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북자 정착 돕는 것이 바로 통일을 준비하는 길"

서울-전수일 chuns@rfa.org

남한에 입국한 탈북자들이 두 달간 기본정착교육을 받은 뒤 5년간 사회 정착과정에 도움을 받는 곳이 있습니다. 바로 북한이탈주민후원회입니다. 취업에서부터 자녀교육 그리고 각종 가정생활 상담까지, 탈북자들의 홀로서기를 돕는 이 후원회의 이강락 사무총장을 전수일 기자가 만나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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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이탈주민후원회의 이강락 사무총장 - RFA PHOTO/전수일

탈북자들이 남한정착기관인 하나원의 단 8주 동안의 기본교육으로는 체제와 문화와 생활양식이 북한과 판이한 남한사회에서 자립하기란 쉽지 않습니다. 그래서 남한정부는 지난 1999년 북한이탈주민정착지원에 관한 특별법을 만들어 탈북자들이 안정된 생활을 하고 사회적응을 제대로 하기까지 지원하기 위해 북한이탈주민후원회를 만들었습니다. 후원회는 통일부로부터 예산지원을 받아 운영되고 있습니다.

통일부에서 30년을 근무하다가 2005년 10월 후원회 살림을 맡은 이강락 사무총장은 중점적인 사업의 하나로 취임 해부터 전국 각지에서 살고 있는 탈북자들의 하루하루 생활에 실질적 도움을 주기 위해 정착도우미 제도를 도입했다고 설명합니다.

이강락: 새터민 1인당 정착 도우미를 2명씩 연결을 해줘서 그분들이 새터민에 대해 1년 동안 멘토 역할을 하게한다. 사회생활을 하는데 모르는 것이 많은데 이를 집안 가족처럼 자연스럽게 물을 수 있도록. 처음 하나원 나와 가정에 들어가면 전기키고 밥하는 것부터 모든 것이 새롭다. 이런 것을 지도해 준다.

또 후원회가 신경을 많이 쓰고 있는 부문은 탈북자들의 건강이라고 합니다. 하나원을 나온 대부분의 탈북자들은 심신이 상한 사람들이 많다고 이 총장은 설명합니다.

이강락: 북에서도 건강상태가 상당히 안 좋았고 제3국을 거쳐 여기에 오는 동안 은둔생활을 하다 보니 몸과 마음 모두가 상당히 피폐돼있다. 특히 위계통, 그리고 세계 각국에서 이제는 없어진 결핵도 많고 간도 안 좋은 상태다. 보통 평균적으로 반 이상이 두 가지 이상의 질병이 복합돼 있다. [정신질환 큰 문제라던데] 이 분들이 오는 과정에 보지 않아야 할 것들을 체험한 것이 많다. 가족이 죽는 것 목격했다든가, 이른바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를 겪는데, 모든 탈북자들이 소설책 한 두권 정도 쓸 만한 크고 작은 그 같은 체험을 했고, 그것이 잠재돼 있다. 다만 일상생활에 보이지 않을 뿐이다.

하지만 많은 탈북자들은 병원가기를 꺼려한다고 합니다. 의료보험이 있지만 병원에 오가는 교통비나 그 밖의 작은 비용도 절약해보겠다는 생각에 아파도 병원가는 것을 미루고 또 급한 마음에 취업부터 하고 보니까 체력이 달리고 병은 더 심해져 치료하기 어려운 경우도 많이 생긴다고 합니다.

이강락: 새터민들에게 가장 부탁하고 싶은 것은 건강을, 심신을 먼저 챙겨놓고 -그것이 우선입니다- 그 다음 자기 능력 키우고 정상적인 취업을 해서 이 사회에 안정적으로 서둘지 않고 차분히 가는 것이 중요합니다.

탈북자들의 취업을 위한 직업훈련과 일자리 알선 역시 후원회 중요 업무 중의 하나입니다. 하지만 구직과정과 근무생활에서 사업주로부터 차별을 받는다는 탈북자들과 남한 직장 문화에 제대로 적응을 하지 못하고 이직률이 높은 탈북자들에 대해 불만인 업체들의 입장을 좁히는 문제가 만만치 않습니다.

이강락: 북한에서는 국가에서 직장을 배정해주면 거기서 근무를 하지만, 우리는 각 개인, 기업이 사용을 하기 때문에 또 이익이 안 되면 언제든지 퇴출시키기 때문에 그런 부분에 대한 이해가 필요하다. 또 하나는 기업주는 회사에 이익이 되는 사람을 쓴다. 그래서 초기단계에는 다양하게 시험을 한다. 어려운 일도 줘보면서 정말 이 사람이 우리 회사에 도움이 될 것인가? 그런데 북에서 온 사람들은 성급한 면이 있어 그걸 견디지 못하고 자주 옮기는 경향이 있다.

하지만 이 총장은 탈북자들이 자주 직장을 바꾸는 것 역시 보다 좋은 여건에 많은 임금을 주는 일자리를 찾아가는 과정이기 때문에 기업들도 그 점을 이해해야 한다고 말합니다. 이 같은 서로의 인식차이를 좁히기 위해 하나원이나 지방자치단체에서는 교육과 취업박람회 등을 통해 탈북자들에게 한국의 기업문화를 알리고 있고 또 북한이탈주민후원회에서는 인터넷 홈페이지를 통해 탈북자와 업체 양쪽의 이해를 높이기 위한 도움자료를 더 많이 올릴 계획이라고 합니다.

또 후원회는 탈북자들의 자녀 교육문제와 가족 갈등문제에 대한 상담과 지원을 하고 있습니다. 학업결손이 많아 학업연령을 넘긴 탈북청소년들을 위해 후원회 지원단체들이 대안학교를 운영하고 있고 정규학교를 다니는 청소년들에 대해서는 방과 후 학습지도를 하고 있는 단체들도 있습니다.

또 적지 않은 탈북자 가족들이 남한 사회에서 가정문제를 겪고 있는데 이 문제의 대부분은 탈북 후 중국 사람과 결혼해 아이를 낳은 여성들이 중국의 강제북송을 피하기 위해 남편 없이 한국행을 택한 경우라고 합니다.

이강락: 여기 온 독신여성들의 애들의 80퍼센트는 5,6세 된다. 중국에서 사실상 5,6년 살았다는 얘긴데, 중국정부가 체류만 인정해 줘도 가족들이 헤어지는 문제나 행복등 인권적 차원에서 상당히 발전할 수 있을 것이다. 강제북송하지 말란 얘기다. 이산가족이 안 되도록 만든다는 얘기다.

이강락 사무총장은 결국 탈북자들이 한국사회에서 성공적으로 정착하는 것은, 물론 자신의 노력이 중요하지만 체제와 문화가 다른 남한사회에 정착 하는 데는 시일이 필요하다고 말합니다. 그리고 탈북자들이 적응하는 과정은 그 자체가 통일 후 남북한 주민이 어우러져 살게 될 때 겪게 될 과정이라면서 미리 통일을 연습한다는 마음으로 탈북자들을 이해하고 도와야 할 것이라고 강조합니다.