기계화를 실행해야 하므로 비닐박막과 화학비료 수입뿐 아니라 영농설비 수입도 뒷받침되어야 한다고 지적했습니다.

 

기자 손혜민, 에디터 오중석, 웹팀 김상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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