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여맹, 단련대 만들어 가두여성 노동력 동원
2024.06.14
앵커: 북한 일부 지역 여맹(사회주의여성동맹)에서 조직생활을 제대로 하지 않은 가두 여성(주부)들의 사상을 개조하기 위해 여맹단련대를 조직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북한 내부소식, 손혜민 기자가 전해드립니다.
북한 사회 변화를 견인하고 있는 것이 장마당이라면, 장마당 활동에서 비중을 차지하는 상인 계층은 여맹에 소속된 여성주부들입니다. 국가식량배급제가 마비된 상황에 여성주부들은 가정의 생계를 책임져야 하므로 장사 시간 확보가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평안남도의 한 소식통(신변안전 위해 익명요청)은 13일 자유아시아방송에 “지난달부터 덕천에서는 여맹단련대가 운영되고 있다”며 “여성 대상으로 운영되는 단련대는 처음”이라고 전했습니다.
북한에는 사회안전성 산하 각 시, 군 안전부와 인민위원회가 관리 운영하는 노동단련대가 있습니다. 이곳에는 6개월~1년 이하 징역을 선고 받은 경범죄 대상을 교양하는 곳인데, 최근 조직된 여맹단련대는 여맹이 별도로 운영한다는 설명입니다.
“여맹단련대가 전국적으로 운영되는 것인지, 일부 지역에서 시범적으로 운영되는 것인지는 확인하지 못했다”고 이 소식통은 덧붙였습니다.
그는 이어 “덕천시 안전부와 시 인민위원회가 운영하는 노동단련대는 수감 시설에 사람을 가두고 강제노동을 시키지만, 여맹단련대는 수감 시설이 따로 없고 집에서 잠을 자고 탄광 등에서 강제노동에 내몰린다”고 말했습니다.
덕천 여맹단련대에는 조직생활 이탈자 30명의 여성들이 매일 아침 도시락을 싸 들고, 여맹 사무실 앞에 집합해 덕천탄광으로 이동한 이후 저녁 7시 경까지 갱 안 석탄을 갱 밖으로 운반하는 일을 한다는 게 소식통의 전언입니다. 여맹단련대 기간은 7~15일입니다.
이와 관련 평안북도의 한 소식통(신변안전 위해 익명요청)도 “운산군에서도 여맹단련대가 운영되고 있다”며 “세 번 이상 강연회와 학습회, 주 생활총화에 빠진 여맹원이 단련대 대상”이라고 전했습니다.
공장에서 퇴직한 기혼여성들의 단체인 여맹에서 조직하는 매주 강연회와 생활총화, 사회노동에 빠지는 여성들이 대상이라는 겁니다.
소식통은 “여맹단련대 대상으로 지적되면 아침 6시 반 동사무소 옆에 있는 여맹 사무실 앞으로 모여 군에서 건설하는 양어장 공사에 12시간 강제노동을 해야 한다”고 언급했습니다.
그는 이어 “지금까지 여맹원들은 사법기관에서 불법행위자로 판단되어 노동단련대에 수감되어 강제 노동을 한 적 있었지만, 사상교육과 조직생활에 빠졌다고 여맹단련대에서 강제 노동을 하는 것은 처음”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소식통은 “장마당 장사로 가족을 먹여 살리는 여성주부에게는 ‘시간이 돈’이어서 조직생활에 전부 참가하는 것이 어렵다”며 “그런데 여맹단련대까지 운영하면서 여성들의 조직생활을 옥죄는 당국의 의도는 장마당을 통해 민심이반이 확산된다고 보기 때문”이라고 추정했습니다.
한편 북한의 여성동맹은 공장에서 퇴직한 기혼여성들의 단체이며, 매주 강연회와 학습회, 주 생활총화를 진행하는 동시에 사회동원과 농촌지원에 여성들을 동원하는 당의 외곽단체입니다. 여맹조직생활 참여 나이는 55세까지였지만, 지난 2월부터 70세로 늘어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관련기사)
에디터 양성원, 웹팀 김상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