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핵 근로자 재교육· 재취업 아직 논의할 때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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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싱턴-변창섭 pyonc@rfa.org

북한은 영변 핵단지를 비롯한 북한내 핵근로자들의 재교육과 재취업에 관한 미국측 구상에 대해서도 지금은 논의할 준비가 안돼있다고 답했습니다.

미국의 대표적 핵과학자인 헤커 박사는 지난달 중순 북한의 영변핵단지를 방문해 북한 핵근로자들의 재교육과 재취업 문제를 영변 원자력 소장을 지낸 리홍섭 박사에게 제안했지만 리 박사는 지금은 때가 적합지 않다며 거부반응을 보였다고 자신의 방북 보고서에서 밝혔습니다.

자유아시아방송이 28일 단독 입수한 헤커 박사의 방북 보고서는 북한의 리홍섭 박사가 ‘현시점에서 핵근로자들의 재교육 문제를 논의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는 입장과 함께 이들을 핵이외의 다른 분야로 재취업시키기 보다는 향후 평화적인 핵에너지 분야에서 활용하고 싶다는 의사를 헤커 박사에게 전달했습니다.

헤커 박사는 북한은 앞으로 북한에 경수로가 들어올 것으로 기대하고 있었고, 이에 따라 지금의 북한 핵기술자와 엔지니어들을 경수로 요원으로 훈련시킬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고 진단했습니다. 여기서 더 나가 리홍섭 박사와 북한원자력총국의 관리들은 북한 핵공학자들을 다른 분야에서 훈련시키는 방안에 대해 검토중이라고 밝히고, 특히 리홍섭 박사는 미래를 위한 과학적 기반의 운용방안에 대해서도 알고 싶어했다고 헤커 박사는 전했습니다.

북한의 이같은 입장은 헤커 박사가 북한 방문시 북한측에 평화적 핵폐기 방식인 ‘넌-루가(Nunn-Lugar) 프로그램’에 따라 제시한 북한 핵기술자의 재교육과 재취업 구상에 대한 거부 의사로 받아들여지고 있습니다. ‘넌-루가 프로그램’은 미국이 지난 90년대초 옛소련이 붕괴할 당시 위성국이었던 러시아와 우크라이나가 보유하고 있던 핵무기와 핵물질, 핵기술 등을 각종 지원을 통해 폐기시킨 평화적 핵폐기 방안입니다.

헤커 박사는 북한은 현단계에서 핵근로자들의 재교육과 재취업 문제에 대해 부정적이었고, 향후 영변 핵시설에 대한 완전한 해체가 이뤄진 뒤에야 이 문제에 대한 논의를 시작해볼 수 있다는 입장을 시사했다고 밝혔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