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북자들, 다채로운 추석맞이 행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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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C:

남한에서 '민족최대의 명절'인 추석이 불과 며칠 앞으로 다가왔습니다. 추석 명절을 맞아 남한에서는 탈북자들을 위한 다채로운 행사가 많이 열리고 있는데요. 탈북주민들이 가장 많이 거주하고 있는 지역의 하나인 서울시 양천구에서도 이들을 위한 추석맞이 행사가 열렸습니다.

서울에서 장소연 기자가 현장을 다녀왔습니다.

현장음:

북한의 달이나 남한의 달이나 둥글게 떠오를 것입니다. 여러분 즐거운 한가위 되시기 바랍니다.

지난 17일, 서울시 양천구 양천문화회관에 자리한 한 연회장, 이곳에서는 탈북자들 200여명이 모인 가운데 추석맞이 행사가 열렸습니다.

탈북자들의 외롭고 쓸쓸한 마음을 달래고자 양천구청 직원들과 구의회 의원들, 지역 국회의원들도 참가해 연회장은 풍성한 명절분위기로 넘쳐났습니다.

국회의원들과 행사 관계자들의 축사에 이어 탈북예술인단체인 평양예술단의 '반갑습니다' 노래가 울려 퍼지자 탈북자들이 저마다 무대에 나와 덩실덩실 춤을 춥니다.

(반갑습니다)

이날 평양예술단에서 준비한 노래는 주로 북한식 민요들과 가요입니다.

(바다의 노래)

남한에 와서 남한 사람들과 마찬가지로 바쁘게 살아가는 탈북자들이 평소에 잘 듣지 못하던 북한 노래를 들으며 같은 탈북자들과 함께 추석음식을 마주하니 마치 고향에 온 듯 마음이 편안하고 서로가 정다운 모습입니다.

한국에 와서 세 번째로 추석을 맞는 조현아씨입니다.

조현아: 해마다 맞이하는 추석인데도 서로가 마음을 털어놓고 또 오늘 장끼자랑 또 공연도 보여주며 맛있는 음식이랑 먹게 해주고 한순간이라도 고향을 그리면서 이 땅이 좋은 것을 다시 한번 느끼게 해준 분들이 감사합니다.

하지만, 남한의 풍성한 추석 명절에 탈북자들은 당장 끼니 걱정을 해야 하는 부모형제들 생각에 마음이 아픕니다.

탈북민: 맛있는 거 고기랑 먹을 때 마다 더 생각나거든요. 자식들 잘 먹이지 못하고 고생시키던 거 생가하면 잘 먹을 때 더 생각이 나요.

행여 방송으로라도 그 마음이 닿을 수 있을지, 딸에게 안부를 전하는 엄마의 마음은 애닯기만 합니다.

탈북민 우리 떠날 때 인차 만날 거 생각하고 내가 위로의 말도 한마디 못하고 떠나왔는데 지금은 어떻게 지내고 있는지, 아이들도 학교에 잘 다니고 있는지, 내가 있을 때 몸이 약하여 아팠는데 지금은 어떻게 지내고 있는지 정말 궁금하구나. 하루속히 통일이 되어 개방이라도 되어서 연락이라도 했으면 좋겠다. 암튼 건강하고 살기 어렵고 힘들어도 굳센 마음으로 살아가길 바란다.

이어진 장기 자랑 시간, 양천구에 사는 탈북자 김영철 씨는 어디 가서도 바위섬처럼 굳건히 살려는 자신의 마음을 담은 노래를 불렀습니다.

김영철: 바위섬은 그 어디 가서도 자신을 잃지 않고 마지막까지 굳건히 서있는 사람의 신념 과도 같습니다. 그래서 저는 이 바위섬 노래를 더욱 더 사랑하고 좋아합니다.

비록 형제들을 떠나 남한에 와서 홀로 추석을 쇠지만, 어디서나 굳게 서서 꼭 성공하리라는 굳은 결심이 담긴 그의 노래는 연회장에 모인 모든 탈북자들의 마음을 대신한 듯 참가자들은 우렁찬 박수소리로 화답했습니다.

이날 행사는 사단법인 “통일을 준비하는 탈북자 협회”에서 북에 두고 온 가족들을 그리는 탈북자들이 즐겁게 명절을 보내도록 마련한 자리입니다.

‘통일을 준비하는 탈북자 협회’는 먼저 남한에 온 탈북자들이 만든 단체로 후배 탈북자들이 정착을 잘할 수 있도록 도와주고 있습니다.

‘통일을 준비하는 탈북자 협회’ 허광일 회장입니다.

허광일: 이 모임은 2005년도부터 양천구청에 거주하는 탈북자들을 위해 마련해준 추석맞이 정례행사입니다. 전국적으로 탈북자들이 가장 밀집 된 지역이지만 이런 재정적 부담을 타파하고 그 어느 지역보다 우리 탈북자들에게 관심을 보여주고 있는 데요. 아마 전국에서 제일 모범적인 구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이런 행사를 마련해주기 때문에 잠시나마 위안을 가지고 자기 집에서 추석을 쇠는 그런 기분을 느끼고 있지요.

이 날 행사는 양천구청 등 지방자치단체 기관과 지

역 치안을 담당하고 있는 경찰서, 그리고 탈북자단체들이 후원을 했습니다. 평양예술단의 김신옥 단장은 탈북자들을 위해 특별히 북한노래들을 준비했다며 먼저 온 탈북자들이 열심히 사는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김신옥: 하루빨리 우리가 열심히 살아서 열심히 살아서 성공을 하면 통일의 문이 열리잖아요. 통일의 문이 열리면 그 땅에 두고 온 부모형제들에게 뭔가 쥐여 줘야 하지 않아요. 그래서 두고 온 부모형제들에게 희망을 줄 수 있는 그런 사람이 되기 위해서 열심히 노력했으면 합니다.

비록 부모형제와 함께 하지 못한 추석 명절이지만, 남한에서 함께 살고 있는 탈북자들은 부모형제처럼 서로 위로하고 즐기며, 통일의 그 날을 기원했습니다.

지금까지 서울에서 RFA 장소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