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 기업 “북에 밀 수출”…무기제공 대가?
2024.08.22
앵커: 만성적인 식량난에 시달리는 북한이 러시아로부터 밀과 곡물을 수입하기 위해 논의하는 모습이 포착됐습니다. 북한이 러시아에 제공한 무기의 대가라는 분석이 나옵니다. 박재우 기자가 보도합니다.
북한이 러시아 농업기업으로부터 밀, 곡물 등을 수입을 논의중인 모습이 포착됐습니다.
러시아 수출기업 ‘노보시비르스크 클로베보 프로덕트’ 세르게이 소콜로프 대표는 22일 자신의 사회관계망 서비스 ‘VK’에 “러시아 주재 북한 대사관 김성훈 고문과 협력해 북한 시장에 밀가루, 식물성 기름, 곡물 등을 수출하기로 협의했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회의를 개최한 사진, 김일성·김정일 초상휘장을 한 김성훈과 함께 찍은 사진도 공개했습니다.
그러면서 소콜로프 대표는 9월 11일부터 12일까지 블라디보스토크에서 실무 회의를 개최하고, 10월에 북한을 방문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이번 논의는 지난 6 월 푸틴 대통령의 방북 이후 후속 조치의 일환으로 보입니다. 당시 북러는 군사, 에너지 분야뿐 아니라 농업분야에서도 협력하기로 밝힌 바 있습니다.
지난 6월 같은 계정에서 소콜로프 대표는“푸틴 대통령의 북한 국빈 방문 성과를 이어가기 위해 오늘 북한 대사관의 고문인 김성훈 동지를 만났다”라며 “9월~10월 평양 실무방문 준비와 식량, 농업기계, 공산품 공급 협력의 시작에 대해 논의했다”고 게시했습니다.
북한이 우크라이나와 전쟁 중인 러시아에 탄약과 미사일을 제공한 대가로 식량을 제공받고 있을 가능성이 제기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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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리 넬슨 미주리대 명예교수는 22일 자유아시아방송(RFA)에 "북한이 우크라이나 전쟁을 돕기 위해 러시아와 협력하여 포탄과 로켓을 공급하고 있다”라며 “그 대가로 러시아는 무역 협정의 일부로 연료와 밀을 보내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습니다.
그러면서 "최근 홍수로 인해 곡물 생산량이 예년보다 감소했다"라며 "북한은 주민들을 먹여 살릴 더 많은 곡물이 필요한 상황이 이어진 것일 수도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미 연구기관 헤리티지재단의 브루스 클링너 선임 연구원도 19일 자유아시아방송(RFA)에 곡물뿐 아니라 북한이 받을 수 있는 것들은 개발지원, 에너지, 군사적 기술 지원 등이 있을 수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클링너 연구원: 처음에는 (북한과 러시아의 관계가) 아주 단기적인 거래일 수도 있을 수 있다고 생각했지만, 지금은 우크라이나 전쟁이 계속해서 길어지고 있기 때문인지 더 장기적인 관계로 보입니다.
이날 소콜로프 대표의 게시물에 따르면 북한은 이미 러시아 시장에 사과를 공급하기 시작했고, 수출 상품 확장을 앞두고 있습니다.
지난 달 러시아 타스통신에 따르면, 러시아의 식품 검역 당국인 연방수의식물위생감시국(Rosselkhoznadzor)은 러시아는 북한산 사과 수입에 대해 합의했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지금까지 수출 시기나 양에 대해서는 구체적으로 밝혀지지 않았지만, 그에 따르면 현재 사과 수출이 시작된 것으로 보입니다.
‘노보시비르스크 클로베보 프로덕트’ 홈페이지에 따르면, 이 회사는 러시아 주식회사로 농업 관련 무역 회사입니다. 러시아 국방부, 연방 교도소에 물품을 납부하며 러시아 내 곡물 매출액을 5퍼센트 이상 확보하고 있다고 홍보하고 있습니다.
수출 규모 등 자세한 협의 내용을 묻는 RFA의 문의에 22일 오후까지 답하지 않고 있습니다.
에디터 박정우, 웹 편집 김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