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언급 ‘최악의 상황’, ‘고난의 행군’ 때와는 달라”

워싱턴-홍알벗 honga@rfa.org
2021.04.07
“김정은 언급 ‘최악의 상황’, ‘고난의 행군’ 때와는 달라” 사진은 지난 6일 김정은 노동당 총비서가 세포비서대회에서 개회사를 하는 모습.
/연합뉴스

앵커: 김정은 총비서가 언급한 '최악의 상황'을 놓고 90년대 고난의 행군 때와는 다르다는 견해가 나왔습니다. 보도에 홍알벗 기자입니다.

북한의 김정은 총비서는 6일 평양에서 열린 북한 노동당 제6차 세포비서대회에 참석해, 당의 최말단조직 구성원인 세포비서를 격려했습니다.

특히, 김 총비서는 이날 개회사에서 “유례없이 많은 도전들을 헤쳐야 하는 극난한 형편속”이라며 북한이 ‘최악의 상황(worst-ever situation)’에 직면해 있음을 인정하는 발언을 해 그 배경에 관심이 모아졌습니다.

미국 일간지 워싱턴포스트는 같은 날 “김정은의 통치 10 주년이 다가오고 있는 가운데, 코로나19 사태로 인한 국경 봉쇄가 북한의 황폐화된 경제에 더 큰 충격을 줬다”면서 “김정은 총비서는 미국 주도의 대북제재를 무력화시키기에 가장 힘든 순간에 직면하고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이에 대해 미국 민간연구기관인 한미경제연구소(KEI)의 트로이 스탠가론 선임국장은 7일 자유아시아방송(RFA)과의 전화통화에서 “김정은은 북한이 사상 최악의 경제상황에 직면해 있다고 하지만 그것이 1990년대 (고난의 행군)때와 비슷한 상태에 있는지는 확실치 않다”면서 “그러나 북한의 상황이 악화되고 있음은 알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그는 북한의 주요 교역국인 중국과 러시아와의 무역량이 거의 전무한 상태에서 북한 내 상품가격이 상승하고 있어 북한의 경제상황이 개선되기보다는 악화될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습니다.

스탠가론 국장: 우리는 북한이 무역을 위한 상품 소독시설을 마련하는 징후를 보았습니다. 더 많은 수입품을 가져 오면 도움이 될 것입니다. 북한은 국경 통제를 완화하고, 국제 원조를 기꺼이 수용하는 두 가지 정책으로 전환할 필요가 있습니다.

북한 전문가인 미국의 마크 배리 국제세계평화학술지 편집장은 이날 전자우편으로 자유아시아방송(RFA)에 “현재 북한은 90년대와 같은 대기근이 발생한 것도 아니고, 코로나19로 인한 명백한 감염이 있는 것도 아니며 대북제재를 피해가고 있을 뿐만 아니라 중국마저도 대북제재 이행에 적극 나서지 않고 있는 상황”이라고 배경을 설명했습니다.

그러면서 그는 김정은 총비서가 최악의 상황이라고 한 것은 “어려운 경제와 식량안보로 인한 중국의존도 증가와 그로 인한 주권상실이 우려되기 때문일 것”이라며 “하지만 지금과 같은 상황이 지속되면 제2의 고난의 행군이 다시 올 수도 있을 것”이라고 지적했습니다.

그는 또, 미국의 조 바이든 행정부가 북한의 비핵화 등 대북정책의 변화가능성을 보여주지 않고 있는 상황에서 미북 간 대화는 당분간 어려울 것이라며, 코로나 19의 큰 위험이 사라지면 올해 말 북중 정상 회담이 이뤄질 수도 있겠지만 북한이 중국의 원조를 받아들이기 위해 주권상실과 같은 값비싼 정치적 비용(political cost)을 지불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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