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연변에서 신변안전상 가명을 사용하고 있는 올해 열아홉 살의 현부흥 군은 지난 99년 부모님과 탈북해서 지금 남한으로 가는 길을 찾고 있습니다. 그는 중국에서 인터넷을 통해 남한에 대해 잘 알 수 있게 됐다고 말합니다. 어제에 이어 오늘 두 번째로 이진서 기자가 현부흥 군의 얘기를 들어봤습니다.
남한으로 가기 위한 구체적인 방법은 생각해놓은 것이 있나.
현부흥: 지금 어떻게 갈수 있는지 방법은 모색하고 있지 않지만, 남한에 가면 어떻게 살아야 할지는 생각하고 있습니다. 제가 중국에서 느꼈듯이 하나님을 깨달고 싶고, 내가 알아야 남을 도울 수도 있기 때문에 공부도 열심히 하고 싶습니다. 나 자신만을 위한 공부가 아닌 하나님과 민족을 위한 공부를 하고 싶습니다.
중국에서는 남한소식이나 세상 돌아가는 소식들을 어떻게 접하고 있습니까.
현: 제일 처음 북한에서 나와서 연길에 나왔을 때 저희 친적집에 갔었는데 한국 위성을 보고 있더라고요. 그때가 99년 이었는데 당시 연변에서도 위성이 귀할 때입니다. 그런데 그 집에서 위성을 보고 있더라고요. 그때 처음 한국이란 나라를 알게 됐고, 텔레비로 다른 세상을 접촉한 거죠. 통신적으로 다른 세상을 접촉하고, 그 후에는 라디오를 많이 듣고, 녹음테이프도 많이 듣고 그랬습니다. 현재는 인터넷을 많이 이용하고 있습니다.
라디오 방송을 들으면서는 어떤 내용들이 가슴에 와 닿던가요.
현: 무엇보다도 언론이 말하는 것이 편했습니다. 듣는 사람의 귀가 ...저희는 어릴 때 부터 체제 방송을 듣고 그랬는데 남한 방송은 그런 것이 없고 너무도 편하고 그랬습니다. 그리고 내용은 별로 생각나는 것이 없네요.
중국에서 인터넷은 주로 어떤 식으로 이용을 하고 있습니까.
현: 컴퓨터를 통해서 뉴스보고 프로그램들을 보고 그럽니다. 주로는 PC방에 가서 홈페이지 찾아보고, 아니면 뉴스를 전문하는 홈페이지 찾아가 보고합니다.
그곳에서 어떻게 인터넷을 접하게 됐는지 그 과정을 좀 소개해 주시겠어요.
현: 저는 처음에 인터넷을 PC방에 가서 접촉을 했습니다. 그때 사실 컴퓨터를 우연한 기회에 아는 분의 집에 갔는데 거기에 컴퓨터가 있더라고요. 그래서 타자 연습을 조금 했는데 그때 너무 강렬한 충격을 받아서 다음날 PC방에 달려갔습니다. 그때가 2000년 이었습니다. 그래서 PC방 가서 아무것도 할 줄 몰랐는데 옆에 분들이 알려줘서 기계 켜고, 거기서 타자 연습도 하면서 인터넷을 접촉하고 그랬죠.
PC방이라는 것은 컴퓨터를 여러 대 마련해 놓고 인터넷을 연결시켜 손님들에게 돈을 받고 이용을 하게 해주는 곳을 말하는 것인데 그곳에서 외부세계의 소식들을 접하면서 기사의 진실여부 등을 볼 수 있는 안목도 생기고 그러던가요.
현: 처음에는 솔직히 뉴스 한 가지만 접해도 그것을 믿게 됐는데 차츰 지나다 보니까 수많은 뉴스를 보면서 말이 조금씩 차이가 난다는 것을 알게 됐습니다. 옆에 있는 분들에게 뉴스가 왜 차이가 나는가 하고 묻기도 했는데 그분들이 인터넷에 올라오는 뉴스들이 전부 진실은 아니니까 뉴스를 너무 믿지는 말라고 그러더라고요. 그런 마음을 갖고 보기 시작하니까 제 자신도 옳고, 그름을 가릴 수 있게 되더라고요.
이메일, 즉 전자우편을 통해서 언어만 같으면 세계 어느 지역의 사람과도 소식을 주고받을 수 있는데 그런 이메일 사용도 하고 그럽니까.
현: 정기적으로 메일을 주고받는 사람은 없습니다. 중국에 있는 조선족 찬구들하고는 안부나 전하고 그러지만... 주고받자고 해도 아는 분들이 원래 없어서 ...
인터넷 이메일 즉, 전자우편을 통해서 미국에 있는 저하고도 알게 됐는데 북한에 있는 분들에게 설명을 한다면 어떻게 이해를 도울 수 있을까요.
현: 참, 솔직히 말해서 빛보다 더 빠른 것 같기도 하고... 컴퓨터와 컴퓨터를 연결해주는 선이 있잖아요. 그 선을 연결해서 컴퓨터 끼리 서로 만날 수 있게 해주는 것이 바로 인터넷이라고 하는데, 저희가 일반적으로 중국에서 북한에 편지를 보낼 때 종이에다 써서 우표 붙여서 보내야 가지만 이것은 여기서 쓰고 그냥 확인만 누르면 미국까지 날아갈 수 있고...아무튼 빛보다도 더 빠를 수가 있죠.
인터넷은 시간과 공간의 제약을 받지 않고 서로 정보를 교환하는 정보.통신 수단인데... 중국에서 탈북자 분들이 인터넷을 이용할 수 있는 PC방 사용에 어려움은 없습니까.
현: 별로 제한이 없습니다. PC방이 하도 많아서... 거짓말 아니게 한 100미터 마다 하나씩 있습니다. 그리고 비용이 쌉니다. 중국 돈으로 2원 정도만 1시간 정도는 하거든요. 그리고 1원짜리도 있습니다. 명절 기간이나 사건 사고가 없으면 이용을 할 수 있습니다. 사건이 나면 PC방들이 문을 닫거든요. 중국정부에서 영업을 못하게 하거든요. 열어도 검사가 심해서 그때는 안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